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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프랑스 한 달 살기 여행 중
모나코
by
혜령
May 1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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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
모나코의 국경은 역이다.
기차를 타고 어느새 국경을 넘어 땅 속 깊은 역으로 들어온다.
역에서 나가는 길도 동굴을 나가는 기분이다.
그래도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는 잘 설치되어 있어 불편하지 않다.
경사진 언덕에서 항구로 떨어지는 작은 마을 같은 이곳은 한 나라다.
역에서 나와 길을 만나면 계속 내리막 길이 이어진다.
틈틈이 항구로 이어지는 계단이 가파르게 주택 사이를 이어주고 있다.
지중해의 햇살이 황금빛으로 계단을 비추고 여름 한낮의 고요가 지붕과 정원에 앉아있다.
항구를 향해 내려가는 길이야 쉽다.
나중에 오를 일을 생각하면 고민이지만 일단 신난다.
가까이 잡힐 듯이 보이던 항구는 제법 멀어서 한참을 걸었다.
내리막을 걷다가 마음 내키는 골목으로 들어가 계단길을 내려가고 그 길 끝에 작은 성당을 발견했다. 소담한 광장과 지하 통로로 연결되는 항구를 드디어 만났다.
배우였다가 모나코의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와 그녀의 이야기로 알게 된 이 작은 나라는 스포츠카와 카지노의 천국인 듯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보면 어여쁘지만 성격 있어 보이는 슈퍼카의 등장이 있다.
하루종일 차 구경만 해도 지루하지 않겠다.
카지노 근처 공원에는 경사진 지형을 이용한 계단식 정원이 있다.
유명배우들의 얼굴과 이름으로 꾸며진 이곳도 그레이스 켈리의 추억을 가진 듯하다.
항구에는 크고 작은 요트와 선상파티를 하는 젊은이들로 들썩인다.
경쾌한 음악과 사람들의 화려한 움직임으로 모나코의 오후가 물들어간다.
가끔은 비어있다는 것이 쉼의 가치로 돌아올 때가 있다. 욕심이나 일정상의 문제로 서두르고 가파르게 움직이다 보면 실수나 차질이 일어난다.
조금의 여유를 두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공원을 둘러보다 키 큰 나무아래 의자에서 간식을 먹었다.
소소한 간식거리에 새들이 나누자고 주변을 돈다. 모나코의 오후가 어떤 추억으로 남을지 시간이 좀 더 흐른
후에 알겠지만 지금의 휴식이 무엇보다 평화롭고 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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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이런 일이 있어도 좋다. 불현듯 떠나고 조용히 돌아오는 나를 보는 일. 새로운 한살을 시작하기 위해 여행을 하고 일상의 파도를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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