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고 깔끔하게 의학 드라마는 이런 거지
나에게 의사라는 직업은 어떤 의미였나 생각해 보자면 의사라는 직업은 무언가 범접할 수 없는 ‘ 생명 ’이라는 숭고한 것을 지키는 멋진 직업이다. 의사가 주는 특별함은 나를 포함해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고, 정말 여러 의학 드라마들이 나왔다. 의학 드라마에서 보이는 의사들은 모두 환자를 위하며 따뜻함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다. 최근에 성공한 의학 드라마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예로 들을 수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줄여서 슬의생은 분명 매우 잘 만든 수작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슬의생은 화차가 거듭될수록 점차 의학 드라마의 본질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내가 생각하는 의학 드라마의 주요는 결국 사람을 살리는 의사들의 현장을 재조명하고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보여주는 드라마이다. 그러나 최근에 나오는 의학 드라마들은 이러한 본질적인 부분에서 점차 멀어져 러브라인이나 사소한 힐링물로 진행이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에 나오는 중증외상센터는 이러한 최근 의학 드라마들의 행보와 비슷하게 나오지 않을까 해서 조금 걱정되기도 했다. 웹툰을 즐겨 본 독자로서 원작만 따라간다면 수작임에는 틀림없었지만 무언가 변형이 이루어진다면 억지 신파와 억지 러브라인이 뒤섞여 이도저도 아닌 그저 그런 작품이 되지는 않을까 싶었으나 나의 고민을 저 멀리 날리는 그런 드라마였다.
먼저 스토리 전개 부분에서 매우 빠르고 간결하다.
억지로 피해자들의 스토리를 길게 슬프게 전달하지 않고 딱 필요한 정보들로만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야기는 의사인 주인공의 입장에서 진행이 되니 급박하며 빠르지만 이해를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고, 오히려 연출이나 배우들의 연기가 잘 녹아들어서 더 몰입감이 넘치고 부드러운 이야기 전개였다. 특히, 딱 8부작으로 끝낸 점이 좋았다. 들어갈 내용들이 모두 들어갔고 개인적으로 부족하지도 너무 늘어나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주요 사건 몇 가지, 주인공 이야기 몇 가지, 주변인물 몇 가지가 딱 조화롭게 잘 이루어져 깔끔하게 이야기를 매듭지었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중증외상센터와 같이 딱 막히고 끝!이라고 말하는 엔딩을 좋아하기에 아쉬움 없이 잘 봤다! 이 소리가 나올 수 있는 드라마였다.
이 작품에서 가장 주요한 핵심은 역시 매력적인 주인공이다. 주인공인 백강혁은 그야말로 못하는 게 없는 영웅이다. 아예 기본 설정부터가 일반 의사와는 차원이 다른 먼치킨적 캐릭터이다. 이러한 캐릭터 설정은 너무 과하고 사실성이 떨어지게 되면 작품의 몰입을 방해하는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백강혁이라는 캐릭터의 매력과 백강혁이기에 이해가 되는 여러 수술들, 백강혁이기에 이 환자가 살 것이라는 깊은 믿음감이 작품 내내 뿌리 박히게 되어 오히려 작품을 다 보고 나면 백강혁이라는 인물에게 강하게 빠지게 된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드리마에서 연출된다고 해도, 백강혁은 이걸 해결할 거야 라는 믿음이 생긴다. 이러한 믿음이 어쩌면 스토리를 단순화시키고 극의 흥미를 떨어지게 할 수 있지만 백강혁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과 주변 인물들과 백강혁이 이루는 조화들이 잘 어울려져서 오히려 극의 흥미를 올리는 소재가 되었다.
끝으로 이러한 드라마가 많아졌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이다. 의학 드라마는 이제 너무나도 많아졌다. 수많은 드라마 중에서 무언가 차별점을 보여주어야 하는 현시점이다. 그러나 중증외상센터는 오히려 옛날로 돌아갔다. 그저 치열하고 능력이 뛰어나며 오로지 사명감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멋진 의사라는 직업을 다시 보여주었다. 주인공의 특별한 서사, 주인공의 인내와 고난 끝에 성장, 주변 동료들의 러브라인, 갑작스러운 눈물 짜내기 이런 게 중증외상센터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딱 깔끔하고 심플하게 악은 처단을 받고 환자는 살고, 선은 이긴다. 모두 행복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환자를 살리는 엔딩. 정말 완벽했던 드라마이다. 그다지 흠을 잡을만한 점이 없고 시작부터 끝까지 적절한 호흡으로 매력 있는 스토리를 잘 이끌어냈다. 앞선 나의 글 중에 하나인 이태원 클라쓰와 같이 중증외상센터도 잘 만든 웹툰 원작 드라마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올해 중 공개예정인 슬의생의 스핀오프작을 매우 기대하고 있는 팬으로서 그 작품도 이번 중증외상센터와 마찬가지로 잘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글 업로드가 뜸했는데 매우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