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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nergist Dec 14. 2018

차알못의 중고차 사기 대장정

캠퍼밴 만들기 첫 단계, 내 차 만나기!

 캠퍼밴 여행을 꿈꾸며 시작한 중고차 구하기! 

언뜻 보면 그냥 주차된 차들 같지만, 팔고 있는 중임. 창문에 디테일을 깨알같이 써 놓고 연락을 기다린다. 


출국 몇 개월 전 유튜브에서 렌트비를 절약하는 방법으로 캠퍼밴(캠핑카) 영상을 발견한 뒤, 내 관심은 계속 그쪽이었다(드라마 대사 같네). 유튜브는 지속적으로 campervan conversion에 대한 비디오를 관심 동영상에 띄워줬고, 미주와 유럽 대륙 그리고 호주나 뉴질랜드 쪽에서 엄청나게 많은 여행자들이 캠퍼밴/모터홈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렌트비 굳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내가 캠퍼밴 여행에서 가장 주목한 것은 자유로움이다. 오늘은 파도가 철썩이는 바닷가에서 눈을 뜨고 내일은 숲 속에서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눈을 뜨는 것. (물론 현실에서는 모기에 밤새 시달리고 불법주차 딱지를 끊을 수도 있지만) 마침 인스타그램에서 우리나라를 캠퍼밴으로 여행하는 커플을 발견하고 팔로잉하면서 뉴질랜드 전역을 캠퍼밴으로 여행해야겠다는 목표가 점점 커져갔다.
 
하지만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캠핑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아주 어렸을 때 아빠 친구 가족들과 계곡에 놀러 가서 텐트를 치고 잔 적은 있어도, 요즘 유행이라는 카라반 여행 글램핑 등등에 관심이 1도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안정적이고 청결한 숙소가 많은데 굳이 캠핑장에서 불편하게?라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근데 이제 와서 덜컥 ‘뉴질랜드에서는 자연을 맘껏 느끼고 싶다’ 라며 캠핑을 무작정 시작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인 것 같았다. 그리고 또 하나, 반대차선 운전도 마음에 걸렸다. 면허를 딴 지 십 년이 다 되어 가지만, 소유했던 차량이 없기 때문에 가끔 렌터카나 엄마 차를 운전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제는 숙련되었지만 과연 뉴질랜드에서 반대차선으로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을 것인가. 게다가 나는 자동차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다. 엔진룸은 여기 오기 전까지 한 번도 내 손으로 열어본 적이 없어 여는 방법을 검색해야 할 정도였기에 중고차를 일단 사는 것부터가 하나하나 다 문제였다. 그런데 중고차를 사서, 캠퍼밴으로 개조하고, 1년 동안 여행을 하며 밤과 겨울을 안전하게 지내겠다? 과연 이게 나에게 맞는 그릇인가 싶어서 밥 먹는 시간 말고는 계속 캠퍼밴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운전연수, 뉴질랜드의 방식에 익숙해지자 

한참 중고차 구하러 돌아다니면서 걷고 걸었던 길.. 버스타고 다니는 것도 정말 지겨움


오클랜드에 오자마자 중고차를 슬슬 보기 시작했지만, 헬프엑스를 하게 되면서 어찌어찌 미뤄졌다. 그런데 여기도 약간 행운이 따랐다. 호스트의 집에서 전에 일하던 헬퍼가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버리고 간 차 덕분에 나는 그 차로 운전연수와 wof 받는 법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배울 수 있었다. 만약 이런 기회가 없었다면 나는 계속 겁만 먹고 있었겠지. 하지만 인터넷으로도 배울 수 있는 루트는 있다. AA라는 업체는 보험으로도 유명하지만 여행자들을 위한 플랜이나 자동차 전반 지식에 대한 정보를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운전연수 동영상(https://www.aa.co.nz/drivers/learn-to-drive-videos/)을 찾게 됐고, 실제로 차를 끌고 나가기 전까지 몇 개의 동영상을 보며 다른 점을 발견하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중고차를 알아보는 경로 

운전연수도 마쳤으니 중고차를 이리저리 알아봐야 할 때였다. 나는 오클랜드에서 구입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여길 기준으로 말하자면, 트레이드미와 코리아포스트(한인 사이트), 페이스북 백팩커 페이지, 백팩커보드 홈페이지, 그리고 카페어에서 중고차를 알아볼 수 있고,  카운트다운 같은 대형매장에 사람들이 붙여놓은 쪽지로도 연락할 수 있다.


