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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아직도 그가 최고인 이유 [ 슈퍼맨 ] 예고편

슈퍼맨 예고편을 보고 신나서 쓰는 DC팬의 감상

by 송우


현재 미국 영화산업에서 슈퍼히어로 장르는 너무나 흔해졌다. 약 15년 전에 시작된 마블이라는 거대한 프랜차이즈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슈퍼히어로 장르를 퍼트렸다. 2008년 마블의 아이언맨이 등장하고 그 후 미국의 슈퍼히어로 장르의 패권은 마블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존재하는 슈퍼히어로 중 인기 1위를 고른다면 아마 마블의 히어로는 아닐 것이다. 지금의 슈퍼히어로라는 개념 자체를 대중들에게 알리고 지금까지 사랑받는 슈퍼히어로를 처음 만든 히어로는 아마 DC의 슈퍼맨일 것이다.




마블은 아는데 DC는 뭐야?

쉽게 말하자면 마블의 다른 버전이다. 마블처럼 지구에 초인들이 존재하고 악당들이 존재하며 슈퍼히어로들이 악을 처단하고 시민들을 구하는 그런 이야기가 똑같이 펼쳐지는 게 바로 DC유니버스이다. 그러나 마블과는 엄연히 다른 세계관과 인물들을 가지고 있으며 마블과 DC는 지금은 좀 저울의 무게가 기울었지만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슈퍼히어로 장르의 패권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했었다.


DC의 대표적인 인물들을 말해보자면,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 조커 등이 있다. 무언가 다들 어딘가에서 한 번은 들어봤고 꽤나 유명하지만 히어로 장르의 깊은 팬이 아니라면 이들보다는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토르, 스파이더맨이 아마 더 익숙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마블이 2008년부터 지금 현재까지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는 마블 실사영화 프로젝트를 DC는 전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DC에는 수많은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설정이 존재하지만 그걸 실사화로 표현하는 데 있어서 마블과는 차이점을 보이며 대중들에게 점점 잊혔다. 가끔 다크나이트나 조커와 같은 불후의 명작들이 나와서 DC를 알렸지만 딱 1년, 1년 뒤에 나오는 영화들은 앞선 명작들과 스토리가 이어지지도 않고 작품적으로도 아쉬운 모습을 연달아 보여주며 흥행에 참패하고 대중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그럼에도 미국의 가장 큰 슈퍼히어로 회사인 DC는 이렇게 마블에게 모든 조명이 가는 걸 원치 않았고 마블보다 4년 늦은 2012년 자신들의 대표히어로인 슈퍼맨을 주제로 맨 오브 스틸을 만들어내며 DC유니버스의 시작을 알렸다.



그냥 그런 영화

슈퍼맨의 설정이나 액션 부분에서는 큰 호평을 받았으나 스토리 부분에서 빈약한 부분이 아쉬운 점으로 뽑혔다. 그럼에도 DC의 앞으로를 충분히 기대할만한 작품이었고, 많은 DC팬들은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DC는 망했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전개와 아쉬운 감독들의 행보, 배우의 사생활 문제 등이 연달아 터지며 5개 작품 중에 1개 건질까 말까 한 작품들이 나와버렸다. 이 시기동안 라이벌인 마블을 유래없는 황금기를 맞이하며 전 세계에 마블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DC는 이에 대해서 큰 위기감을 느꼈고, 결국 마블에서 성공적으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부작을 진행한 제임스 건 감독을 새로운 DC의 시작으로 다시 리부트를 진행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오는 것이 바로 이번 슈퍼맨이다.


이번 슈퍼맨 예고편은 아주 짧게 약간의 정보만 확인할 수 있는 짧은 예고편이었지만 DC의 팬인 나에게는 깊은 의미로 다가왔다.


제임스 건의 영화는 신난다

앞선 DC의 영화들을 생각해 보니 이렇게 신이 날 수가 없었다. 내가 마블에서 재밌게 본 영화를 뽑는다면 무조건 들어가는 것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이다. 제임스 건이라는 이름에서부터 강한 긍정과 확신이 들었다. 캐스팅 부분에서도 매우 좋았다. 사실 핸리 카빌이라는 배우가 보여주었던 정말 순도 높은 수준의 슈퍼맨이 그립기도 하지만 이번 슈퍼맨 역할을 맡은 코런스웻도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그 외 로이스 레인 역할도 괜찮은 것 같고,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배우들과 디자인이었다. 이번 슈퍼맨에서는 클래식한 디자인을 채용했는데, 이 디자인을 어린이들의 관점에서 마치 프로레슬링을 보는듯한 느낌을 주자고 아이디어를 낸 코런스웻의 번뜩임이 매우 놀라웠다. 다소 유치할 수 있는 디자인이지만 배우의 좋은 피지컬과 아름다운 슈트 디자인이 어울리니 꽤나 멋진 비주얼이 완성된 것 같아 즐거웠다.


