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펜사공항의 힐튼 호텔
밀라노로 입국하여 공항에 있는 호텔에 묵었다. 다행한 일이었다.
2시간이나 연착하고 수속하고 짐을 찾아 나온 시간이 밤 11시가 넘었기 때문이다.
그 시간에 다시 대중교통이나 버스를 이용하여 시내로 나가기는 어려울듯했다.
택시를 타더라도 긴 줄과 높은 비용을 생각해야 했다. 공항 내의 쉐라톤 호텔의 숙박 비용이 싼 것은 아니지만 긴 시간의 비행과 밤거리를 이동하고 낯선 숙소를 찾아가는 고생을 생각하면 좋은 선택인 것 같다.
공항에서 짐을 찾아 이동하고 10분 만에 호텔에 도착한 일은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일이었다.
미친 듯이라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는 시간이 있다.
핑계든 목적이든 필요든 아무것이라도 제목이 되는 여행을 했다.
집이 싫어서도 아니고 사람이 싫어서는 더욱 아니다.
무지의 껍질 속에 앉아있는 자신을 발견 했기 때문 인지도 모르겠다.
두 발로 걷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이 두려웠던 껍질을 깨자는 것이었다.
지구라는 행성에 태어나 지구의 한쪽이라도 더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등을 밀었다.
살만 하냐고 노후 준비는 되어있냐고 우려를 듣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미친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