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난임일기 기적과 희망을 바래요
실행
신고
라이킷
16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연두빛초록
Oct 19. 2021
23.[난임일기]난임이지만 끈끈한 부부가 되어
우리가 함께라면 괜찮아
난임 판정을 받은지 어느덧 4개월이 훌쩍 지났다.
첫 1개월은 믿고싶지않았고, 화가났고, 우울했다.
2개월째는 약간의 희망 속에서 빛을 찾으려 불안한 발걸음을 떼었고
3개월째에는 왜 하필 우리에게 이런일이 일어났는지 세상이 원망스럽고 내 삶이 혼란스러웠으며
4개월이 지나서야 이제 받아들이고, 우리가 다음으로 해나갈 수 있는 단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눴다.
자기 전 침대에서, 출 퇴근 길에서, 주말 카페 데이트에서, 제주 여행에서, 언제든지 우리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가 정말 아이가 낳고싶은지,
낳고싶다면 왜 낳고싶은지,
시험관시술이 야기하는 경제적, 신체적, 시간적 부담을 다 떠안을 자신이 있는지,
그 부담들을 짊어지면서도 아이가 낳고싶은지,
아이가 태어난다면 우리 둘만의 시간이나 취미생활 할 시간, 비용이 줄어들텐데 정말 그래도 괜찮은지,
우리가 진정으로 부부로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그 속에서 우리는 더 단단하고 끈끈한 부부가 되었다.
그리고 가끔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아주 평범하게 아이를 가지고, 낳았더라면 좋았겠지만, 만약 그랬다면
우리가 이렇게 우리의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대화할 시간은 없었을지도 몰라.
그래서 우리에게 난임이 찾아왔다는 사실이, 삶에 대한 대화를 깊이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된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야.'
그리고, 새로운 단계를 밟아나가기로 결정함에 있어 어려운 일을 함께 극복하고 결정을 하게되었기에
서로 더욱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삶의 동반자가 되었다.
누군가는 난임으로 인해 부부가 서로 다투고 헤어지기도 하겠지만,
우리에게는 먼 미래의 우리가족의 모습을 그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서로의 감정을 더 헤아리며 공감하고, 한번 더 쓰다듬고 토닥이며 아껴주는 기회가 되었다.
지금 난임으로 너무 힘든 분들이 있다면, 부디 시간이 지나 서로 더욱 단단한 부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는 용기내어 다음 스텝을 밟을 순서이다.
여전히 나는 불안속에 있다.
시험관시술이 잘 될지, 몸에 부작용이나 무리가 있진 않을지,
팀장님이 과도하게 직원에게 의지하고 있는 회사생활과 시술을 병행하는데 문제는 없을지,
회사의 눈치를 덜 보면서 내게 지금 중요한 일을 용감하게 해 나갈 용기가 있을지,
혹시나 내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집안일에 소홀하거나 신랑에게 나도모르게 울컥 짜증을 내게되진 않을지,
그럼으로 인해서 우리의 관계가 서로에게 서운한 상처를 남기진 않을지 불안하고 걱정된다.
그래도 괜찮을 것이다.
언제나 나의 걱정들을 들어주고, 다 잘 될거라 걱정안해도 된다고,
확신의 눈빛과 진중한 목소리로 나를 토닥이며 다독거려주는 신랑이 옆에 있기에.
그리고 우리는 이미 한차례 어려움을 극복했기에.
앞으로 일어날 일들도 똘똘뭉쳐서 헤쳐나갈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
keyword
부부
난임
시험관
연두빛초록
소속
추억의힘을믿는
직업
작가지망생
추억의 힘으로 현재를 살아나가는 모두에게 공감, 위로의 글을 전합니다.
구독자
74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22.[난임일기]신랑의 곤히 잠든 모습
24.[난임일기]나의 첫번째 시험관시술
매거진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