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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팔을 긁다

붉어진 화색

by 혜령

눈길이 가고 마음이 아련하다.

긁힌 실핏줄이 기지개를 켜는 동안

잠자던 혈구의 움직임이 급해진다.

무슨 이유로 화색이 반가운지.

여름이 끝나는 새벽에

나이 든 피부의 꽃을 만나는가.

그만큼 붉어진 얼굴로 걸었던 적이

언제인가.

이번에는 가을이

그런 얼굴로 내게 오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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