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던 것 같다.
이국의 도시 시칠리아의 거리가 황홀한 노랑으로 저녁을 물들어 간다.
조금씩 스며드는 이방인의 노래가 반짝이는 눈물이 된다.
돌아보는 마음도 나아가는 마음도 노랗게 빛나는 거리의 품에 안긴다.
태양이 저물어 자리를 만든 달의 거리를 흠뻑 사랑하자고 마음을 먹고 걸었다.
나를 부르는 소리.
알고도 모르는 시간의 틈에서 새어 나오는 소리들이 더 깊은 밤으로 안내한다.
그 얼굴이 본 적 없는 그리움으로 아름답다.
그 밤 그 시간의 주인이었던 얼굴은 한 번도 가진 적이 없던 순간이었음을.
삶에서 이런 모습이, 이런 기억이 달보다 은밀한 문신으로 가슴에 새겨짐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