토요일에 열리는 앨튼 카페어(http://www.aucklandcitycarfair.co.nz/index.html), 일요일에 열리는 그린레인 카페어(http://www.carfair.co.nz)에 가봤는데 사실 카페어는 메카닉이거나 차에 대한 지식이 조금 있어야만 수월하게 구입할 수 있는 루트인 것 같다. 나는 뉴질랜드에 도착한 지 일주일 만에 카페어를 돌아서 그냥 차종이나 가격대, 그리고 전반적인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에만 그칠 수밖에 없었고, 너무 늦게 도착해서 좋은 매물들은 다 팔리고 없는 상태였다. 물론 여러 매물을 직접 보고 바로 시승해보고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카페어는 엄청나게 좋은 기회이고 덕분에 개조된 캠퍼밴들을 다양하게 보면서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었다. 


페이스북 백팩커 페이지(https://www.facebook.com/groups/BuyAndSellBackpackerCarsNZ/)는 거의 다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팔고 있었고 연식이나 마일리지에 비해 가격대도 굉장히 높은 편이다. 완전 개조되고 캠핑용품이 다 갖춰진 캠퍼밴을 찾는다면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사는 것이 유리한 것 같다. 백팩커보드(http://www.backpackerboard.co.nz/noticeboard/) 홈페이지에는 지역별로 나눠져 있어서 찾기는 쉽지만, 역시나 완벽히 개조된, 가격대가 약간 높은 편인 캠퍼밴들이 주로 올라온다. 


그래서 내가 주로 찾아본 사이트는 결국 코리아포스트(http://www.nzkoreapost.com/bbs/board.php?bo_table=market_car)와 트레이드미(https://www.trademe.co.nz)다. 둘 다 딜러/개인 거래가 잘 나뉘어 있고, 컨택하고 뷰잉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코리아포스트야 뭐 한글이니 말할 것도 없고. 트레이드미는 처음에 약간 헷갈렸는데, 옥션(bidding) 형식을 갖춘 매물이 있고 당장 살 수 있는(buy now) 매물들이 있어서 이것저것 고려할 것이 많다. 나는 옥션 형식의 차들은 너무 장난하는 느낌을 받아서 asking price나, on near offer(ono)라고 적힌 매물들에 컨택했다. 




 중고차 살 때 알아야 할 것들! 

판매자와 약속을 잡았다면 이제 실물로 보고 점검해야 할 것들이 많다. 뉴질랜드는 wof와 reg라는 개념이 있다. wof는 Warrant Of Fitness의 줄임말인데, 2000년식 이전 차량은 6개월에 한 번, 이후 차량들은 1년에 한 번씩 정비소에서 전체 점검을 받아야 차량 운행을 할 수 있다. 또한 reg는 Registration&License, 자동차 등록세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그래서 wof를 최근에 받았다면 정기점검을 패스한 것이니 믿고 살 수 있고, reg도 많이 남아 있을수록 내가 낼 세금이 줄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많이들 따진다. wof를 받을 때는 정비소에서 큰돈을 들여야 할 수도 있지만, reg는 세금의 개념이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돈으로 연장할 수 있다. 둘 다 없을 경우에는 약 300달러 정도 추가로 들여야 한다는 글을 어디선가 봤고, 그래서 기간이 충분히 남은 매물들을 알아봤다.
 
유튜브와 구글 검색을 통해 중고차를 볼 때 무엇을 우선적으로 체크해야 하는지를 공부했다. 기본적으로 wof를 받기 위한 조건들을 체크하고, 외관과 내부 그리고 엔진룸으로 나누어서 차례차례 오더를 만들어 나갔다. 


