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는 미쓰코레아를 시키야된다.
반다시. 알겠나?
야는 미쓰코레아 감이다. 맞제?
올해 구순을 맞으신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어릴적 내 동생과 우리 부모님에게
"반다시(반드시) 미쓰꼬레아(미스코리아)를 시키야된다(시켜야된다.)"고 하셨다.
아, 그것도 한 번 말하실 때 똑같은 문장을 5번정도는 반복하셨다.
좀 통통한 편이었던 나와는 달리, 내 동생은 마르고 길쭉길쭉, 쌍꺼풀도 선명, 얼굴도 뾰족한 달걀형이었다.
그런 할아버지 눈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손녀였을 것이다.
그리곤 나에겐 매일
"적게먹고, 운동많이하고, 밤마다 운동장을 뛰라. 알긋나? 여자가 뚱뚱하면 못쓴다. 시집도 못가여~."했다.
그게 초등학생 아이한테 할말이었나.
보통의 할아버지들은 잘먹는 손자손녀들 입에 떡 하나라도 더 들어가면 그게 기쁨이라 하던데
우리 할배는 아니었다. '날씬하고 예쁜것이 여자로서 최고의 가치'라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하긴, 며느리감 받을 때 부터 키가작고 뚱뚱하거나 너무 외소한 사람은 아무리 대단해도 한사코 싫다고
반대하셔서 내치셨던 분이니, 손녀한테는 어련했을까 싶다.
미의 기준을 갓난아기때부터 적용받다
우리가 생각하는 '예쁜 여자아이'에 대한 이미지가 있을것이다.
대부분 반짝반짝 큰 눈에, 오똑하고 얇은 콧대, 빨갛고 도톰한 입술,
조금 크기 시작하면 빠질 것이 분명한 말랑한 분홍빛 볼살.
그런아이를 볼때면 모두가 '와~ 진짜 예쁘다~'한다.
'아이고~귀엽네~.'에는 '딸인데 그리 예쁘지만은 않네?'하는
뜻이 내포되어있단걸 많은 사람들이 안지 오래다.
우리사회는 아직도 그런 높은 미적 기준을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들에게 더 높이 적용하는 것 같다.
여자가 화장하는건 기본적인 예의야~ (근데 넌 왜 대체 안하니?)
충격적이게도 이 말은 친정엄마가 내게 했던 말이다.
나는 대학교2학년에 들어서서야 색조화장이란걸 시작했다.
예뻐보이고싶은 마음이기도 했지만, 여대생이 화장에 관심이 없다는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내 친동생과 엄마에게 등떠밀려 메이크업 수업을 두어번 받기도 했으니 써먹어야겠다 싶었다.
화장을 하는건 기분이 좋았다. 예뻐진 내 얼굴을 거울로 보는게 기분 좋았다.
그럼에도 '기본적인 예의'라는건 도무지 동의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
냄새가 나지 않도록 깨끗이 씻고, 눈살이 찌푸려지지않도록 단정한 옷차림과 머리모양새를 하면 충분한것을
왜 '화장이 기본적인 예의'라고 하는지 의문이다.
예의를 지키기 위한 화장품 비용을 지원해주지도 않을거고,
온갖 화학적물질을 내 얼굴에 발라 숨쉬지 못하는 피부가 상한다고 피부과 비용을 대줄것도 아니지 않은가.
'마름'이 뭐길래
화면에 잡히면 부하게 나온다는 이유로 요즘도 많은 아이돌들은 '마름'을 강요당한다.
하루 3-4시간씩 자면서 엄청난 스케쥴을 소화하는데도, 따뜻한 밥 한끼 한번 배불리 먹지 못한다.
살이찔까봐.
살이쪘다고 소속사 대표에게 혼났다는 일화도 엄청나게 많다.
참, 남자들은 여자들의 몸매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말하는 예의도 없으시다.
내가 다녔던 회사의 상사들은 모두, 내가 살이 빠지면 빠졌다, 더먹어라
찌면 너무 쪘다, 아줌마같다. 살좀빼라며 온갖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래가지고 시집은 가겠냐, 남자친구가 도망간다, 궤변을 늘어놓았다.
(도망 안가는 남편 만나 시집 잘만 갔다.)
그런 소리를 뚫린 입으로 공기중에 내뱉는 사람들은 대부분 머리가 벗겨졌거나 배만나온 ET같이생겼다.
탈코르셋은 아니지만, 미적 기준을 강요받고싶지는 않다.
우리 모두는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
탈 코르셋처럼 머리를 짧게 커트하거나 화장을 아예안하지는 않는다.
나는 나를 예쁘게 꾸미는걸 당연히 언제나 좋아하는 여성이다.
화장을 하고, 치마를입고, 구두를신고, 작은 핸드백을 메고 또각거리는걸 좋아한다.
하지만 그건 누군가인 타인을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이고, 자기만족을 위해서이다.
그리고 내가 꾸미는 방식이 어떤 것이든지, 강요받고 싶지 않다.
내 몸에 어울리지 않는다해도 당당하게 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고싶고,
뭐라고 하던말던 내가 좋아하는 색으로 화장을 하고 염색을 하고싶다.
이글을 읽는 모두는 있는 그대로 예쁘고 아름다우니 굳이 꾸미지 않아도 된다. 변하지 않아도 된다.
남녀노소 모두가 그렇게 외면을 바꾸지 않아도 사랑받을 수 있는 세상을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