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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현 Aug 07. 2021

좋은 관계를 쌓기 위한 UX는 어때야 할까

관계 기반의 Engagement UX 사례들

얼마  회사 동료와 함께 진행하던 프로젝트 얘기를 나누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관계성이라는 화두가 나왔다. 서로 다른 사용자 군의 중간에 서서 접점을 만들어주는 것이 플랫폼 비즈니스의 본질인 만큼 관계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Engagement 설계하는 제품이 좋은 제품이라는 것이 그 대화의 결론이었다.


그 얘기를 듣는 당시에는 사실 너무 당연한 말이라 그다지 내 기억에 남지 않았는데 그 후로 다른 제품을 볼 때마다 그 얘기가 문뜩 떠오르곤 했다. 이유는 1) 어떤 기준을 정하지 않고 매번 업데이트되는 최신의 제품만을 성급하게 분석하는 태도를 잠시 뒤로 하고 추상적이지만 ‘관계’라는 필터를 통해 제품을 다시 볼 수 있었고 2) 여러 제품들 안에서 좋은 관계를 쌓을 수 있도록 비슷하면서도 다른 UX 장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흔히 알고 있는 제품들 안에서 몇 가지 사례를 통해 간략하게나마 좋은 관계를 맺어주고 쌓게끔 도와주는 UX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에어비앤비

(관계: 게스트-호스트)


- 호스트 프로필 진입 시

아직 서로 관계 맺지 않은 상황에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는 소개일 것이다. 에어비앤비로 예를 들면 호스트 프로필 화면이다. 상단에는 타이틀, 프로필 이미지와 함께 슈퍼 호스트, 후기 수, 본인 인증 여부 단 3가지 정보를 간략하게 보여준다(슈퍼 호스트가 아니라면 노출되지 않는다). 초면인 게스트가 호스트와의 신뢰를 가늠해보고 더 관계 맺을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부족함이 없다. 무조건 많은 정보가 아니라 어떤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관계에 효과적일지 고민해보게 되는 부분이다.

소개 섹션 아래에는 인증 완료 항목이 있는데 항목 메뉴를 드러내는 아이콘을 사용하지 않고 체크 아이콘만으로 표현함으로써 인증 상태를 쉽게 인지하도록 했다. 이러한 방식은 호스트의 코로나 대응 안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적어도 신뢰를 드러내는 정보를 표현함에 있어서는 화려한 UI로 과장하려는 욕망을 낮추고 게스트의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서만 집중했다는 것이 보인다.


- 숙소 예약에서 이탈 후 서비스 재진입시

결제 직전 숙소 예약 화면까지 진입했다가 이탈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마음에 들지만 그 당시 선택을 보류하고 싶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 서비스를 다시 들어왔을 때는 어떨까. 비록 예약을 하지 않았더라도 다시 한번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 에어비앤비는 숙소 예약 화면에서 이탈한 후 서비스를 다시 진입하게 되면 첫 화면 하단에서 다시 한번 해당 숙소의 예약을 권유한다. “숙소가 여전히 마음에 드시나요? 예약 완료하기”로. 게스트와 호스트의 관계가 끊어질 뻔한 순간을 포착해서 사려 깊게 이어준다.



스포티파이

(관계: 리스너-아티스트)


- 아티스트 페이지 내에서 좋아요 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아티스트 화면은 다른 영역만큼 몹시 중요한데 아티스트 화면 내에서도 끊임없는 탐색과 발견이 이뤄지며 유저를 서비스에 머무르게 하기 때문이다. 다른 서비스들과 마찬가지로 스포티파이에서도 아티스트 화면 내에서 리스너가 특정 노래에 좋아요 액션을 할 수 있다. 이때 좋아한 노래들은 아티스트 화면 최상단에 “좋아하는 노래들"이라는 섹션이 생긴다. 이게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는가? 또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 뮤직을 보자. 애플 뮤직에서는 특정 노래에 좋아요 액션을 하게 되면 '좋아요 표시됨'이라는 모달이 뜬다. 모달이 사라져도 아티스트 화면 내에선 변화가 없다. 반면에 스포티파이는 "좋아하는 노래들"을 섹션을 제공함으로써 유저가 굳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지 않아도 아티스트의 좋아하는 노래들만 따로 모아 들을 수 있다. 적어도 관계 기반의 Engagement 측면에서는 스포티파이가 팬으로서 아티스트를 더 좋아할 수 있게끔 만든 것 같다.


비슷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건 물론 고맙지만…


링크드인

(관계: 커리어 파트너)


- 본인 프로필 진입 시

이제까지는 유저가 상대를 탐색하고 발견하는 입장이었다면 반대로 모르는 유저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경우는 어떨까. 늘 제품은 사용자들이 직접 기입한 풍성한 데이터를 원한다. 하지만 한 번에 모든 소개를 다 적기란 너무 지치는 일. 링크드인은 완벽한 프로필 작성을 위해 "프로필 완성도"를 유저 본인의 프로필 화면에서 보여준다. 5단계(Begginer, Intermediate, Advanced, Expert, All-Star) 중 현재 유저의 단계를 보여주며 하단에 Progress Tracker를 제공한다. 링크드인의 Progress Tracker는 hover 액션 시마다 해당 단계에서 커리어 파트너와의 이점을 알려주고 하단에는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유저가 해야 할 액션과 이 액션의 가치를 알려주며 우측 CTA를 통해 액션을 유도한다. 제품이 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면서 직관적인 관계 기반의 Engagement UX 아닐까.




그 외에도 관계가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SNS나 데이팅 앱에서 다양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스토리 내에서 이모지를 활용한 “빠른 공감”, 피드 댓글창 상단에 이모지를 미리 제공하는 등 더 쉽게 리액션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스토리 내에서 투표, Q&A 등 부가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 모든 게 다양한 소통 방식을 통해 서로 관계 맺기 위함이다. 틴더의 경우는 영리하면서 얄미운 편인데 타인에게 강하게 연결되고자 하는 욕망의 타입을 모두 구분하고 비지니스화하여 서비스 동선에서 유저가 아쉬울 순간마다 결제 액션을 유도한다. 이렇듯 관계 기반의 Engagement UX는 그 제품이 가진 고유의 방향성에 따라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오프라인으로 관계 맺는 게 참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디지털 제품 안에서 관계를 그려내는 일은 시대의 새로운 임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번 기회에 자신이 다루거나 꿈꾸는 제품 안에서 유저들이 어떻게 관계 맺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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