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홍보를 하던 사람이고 지금도 홍보담당자다. 그러나 미디어 환경은 변하고 있고 나의 직무도 넓혀갈 필요가 있었기에, PR과 콘텐츠마케팅을 같이 하는 팀의 리더로 합류했고,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한지 어연 2년이 다 됐다.
학부 때부터 딱딱한 기사형 글쓰기에 익숙해져있는 나에게 글과 영상을 넘나드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아무런 정답이 없는 유튜브라는 뉴미디어의 최전선에서, 메트로놈처럼 똑딱똑딱 사람을 피말리는 조회수를 두 눈으로 똑똑히 감내해가며, 내 얼굴이 떡하니 나오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너무 어렵고 힘들었다. 아니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맨날 백만 유튜버만 보니 나도 쉬울줄 알았지. 게다가 우리는 항공 호텔 영상을 만드는데 얼마나 흥미로워?(응 너의 착각)
우리 사무실 내 작은 스튜디오
결과가 내맘처럼 안나오니까 더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재밌는 것=새로운 것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더 새롭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점점 카메라 앞에서 스스로를 꾸며가는 내 모습을 보며 '프로패셔널해지고 있다'고 자위하면서도 금새 좌절했다. "이렇게 얼마나 더 해야해?"
당장 다음주 출장을 앞두고 고민하는 나에게 보스가 말했다.
"매번 새로움을 찾다보면 오래 할 수 없어. 자극적인건 핫하지만 지속적이기 힘들지. 내가 원하는건 우리가 이 콘텐츠를 10년이고 20년이고 만드는거야. 그냥 이 자리에서 계속 끈기있게 꾸준히 지겹도록 만드는거야. 그러면 새로운 존재가 되는거야. 그게 진짜 새로운거지"
그리고 덧붙인 한마디
"하지만 난 XX의 영상이 한번도 새롭지 않았던 적이 없었어. 항상 재밌었어. 지금 그대로도 좋아"
본질로 돌아가야겠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에게 최고의 인풋은 재미인데, 내가 너무 마케터로 살았다. 나는 크리에이터니까 조금은 더 이기적이어도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