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가 만들어 내는 명작
영화 [ 세븐 ]의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네가 이 자를 쏘면, 그가 이기게 되는 거라네.
어느 날 인스타그램을 살펴보던 중에 흥미로운 게시물을 발견했다. 그 게시물의 이름이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도 이런 제목이었던 것 같다.
“ 만약에 이런 결말이었다면? ”
이런 식의 제목으로 여러 영화들을 보여주면서 영화와는 다른 전개로 이어지며 실제 영화와는 다른 결말로 영화가 끝나는 그런 게시물이었다. 영화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그 게시물은 흥미롭게 다가왔다. 내가 아는 영화를 발견했을 때 오는 기쁨이 컸던 것 같다. 그리고 또 다른 흥미는 바로 내가 모르는 영화를 발견했을 때였다. 영화 세븐도 그 게시물에서 소개된 영화 중 하나였다. 브래드 피트가 상자 안에 아무것도 없는 걸 확인하고 엔딩크레딧으로 화면이 바뀌고 끝났던 것 같다. 이걸 보고 나는 이 세븐이라는 영화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워낙 브래드 피트의 마지막 연기는 유명하기에 많은 곳에서 봤지만 세븐이라는 영화를 제대로 보지는 못했기에 전부터 보고 싶던 영화를 이제야 보게 되었다.
이 글은 단순 궁금증에서 시작된 데이비드 핀처의 명작, 영화 세븐에 대한 감상평이다.
뻔하지 않은 스토리
먼저 세븐에서 좋았던 점은 스토리였다. 대부분의 명작들이 그러하듯 세븐의 스토리도 꽤 참신했다. 인간의 7대 죄악이라는 키워드를 이용해서 어쩌면 단순한 주제를 효과적으로 잘 풀어냈다. 영화에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영화의 주제와 시작부터 일주일이라는 제한된 시간에서 진행될 것만 같은 느낌, 딱 7번의 사건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오면서 어쩌면 조금 뻔하게 시작되는 세븐의 이야기이지만 그걸 풀어내는 데 있어서 핀처 감독의 연출력이나 브래드 피트와 모건 프리먼의 연기력은 가히 스토리를 뛰어넘는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어둡고 어두운 분위기
스토리를 보충해 주는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화창한 날 하루 없이 시작부터 끝까지 어두운 도시를 풍경으로 회색빛으로 연출되는 배경이 스토리에 몰입을 도와주었다.
극의 초반부터 느껴지는 긴장감과 전체적으로 축 처진 분위기는 영화를 타이트하고 박진감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사실 영화를 보면서 7대 죄악을 배경으로 사건들이 진행되는 걸 알고 있지만 그 사건들을 하나씩 풀어낼 때마다 짜릿함이 있으면서도 찝찝하다. 이 찝찝한 느낌이 영화가 끝나고도 이어지는 걸 아마 느낄 것이다.
전형적이지만 강렬한 듀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주인공들이었다.
경험에서 오는 냉철함과 신중함으로 보다 차가운 형사인 모건 프리먼과 젊음에서 오는 패기와 순진함, 뜨거움으로 대표되는 브래드 피트가 보여주는 연기 호흡은 정말 뛰어나다. 기본적으로 캐릭터 자체도 매력적이며 여러 의미를 내포하지만 이걸 제대로 구현해 내는 두 배우들의 열연이 정말 놀랍다. 영화의 후반부에 갈수록 두 배우의 연기의 빠지게 되며 결말 부분에서 보여주는 배우들의 열연을 보고 있으면 아무 말 못 하고 그 자리에서 얼어붙게 된다.
충격과 공포의 결말
사실 이 영화를 말하는데 결말을 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큰 충격과 공포를 주는 부분인 결말 부분은 처음 보자마자 한 10초는 아무 말 못 하고 그 자리에 가만히 있던 것 같다. 관객들은 이미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결국은 범인이 잡힐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고, 세븐은 그저 그런 범죄스릴러처럼 두 주인공이 처음에는 서로 의견대립이 있다가 진정한 파트너가 되어서 범인을 잡고 행복하게 지내는 그런 결말을 생각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영화가 중반 부분이 지나가면서부터는 이제 이 영화를 어떻게 끝낼까? 이런 기대감을 가지면서 본 것 같다. 그러나 영화 후반부 범인이 경찰서로 자백을 오며 내 예상은 점차 어긋나기 시작했다. 그럼 그렇지. 극찬을 받은 명작은 달라도 뭐가 다르겠지 라는 기대감을 품고 결말을 기다렸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아이러니하게 긴장감은 더욱 고조가 되었고, 왜인지 모르는 불안함이 생기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오는 택배와 그걸 보며 놀라는 모건 프리먼, 이미 이때 나는 소리를 지르며 설마설마 아니지 라며 불안함에 떨고 있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에 결말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되어 말하자면, 사실 영화가 진행되면서 브래드 피트의 아내로 나오는 분이 죽을 것 같은 느낌이 진하게 나기는 했다. 아련한 눈으로 계속해서 나오고 죽는 건 아니라고 해도 무언가 피해를 당하지는 않을까 하고 걱정했다. 그러나 범인이 브래드 피트를 잡고도 의도적으로 죽이지 않는 걸 보고서는 아 ~ 그래도 자기 계획의 없는 사람은 죽이지 않는구나 하고 안심했는데 이게 뭐야…..
마지막 부분에서 나오는 브래드 피트의 연기력은 가히 압도적이다. 울면서 화나는 그 표정과 어쩔 줄 몰라하는 행동까지. 사람들이 왜 세븐의 결말의 그렇게 충격을 먹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너무 갑작스럽게 끝나는 느낌이 있긴 했지만 오히려 이렇게 딱 끝나고 나니 충격은 훨씬 커지고 여운이 깊게 남았다. 감독의 기획력의 박수를 안 칠 수가 없다.
5점 만점에 3점
어쩌면 흔하게 진행될 수 있는 스토리에서 진행되는 두 배우의 멋진 열연과 캐릭터, 그리고 단 몇 분 동안만 나오지만 엄청난 충격을 주는 범인과 그 충격을 고스란히 이어서 터트리는 결말까지. 시간이 지나도 명작이라고 평가받는 영화들은 역시 그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