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동굴을 나와서

by 혜령

태풍을 보았어야 했다.

검게 젖은 바위에 높게 부서지는.

바다의 꽃은 파도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커피가 뜨거울 때도

조금 식었을 때도

차가워진 한 모금을 삼킬 때도

파도는 춤을 추어야 한다.

태풍이 전하는 힘과 소리를 받아 적어야 한다.

푸른 포말이 뛰어올랐던 허공에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며 자신의 잠재를 폭발시켰다.

본디 한 몸이었던 그것들의 상봉은 그토록 격정적이고 힘찼다.

가라앉고 싶은 자들의 염원과 시퍼런 시간의 장막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녹아버리는 바다.

삶이 주는 목숨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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