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시를 알고 싶어서 한 권의 영혼을 알고 싶어서
가지고 다녔다. 빈으로. 잘츠부르크로. 할슈타트와 베를린으로.
겨우 앞 페이지에 두어 작품을 알아내었을 때는 세 번 넘게 한 권을 읽은 후였다.
이제 보이는 건가.
들리지 않던 말이 들리고 보이지 않던 발걸음도 보인다.
또 세 번쯤 한 권을 읽고 나면 여기 바르샤바를 떠나 다시 지베르니쯤에서 시의 뒷모습 정도는 느끼게 될 것인지.
시인이 마중가는 터미널에 올 사람이 없듯이 여기도 무엇을 바라고 오지는 않았다.
마저 아프려고 왔는지 이제 그만 땅에 발을 붙이려고 왔는지.
늦여름이 지독했던 튀빙겐이나 드레스텐은 절벽에 떨어지는 돌이거나 녹지 않는 기억이다.
이제 터미널이 어디쯤인지 나도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