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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알프스

북쪽의 쇠사슬

by 혜령

노르트케테는 해발 2,334m의 정상을 품은 트레킹의 성지이다.

물론 겨울에는 눈꽃과 스키어들의 방문으로 더욱 사랑받는 곳이다.

인스브루크를 방문하는 중요한 이유 중에 상위에 속한다.

무엇보다 도시에서 멀지 않고 아이들도 갈 수 있을 만큼 산악열차와 케이블카가 잘 설치되어 있다.

실제로 정상 가까운 곳까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작은 발로 찬찬히 산을 오르는 모습을 그윽하게 보기도 했다.

산악열차를 탈 수 있는 콩그레스 정류장은 공원옆에 지하철역만큼 친근하게 보인다.

인스브루크 카드로 가볍게 탈 수 있다.

가파른 경사면을 오르는 열차는 계단식의 의자들이 붙어있다. 출발하면 다 창가에 붙어 경치를 보느라 서서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기서 860m를 오르면 흥거부르크.

산악열차는 여기까지다. 다시 케이블카로 갈아타기 위해 잠시 기다리는 시간에 둘러본 정류장 광장의 전망대가 일품이다.

이제 케이블카를 타고 제그루베로 향한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속에 자전거를 타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본다. 자전거와 사람과 산. 그리고 길이 한 장의 그림이 되어 기억에 저장된다. 제그루베에 쉬면서 레스토랑의 음식과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눈부신 전망과 구름과 청량한 공기가 곁들여진 식사. 부러운 마음을 거두고 다시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카를 탄다.

더욱 역동적으로 오르는 케이블카의 종착지는 노트르케테의 정상 하펠레카르이다.

오스트리아의 카르벤텔 국립공원에 속해있는 이곳의 공기는 그야말로 꿀맛이다. 유월이어도 녹지 않는 눈밭이 반갑다.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오르는 노부부나 부모의 손을 잡고 앙증맞은 걸음으로 내려오는 아기들을 피해 길을 내주며 천천히 오른 정상.

말은 소용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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