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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의 수도라는데
by
혜령
May 2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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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숙녀들의 웃음이 광장에 고여있다.
악사들의 북소리와 현을 켜며 떨고 있는 저녁의 눈동자들.
쿠나의 흔적은 잔잔하고 유로는 밝은 빛을 골목에 채운다.
녹투르노 피자와 레몬 맥주.
트러플과 굴라쉬.
테이블마다 이국의 얼굴들이 서로에게 미소 짓기도 한다.
뜨거운 한낯의 시장에는 꽃과 과일이 지천이다.
빵 굽는 냄새와 살구냄새.
오 년의 시간 저편 겨울에 밑창이 떨어져 버린 신발에 당황하며 이 거리를 살폈었다.
신을 사 신었던 그 가게.
다시 오게 될 줄은 몰랐지만 괜히 반갑다.
이번에도 한 켤레 장만해 볼까.
다시 오 년 후에 오게 될까 봐. 이렇게 추억이 길을 만들고 길을 따라 추억을 여행한다.
대성당도 얼굴을 거의 가린 채 공사 중인데 단장이 끝나면 나를 부를지도 모르겠다.
오늘따라 허물어진 지붕과 어린 숙녀들의 웃음소리가 마음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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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이런 일이 있어도 좋다. 불현듯 떠나고 조용히 돌아오는 나를 보는 일. 새로운 한살을 시작하기 위해 여행을 하고 일상의 파도를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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