더 이상 어둡기만 하지 않아

사실 DC실사 영화의 유구한 전통은 바로 어두운 분위기이다. 마블의 데드풀이 이러한 DC의 어두운 분위기를 비꼬 듯한 장난을 치기도 했을 정도로 DC의 어두움은 하나의 공식이 되었다. 어두운 것이 마냥 싫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슈퍼히어로의 가장 기본적인 테마는 밝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슈퍼히어로 장르의 새로운 문을 열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3부작의 이름을 올리는 놀란의 배트맨 3부작과 영화계를 넘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조커는 어두운 분위기로 최고의 결과를 뽑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성공은 극히 일부였고, 히어로 장르에서의 어두움은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였다. 특히 슈퍼맨은 밝음의 아이콘이다. 희망이자 자유이며 평화인 슈퍼맨이기에 밝음이 정말 잘 어울린다. 예고편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영화 전체적인 색감이 밝고 쨍한 느낌이다. 나는 이 느낌이 너무나도 좋았다. 이제야 진짜 슈퍼맨을 보는듯한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이렇게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그 이유는


너무 빨리 나오는거 아니야?

리부트 이전 DC의 가장 큰 문제로 생각되는 것은 갑작스러운 전개이다. 슈퍼맨이 등장하자마자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우고, 원더우먼이 등장하고 슈퍼맨이 죽는다. 이 모든 것이 단 2개의 영화에서 소개되었다. 우리가 왜 마블에 아이언맨의 죽음에 슬퍼했고, 왜 우리가 그들의 은퇴를 아쉬워했냐면, 그들의 서사가 있기 때문이다. 약 10년의 시간 동안 아이언맨이 만들어 낸 그 위대한 서사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모두가 아쉬워하고 눈물을 흘렸던 것인데, 슈퍼맨은 그 틈을 주지 않았다. DC의 기둥이자 주장인 슈퍼맨을 단 하나의 영화 이후 죽였다는 건 그 당시 나에게 정말 큰 충격이었고, 그 후 DC의 행보는 더욱 놀라웠다. 그 후 바로 팀업 무비인 저스티스 리그를 만들어 낸 것이었다. 마블의 어벤저스도 주축인 아이언맨과 캡틴의 이야기는 만들고 팀업 무비를 만들어 냈는데 이건 진짜 아니었다. 팬들 입장에서는 그들이 빨리빨리 나오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그걸 처음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등장인물들의 등장에 혼란을 느끼고 몰입을 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슈퍼맨의 예고편에서 그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슈퍼맨 단 한 명의 이야기가 아닌 그린 랜턴과 호크걸이 등장하고 루머의 따르면 슈퍼걸까지. 단 하나의 영화에 너무 많은 히어로들이 소비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과연 제임스 건이 이러한 우려점을 극복할 수 있을까 기대가 되기도 한다. 사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도 모두 처음 대중들에게 소개했지만 잘 소화해 냈던 제임스 건이었기에 더 기대가 된다.



아마 이번 작품이 앞으로의 DC의 방향성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작품의 성공이 DC의 성공을 만들어 낼 것이다. DC도 마블이 그랬듯 유니버스의 중심점이자 주축인 슈퍼맨의 이야기를 먼저 시작하며 리부트를 진행하는 점은 매우 좋은 것 같다. 아직 개봉까지는 7개월이 남았지만 기대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이렇게 급하게 감상평을 남겨 보았다. 사실 예고편의 내용적인 부분은 전혀 말하지 않고 그냥 주저리주저리 생각을 말한 점이 좀 있지만 이 글을 보고 여러분도 이 영화에 한 번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떤가? 아마 어릴 적 최고의 영웅이라고 하면 슈퍼맨이 안 떠오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나 또한 그렇기에 이 영화가 꼭 잘 나와서 성공하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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