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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령 Mar 25. 2024

액상 프로방스


액상프로방스 시청뒤 마들렌 가게를 발견하다. 줄이 길다.

 이건 무조건 서야 한다는 경험에 의해 바로 줄을 서서 기다린다.

20개에 11.3유로. 알던 가격에 비해 싸고 당연히 맛있다.

개 정도를 그 자리에서 먹어 치우고 이 줄을 서기 위해 다시 올 것 같은 달콤한 예감을 한다.

시청 뒤로 이어지는 길을 걸어 성당까지 갔다.  도시마다 그들의 문화와 역사가 묻어나는 성당과 시청은 이정표 같은 것이어서 그냥 찍고 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거리와 사람과 분수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도시여행을 완성한다.

오늘 같이 장이 서는 날은 덤으로 화려한 남프랑스의 과채와 꽃을 실컷 구경하는 운도 따라온다.

사랑스러운 도시.

옷, 가방, 식탁보, 스카프가 멋지다.

무엇보다 꿀 파는 할아버지가 인상적이다.

무뚝뚝하게 시작된 흥정은 다정한 사로 맺고 꿀과 비누를 손에 든 나를 발견한다.

유난히 선명한 꽃은 당연히 예쁘지만  과채까지도 어여쁘니 이곳의 햇살 탓인가.

다시 올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것은 지나다가 본 앞치마를 못 사서일까.

아마도 그날은 또 마들렌 가게 앞에 줄을 서고 장날이 아닌 차분한 시청광장과 미라보 거리를 걸어가게 될 것이다.

그날도 햇살이 꼬시면 화사한 앞치마도 사야겠지.

벌써 내 것 인양 눈으로 꾹 저장하고 기차시간에 맞추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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