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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피디 Feb 10. 2017

스타트업들 덕분에 내 생활은 엄청나게 업그레이드 됐다

예전엔 어떻게 살았는지 상상할 수가 없다

아침에 일어나서 '톤28(toun28)'에서 만든 1:1 맞춤형 화장품을 바른다. 딱 한 단계만 바르는 화장품이지만 좋은 성분만 넣어 오늘 같은 칼바람에도 문제없다. 그리고 '배민프레시'에서 주문한 올가니카의 클렌즈주스를 마신다. 원래는 '인테이크(INTAKE)푸즈'의 밀스를 마셨는데 요즘 해독을 시작했다.


지하철에 타서 친구에게 어제저녁 밥값을 '토스(toss)'로 보냈다.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되니 너무 편하다. 앱에 들어간 김에 계좌조회로 잔액도 확인한다. 어제는 늦게까지 강남역에서 노는 바람에 '콜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회사에 와서 '슬랙(Slack)'을 켠다. 사내 메신저로는 원래 '잔디(JANDI)'를 썼는데 최근에 사내 정책이 바뀌었다. 홍보 일을 하면서 SNS 콘텐츠도 만들고 있는 나는 디자이너가 바쁜 와중에 혼자서 '타일(tyle)'로 카드 뉴스를 만든다. 디자이너 뺨치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어제 받은 기자 명함을 '리멤버'에 저장한다. 


아싸 점심시간이다. 점심을 먹고 카드를 긁으니 '클립(QLIP)' 가계부에 자동 입력이 된다. 아직 10일밖에 안됐는데 벌써 돈을 많이 썼으니 아껴 쓰라고 알람이 왔다. 점심시간이 남아 10월 황금연휴에 어디로 휴가를 갈지 찾아보기로 했다. '스카이스캐너(Skyscanner)'에서 파리행 비행기를 검색하니 세상에.. 300만 원이 넘는다. 숙소는 '에어비앤비(Airbnb)'나 '호텔스닷컴(Hotels.com)'을 찾아보면 어디든 좋은 방이 있을 텐데 항공편이 문제다. 곧 밸런타인데이가 다가오니 '미래식당'에서 수제 캐러멜을 주문했다. 아 참, 집에 레몬이 떨어졌으니 '마켓컬리'에 들어가 새벽 배송으로 레몬과 샐러드도 주문했다. 이번 설에는 '농사펀드'에서 친척들 명절 선물을 해결했는데 맛도 좋고 가격도 착해 아주 만족스러웠다. 


저녁에 남자 친구를 만났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결혼 이야기로 이어진다. 전세금이 비싸니 우리는 텐트 치고 살아야 한다며 씁쓸한 농담 따먹기를 하다가 '직방'에서 집을 알아봤다. 역시 비싸다. 대체 얼마나 대출을 받아야 하는 건지 '핀다(Finda)'에서 검색해본다. 집에 들어와서 다시 컴퓨터를 켰다. 매달 1일에 들어오는 '테라펀딩' 이자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예금 이자가 너무 낮아 요즘에는 월급의 일정 부분을 P2P에 투자하고 있다. 매달 들어오는 이자가 쏠쏠하다. 친구들 중에서는 P2P 대출을 받는 이들도 있다. 이번 주말에는 세차를 꼭 하려고 '인스타워시'에 방문 신청을 해놓고 잠이 든다.   




와우. 나도 쓰다가 놀랐다. 이렇게 많은 스타트업 제품 및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지 몰랐다. 위 내용은 내가 정말 자주 쓰는 앱들을 정리해 각색한 내 하루 일과다. 카카오톡이나 티몬, 쿠팡 같이 이미 너무 대기업이 된 업체들을 제외했다. 일어나자마자 카톡을 보고 지도를 검색하는 일은 이제 너무나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으니까. 


생활 전방위적으로 스타트업 기업들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스마트폰을 제2의 뇌처럼 들고 다니는 전형적인 현대인이기 때문도 있지만, 나 역시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탓에 스타트업들이 내놓는 서비스에 관심이 많다. 적극적으로 다운로드하고 주문해서 써보는 편인데, 실제로 사용해보면 너무나 편리하고 퀄리티가 좋아서 끊을 수가 없다.



기술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있는 대한민국 스타트업들이 참 많다. 그 속에는 반짝이는 열정만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힘든 길을 가고 있는 스타트업인(人)들이 있다. 혹자는 높은 대기업의 연봉과 복지를 포기하고, 누군가는 안정적인 저녁 있는 삶을 포기하면서, 굳이 '스타트업'이라는 길을 선택했다. 아직은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은 내 자식 같은 서비스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궁극적으로는 좋은 제품들로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고 대한민국을 나아가게 하기 위해, 매일 가슴 뛰게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중 하나다.

많이 배운다. 

지칠 줄 모르는 이 업계의 사람들을 보면서.


그리고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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