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어두워

슬픔이 자라서

by 혜령

단단하고 차갑고 어둡다.

땅 속은 밀도 높은 절망으로 가득 차야 한다.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세월이 층을 이루어야 한다.

뿌리는 눈 없는 손톱으로 끝없이 자라야 한다.

한 방울의 눈물도 여러 번의 밟힘도 거름이 된다.

줄기로 오르는 수맥은 피를 거르는 시간을 보낸다.

봄의 새 잎으로 여름의 선명한 꽃으로 기화하는 축제를 만난다.

상처나 절망이 아픈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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