- 기본정보 정리(가격, 배기량, 현재 마일리지(odometer), wof/reg 만료 날짜, aux 라인 여부 등 특이점)
 - 외관 스크래치 체크 > 타이어 마모상태 및 브레이크패드 체크
 - 엔진룸 열어서 캠벨트(타이밍벨트) 교체시기 확인, 엔진/트랜스미션/브레이크오일 교체시기 확인, 냉각수, 워셔액, 배터리 체크
 - 내부 청결 및 시트/벨트 상태 체크 
 - 시동 걸기 전에 브레이크 몇 번 밟아서 압력 확인, 사이드브레이크 압력 확인 
 - 시동 걸고 라이트/지시등/와이퍼/핸드브레이크/미러 확인
 - 테스트 드라이빙하는 중에 에어컨 틀어보며 엔진 사운드 체크
 - 속도 내다가 브레이크 확 밟아서 잘 되는지 확인, 핸들 양쪽 끝까지 돌려보면서 파워 스티어링 확인
 - 마음에 들면 흠집을 찾아내 가격 네고 > 이후에 연락 주겠다고 한 후 카잼에서 걸린 것들 없나 확인


카잼(https://www.carjam.co.nz) 홈페이지에서는 번호판 넘버만 넣으면 기본 정보와 도난 여부를 알려주고, 10불 정도를 더 지불하면 오너 히스토리, 저당 잡혀있는지, 오도미터 변화 그래프를 알려준다. 그런데 만약 정말로 나는 혼자 하기가 어렵다, 하는 경우 자본주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AA에서는 인스펙션 서비스를 $169부터, VTNZ에서도 $129부터 진행해준다. 코리아포스트에서도 한국인 인스펙션 서비스가 있고, 지나가다가 받은 무심결에 받은 전단지도 개인 거래 인스펙션이었는데 대부분 100~150불 안쪽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내가 지불할 차 값 대비 인스펙션 비용이 너무 비싼 것 같아서, 일단 내가 최대한 할 수 있는 것까지는 해결하려고 했다. 차를 보러 다니던 도중 우연히 차주 앞 집에 사시는 한국인 교민분을 만났는데, 구매 결정하기 전에 가깝고 믿을만한 한인 정비소에 맡겨서 상태를 체크해보라는 조언을 들었고, 그 정비소에 전화해보니 약 40불 정도에 체크가 가능하다고 하셨다. (정비소마다 가격이 다르다. 다른 한인 정비소에서는 시간당 80불을 불렀고, 한 차주가 자주 간다던 정비소에서는 120불을 불렀다) 딜러와 거래하면 몇 주에서 몇 달까지 워런티를 받고, 그 사이에 이상이 생긴 경우 환불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나는 일단 사고 나면 오클랜드를 떠날 예정이라서 그전에 확실하게 해 두고 싶었다. 
 
 <참고한 영상/사이트>
 https://youtu.be/4RqNYxLfEmY  유튜버 류석의 자동차 일상점검, 차알못 필수영상!
 https://youtu.be/9N4RpohW-hU  크리스픽스, 중고차 구입하기 
 https://youtu.be/drbhNLvYxGQ  크리스픽스, 중고차 테스트드라이빙
 https://www.backpackerguide.nz/buying-car-new-zealand-step-1-car-inspection/  백팩커 가이드 - 중고차 구입하기 
 


 직접 차를 보고 확인하자 

내가 찾는 차량의 조건은 간단했다. 캠퍼밴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뒤쪽 길이가 되는 스테이션왜건급의 차량이면서 가격대가 저렴한 것. 처음에는 사실 1500불 정도의 가격에 차량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가격대는 거의 다 90년대식이면서 20만 킬로 이상 뛴 차량인데, 뉴질랜드에는 이런 차량들이 널리고 널린 데다가 여기 사람들은 외관 지저분한 건 별로 따지지도 않는다. 사실 자동차는 50만 킬로까지는 달릴 수 있게 처음부터 설계되어 있다지만 30만 킬로 이상은 내가 불안해서, 20만까지만 보려고 했다. 예산을 적게 잡으니 볼 수 있는 매물들에 한계가 있었고, 매물들의 상태가 크게 마음에 들지 않아 수리비가 더 들어갈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해 중간에 예산을 높여서 찾았다. 
 
