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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강

그리고 그녀

by 혜령


잘자흐강가를 산책하다.

아침시간이라 한산하고 상쾌하다. 작은 소년이 강물에 돌을 던지고 있다. 작은 돌을 던지는가 싶더니 점점 큰 돌을 찾아 던진다. 멀리도 던지고 싶어 힘껏 발돋움을 하며 힘을 쓴다. 돌의 크기는 커지고 그럴수록 돌은 가까이서 가라앉는다. 그래도 더 큰 돌을 찾아 바닥을 뒤지고 있다. 무거운 돌을 들어 멀리 던지고 싶은 아이가 애를 쓰고 있다.

가벼운 돌은 성에 안 차고 무거운 돌은 멀리 던질 수가 없구나.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같이 안타까워하기도 하면서 바라보았다. 아가야 삶은 어쩌면 공평하단다. 자신의 자리를 안다면 말이다.


바람이 강을 거슬러 오르는데 강물 위로 떠내려가는 꽃다발이 시선을 잡는다. 붉은 꽃잎을 흔들며 묵묵히 떠내려 간다. 이어지는 시선 끝에 여인이 물가에 앉아 있다. 또 다른 무엇인가를 강에 띄운다.

혼자다.

문득 이야기가 그려지며 아마도의 세계로 들어간다. 아마도 누군가를 추모하는듯한 모습에 맞아떨어지면서 저 여인이 다시 강에 따르는 것은 와인쯤으로 보인다.

우리에게도 저런 뒷모습이 있지. 강가에 앉은 여인은 서두르지도 머뭇거리지도 않고 와인을 따른다. 강을 두고 마주한 누군가를 위해, 혹은 강을 두고 떠난 누군가를 위해서 인지도 모르겠다.

어느 저녁 뚝 떨어지는 목련 앞에 서서 목적지도 모르는 안녕을 당부하던 그 봄이 강을 거슬러 내게도 온다. 멀었지만 마음에 새겨지는 선명한 슬픔이 감지된다. 조심스러운 실루엣을 엿며 오래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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