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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령 Mar 16. 2024

그래서 파리


파리에서의 첫날 아침.

북역 근처의 숙소에는 새벽부터 기차소리를 실컷 듣는다.

소음이라고도 하는 이소리 때문에 이곳의 방값은 파리의 다른 곳보다 싼 것 같다.

예전에는 우연히 묵게 되었지만 이번에는 일부러 여기로 정했다.

이 소음이라고 하는 기차소리가 싫지가 않아서였다. 출발하거나 도착하거나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는 소리가 가슴을 뛰게 한다.

차창안의 사람들이 어스름한 새벽부터 불빛이 가득한 객실에 앉아 있다.

 하루를 시작하는 이야기가 넘치는 것 같다.

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른 속력으로 지나는 고속열차에도 노란 불빛은 강렬하다.

일찍 일어나 차를 마시며 내려다보는 철로의 소음이 좋다.

 기찻길옆 오막살이에서 꿈이 피던 봄날이 파리의 한 모퉁이에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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