인터넷으로 광고를 지켜보고 연락한 차량만 거의 30개가 넘는 것 같고, 그중 15개 정도의 매물은 실제로 만나서 차량 상태를 확인했다. 뷰잉 예약은 했으나 누군가 먼저 사간 경우도 있었고, 뷰잉 예약을 해놓고 비딩에 자신이 없어서 그냥 포기한 매물도 있었다. 사실 비딩에 자신이 없다기보다 다음날까지 계속 뷰잉 예약이 되어있는 마당에 덥석 돈을 걸면 안 될 것 같았는데, 결국 낙찰가를 보니까 크게 높지 않아서 그저 그런 매물이었을 거야 라고 나 자신을 위로했다. 여러 차량을 보러 돌아다니다 보니, 딜러에게 트레이드인 된 매물(새 차를 사면서 이전에 타던 차를 넘긴 것)인 경우 가격이 저렴하긴 하지만 그들도 팔기 전에 대부분 검사를 하지 않아서 오히려 개인 거래보다 믿기 어려운 적이 많았다. 저렴한 만큼 엔진룸을 열어보면 자동차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너무 지저분하고 상태가 안 좋았고, 딜러들도 네가 메카닉이 아니니 웬만하면 추천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 대신 다른 아이들을 보여주는데, 안타깝게도 뒷좌석이 좁은 해치백이거나 상태에 비해 가격이 높은 차량들이 많았다. 다양한 국적의 딜러들을 만나게 됐는데, 파키스탄 쪽 딜러들은 ‘네가 원하면 뒷좌석도 빼주고 검사도 다 해주겠다’는 식으로 팔려고 했고, 라틴계 딜러는 약속시간에서 1시간 반이나 늦게 나타나서는 제대로 통성명도 하지 않은 채 메카닉 인스펙션 다 됐으니 값 지불하고 바로 타기만 하면 된다고 이야기하더라. 중국인 딜러는 마침 자리에 없어서 대신 경리가 차를 보여줬는데 얘는 아는 게 별로 없고.. 이런 류의 딜러들은 별로 팔겠다는 마음이 없는지 내가 테스트 드라이빙한다고 해도 신분증을 요구하거나 같이 동석하는 일이 없다. 그저 알아서 동네 한 바퀴 돌아오겠거니 하는 듯한 느낌? 여자 혼자 와서 못 미더운 것도 물론 있겠지만, 너무 사람을 얕본다는 생각이 들어서 매물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딜러 상태가 좋지 않아 머릿속에서 지운 매물들도 있다. 
 
