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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이배 Jan 06. 2022

"월 1000만원 쯤 벌게 되면 좋겠어"

조만간 회사도  때려치우겠다면서 패기 넘치게도   " 1000만원쯤 벌게 되면 좋겠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비슷하게 자신의 콘텐츠로 밥벌이를 하고자 만난 모임에서도  나의 목표는 " 1000만원 버는 "이었다. 누군가들은 "욕심  많다"라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고, 누군가는 무심하게 나를 지나쳤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나의 목표는 확고했다.


대부분의 신혼부부들이 그러하겠지만 우리 부부에게도 빚이 많았다. 지금 우리는 양평에 집을 짓기 위해 땅을 사뒀는데 땅도 대출이 많이 껴있고, 지금 살고 있는 전원주택도 전세대출을 받아 들어왔다. 빚이 있다 보니 원금상환과 이자로 인한 고정지출이 상당히 크다. 웬만한 외벌이 수입으로는 매달 마이너스를 찍기 딱 좋은 그런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새로운 커리어를 위한 자기 계발용 공부나 투자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아이 둘을 키우느라 생기는 지출도 크다. 월 1000만원 이하로는 원하는 것을 다 하며 살아갈 수가 없었다.


원하는 것을 꼭 다 해야 돼? 욕심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실제로 우리 주변에 많이 있었다. 우리가 퇴사를 꿈꾸는 것도 새로운 일을 하려는 것도 모두 우리의 헛된 욕심이라고 판단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생각에 일절 동의하지 못했다. 원하는 것을 왜 미리부터 포기해야 할까? 그렇게 포기하고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길래?


대신 나는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시간을 썼다.


월 1000만원을 버는 삶은 그 삶을 목표로 쉴 새 없이 노력하고 투자한 지 꼬박 5년 만에 찾아왔다.


5년의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지언데, 확실한 것은 우리는 그 시간 동안 꾸준히 노력을 해왔다는 것이다. 나의 월 1000만원 인생은 헛된 욕심도, 허황된 허영도 아니었다. 노력의 산물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삶에 떳떳하다.


물론 아직 매달 그렇게 벌지는 못한다. 어떤 달에는 허리띠 졸라매며 살아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똑같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하루를 허둥지둥 살아가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대중교통과 갑갑한 사무실에서 속박당한 시절이 있었다면 지금의 우리는 놀 수 있을 때는 놀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때는 보내며 다시 일이 많아질 때는 몰두한다.   


이런 삶이 손에 잡히지 않는 꿈처럼 느껴지는 날도 분명 있었다. 고백하자면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그랬다. 목표는 확고했으나 '가능할까?'라는 의심이 자주 찾아왔었다. 불안한 날에는 밤잠을 못 이뤘고 퇴사 이후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불안과 고민이 동반하는 날에도 우리는 늘 무엇인가를 했었다.


육아로 지친 날에도 새벽 늦게까지 글을 쓰고 요가를 파고들었다. 두 아이를 모두 재운 밤에 침대에서 몰래 빠져나와 옷방에 쪼그려 앉아 공부를 하고 수련을 하다 그대로 잠들어 버린 날들이 있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남편도 남편 나름의 공부를 해내느라 잠을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솔직히 나는 자주 남편이 안쓰러웠다. 먼 출퇴근 시간을 감당하면서 집에 와 저녁 먹자마자 작업실로 올라가 새벽 늦게까지 몰두했다.


내가 부추긴 퇴사라 따라주는 남편이 고마웠고, 늘 무언가를 해내는 남편이 존경스러웠지만 그런 한편 건강을 해칠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요즘은 남편의 깨워달란 부탁을 자주 들어주지 않는다. 오래 푹 자는 것이 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듯해서 진짜 긴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아니면 자고 일어나서 하라고 말한다. 쉬는 날에도 압박을 느끼는 남편에게 조금 내려놓는 법을 배우자고 말하면서 그래도 우리의 사정이 지난날보다 많이 나아졌음을 체감한다.


양평 전원주택에서 아이 둘과 개 한 마리를 기르며 부부 둘 다 자주 평일에도 집에 머무는 우리를 보고 한량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겠지만은, 그래도 우리 참 열심히 살고 있노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지금 찾아온 아주 조금의 여유는 지난날 더욱 열심히 산 우리가 받은 선물이라고도 이야기하고 싶다.


퇴사와 여유를 꿈꾸는 당신들에게도 인생은 노력한 만큼 찾아오는 무언가는 반드시 있다고 꼭 이야기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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