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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버렸다.

by 혜령

원망했다.

무지한 고집과 질긴 욕심으로 순화되지 못하는 시간을.

세 살이면 기저귀를 떼어도 되는 나이.

그만하면 되었다고 생각했다.

온 집안에 고이는 오물 냄새.

몸에 배이는 늙은 살점들.

혼자 힘으로 들 수도 없는 고목.

사람들의 말에 저항하기를 포기한다.

집에서 돌아기시는 것이 소망입니다.

현실과 희망이 날카로운 소음을 내며 욕실 바닥으로 넘어진다.

누가 더 위험한지 모르는 밤과 낮.

이것은 지키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나서는 길.

목을 가눌 수 없는 졸음으로 눈을 감는 엄마.

호텔로 가는 거야.

그래.

전동침대가 나가고 휠체어가 나가버린 빈방이 넓다.

밤새 불을 켜두었다.

다시 돌아온다면 커튼을 바꾸어야겠다.

더 밝고 화사한 색으로.

빈 방에다 대고 말을 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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