반대로 개인 거래였던 경우, 판매자들로부터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한국인이 몰던 개인 차량은 설명도 매물도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나도 아직 뷰잉 약속이 남아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차주도 한국으로 돌아갈 때가 다 되었기에 서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 다른 사람에게 팔려버렸다. 캠퍼밴으로 개조된 차량을 팔던 캐나다인은 네고된 가격까지 제안했는데, 열심히 설명하고 보여준 것에 비해서는 차량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 이후에 이 차주는 본국으로 돌아갈 날짜가 다가오자, 나에게 더 싼 값을 제시했고 한인 정비소 인스펙션까지 갔지만 너무 상태가 안 좋아서 수리비가 차 값만큼 나온다길래 포기했다. 마음에 드는 매물 두 개는 모두가 조심하라던 인도인/중국인이었는데, 상태도 굉장히 좋았고 자기 가족들을 계속 태우던 차라 깨끗하다고 안심시키던 중국인의 차는 3주 전 오너가 급하게 바뀐 딜러의 차로 밝혀졌고 다음날 트랜스미션이 망가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인도인의 차는 한인 정비소에 같이 체크하러 갔고(겉보기와 달리 상태는 좋지 않아 돈을 좀 들여야 했다) 인스펙션 비용까지 반반 부담해 주길래 고마워서 그럼 내일 네가 주로 가는 정비소에서도 한번 체크해 보자고 제안했지만, 이미 큰돈이 드는 걸 알고 있는 내 입장에서 당연히 가격을 깎을 거라는 걸 눈치채곤 늦은 밤중에 친구에게 팔렸다고 메시지를 보내서 캔슬했다. 다른 인도인이 팔던 차량은 5인승 차량이라 생각보다 너무 작기도 했고, 자기가 메카닉이라고 너무 당당하게 ‘다 되어있으니 타기만 하면 돼’라는 말이 별로 믿음직스럽지 못해서 며칠 후 500달러나 깎아주려고 했는데도 뭔가 마음이 가질 않았다. 단기로 들어간 플랫에서 만난 한국인 커플이 마침 다음 주에 귀국 예정이라 캠핑용품까지 다 포함된 차를 보여줬는데 아쉽게도 유럽 차라 이후 수리비를 감당 못할 것 같아 마음을 접었고, 우연히 플랫 근처 카운트다운에 장을 보러 갔다가 발견한 노티스를 보고 연락해서 본 차량도 있었는데, 왜건인 줄 알았으나 세단이라 패스. 유일하게 만난 키위 판매자의 차는 상태도 좋고 저렴한 아이였지만 저녁에 연락 주겠다고 이야기하고 고민하는 사이 다른 사람에게 팔려버렸다. 다사다난한 과정들 속에서 몇 대는 한인 정비소에 마지막으로 가서 확인하기만 하면 네고 좀 더 해서 수월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으나..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래도 정비소 아저씨들한테 조언 들은 것들이 너무 많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흑흑
 


 드디어 만난 내 생애 첫 차! 

쓸고 닦아서 내 걸로 만들어야 하는 성격이라 차 사자마자 웨어하우스 달려가 청소도구부터 구입.


그렇게 상태가 좋지 않은 차들을 거르고 마음에 드는 아이들을 떠나보내고 하다 보니 마음이 조급해졌지만, 1년 탈 차인데 중간에 퍼지면 수리비가 더 나오겠다는 생각으로 여유롭게 고민하기로 했다. 그날 저녁, 추가로 트레이드미를 뒤졌는데 마침 마음에 드는 아이가 있었다. 닛산 리버티 7인승, 2002년식인데 연식에 비해 상태도 깨끗하고 마일리지도 18만 킬로로 적은 편이었으며, 체인 드리븐 형식이라 큰돈 들여 캠벨트 갈 걱정도 없었다. 트레이드인 된 차인데도 1주일 워런티를 주고, full mechanical check와 함께 wof와 reg도 연장해주겠다고 했다. 이거 트레이드인이고 가격도 저렴한 편인데 왜 그렇게까지 해주냐고 물었더니 자기들은 원래 그렇게 한다고... AA 검증받은 키위 소유 회사라고 했는데 인도인 딜러가 나와서 100% 믿음직스럽지는 않았지만, 내외관 다 체크하고 테스트 드라이빙해보니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네고를 걸었다. 처음에는 완강했는데 그럼 저녁까지 고민해보고 결정하겠다고 보증금만 건다고 했더니, 한참 고민하던 딜러가 그럼 오늘 완납하면 100불까지 깎아줄 수 있다고 했다. 이 참에 50불 더 깎으려고 하자 50불만큼 연료를 넣어주겠다고.. 내일도 계속 뷰잉 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다길래 팔릴까 봐 불안하기도 했고, 이제껏 15개 본 차들과 이리저리 비교해보니 안 살 이유가 없었다. 바로 입금하고 계약서 작성. 다음 날 메카닉에게 wof 받고 서류 정리까지 다 해서 3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조금 일찍 가서 딜러와 메카닉을 함께 만났다. 오전에 받은 wof는 아무 이상 없이 진행됐다고 했는데, 내가 사후관리와 현재 상태에 대해 이것저것 묻자 메카닉이 직접 테스트 드라이빙을 해 줬고, 덕분에 발견된 트랜스미션 오일 쪽의 문제도 같이 해결해 주기로 했다. 근데 문제는 금요일에 일찍 퇴근하는 메카닉들... 덕분에 나는 금토일을 기다려서 월요일 아침에야 차를 픽업했다는 조금은 슬픈 스토리. 하지만 드디어 내 차가 생겼다! 


버스 이제 안녕


생각해보니 그 전날까지는 차 보러 다니는 게 너무 힘들고 불안했다. 차로 20분 가면 될 거리를 시티까지 가서 환승하고 어쩌느라 편도로 1시간은 기본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고, 오클랜드 전역을 누비느라 홉카드에서 돈은 줄줄이 빠져나갔다. 장장 9일을 계속 그렇게 하다 보니 점점 지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유달리 그날 아침에는 기분이 괜찮았다. 일찍 일어나 버스를 타고 따스한 햇빛을 맞으면서 ‘그래 이 넓은 땅에 내가 탈 차 하나 없을까’ 하면서 나를 다독이게 됐다. 웬만하면 메시지로 주고받던 이야기들도 이 업체에는 바로 전화 걸어서 확인하고 약속을 잡았고, 여기서도 약속한 시간에 내가 도착하는지 주소는 어딘지 다시 한번 체크하러 전화를 줬다. 예기치 못한, 혹은 평소와 다르게 벌어지는 일들은 때로 이렇게 좋은 결과로 다가오기도 한다. 



 차를 구입하고 난 후 

크으 인수받았다!


월요일에 차를 인수받으며 명의이전까지 완료. 뉴질랜드 면허증으로 바꿔놨으면 그 자리에서 온라인으로 가능한데, 나는 국제면허증이라 딜러랑 같이 근처 vtnz에 가서 폼 작성하고 (명의 이전비 $9도 얘네가 내줌) 넘겨받았다!



뉴질랜드에서 자동차 보험은 필수가 아니다. 하지만 나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Third-party(3자 보험, 상대방 차만 보장)에 화재, 도난만 보장되는 저렴한 가격의 보험을 들기로 했다. 다양한 보험사(AA/AMI/STATES/각 은행)가 있고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Get a quote]라고 견적을 내 볼 수 있는데, AA를 제외한 나머지 홈페이지에서는 정보가 더 필요하다며 견적을 안 내줬다. 혹시나 해당 은행 계좌를 가진 사람이면 저렴하게 해주나 싶어서 ANZ도 검색해봤지만 온라인으로는 풀커버만 조회가 가능했다. 이메일로 견적을 요청했는데, 기본 3자 보험은 AA에 비해 ANZ가 거의 반값인 반면 화재/도난을 추가하면 5-6불 정도밖에 저렴해지지 않는 걸 보고, 그렇다면 보험은 보험사에- 라는 생각이 들어 AA에서 가입했다. 어차피 금액은 가입하는 사람마다, 차종마다, 조건마다 달라지므로 다른 사람과의 가격비교는 쉽지 않다. 사실 더 알아보면 싼 회사가 있었을 수도 있으나 중고차 알아보는 10일간 너무 힘들어서.. 이것까지 더 이상 정신 사납고 싶지 않았다.. 


험난한 중고차 구입의 길... 덕분에 나는 이제껏 생전 모르고 살던 자동차에 대해 관심 가지고 직접 내가 어느 정도는 체크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꼭 워홀이 아니어도 낯선 곳에서 살면서 이런저런 것들을 혼자(물론 여기저기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해결해 나가는 것은, 자존감 향상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나는 새로운 무언가에 관심이 생기면 1부터 10까지 알아나가는 것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사람이기도 하고! 하지만 앞으로 할 일이 더 남아있다. 캠퍼밴으로의 개조! 



* 이 글은 18년 2월 블로그에 먼저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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