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요가도 아는 만큼 보인다

by 유이배

요가 지도자 과정의 수업은 의외로 이론으로 시작했다. 첫 2주 차 수업 동안은 실기 수업은 거의 없었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2주 차 동안 실기는 수리야 나마스카라A 티칭 하는 법 외에는 모든 것이 다 이론 수업으로만 꾸려졌다.


수업 주제는 철학과 생리학이었다. 지도자 과정 수업을 듣게 되면 굳은 몸이 개운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앉은뱅이책상에 꼿꼿이 앉아 긴 시간 이론 강습을 듣고 오니 몸은 더 굳어있기 일쑤였다.


하지만 좋았다. 요가 철학과 생리학은 내가 수년 동안 요가 센터에서 수업을 받으면서 접할 수 없는 새로운 분야의 요가였다. 그동안 알았던 것은 요가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고,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었다.


동네 센터만 가더라도 고난위의 아사나를 수행해내는 이들이 제법 있다. 나는 아직 바카아사나 조차 제대로 못해내는 초보인데 요가 강사를 과연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지만, 지금 아니면 도전 못해볼 것 같아 과감히 도전했었다.


그런데 요가 지도자 강습의 초반부에서는 이런 어려운 아사나에 대한 부담은 전혀 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을 지 금부터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 또 당부했다.


그 대신 요가 철학과 생리학의 생소함 들을 내 노트와 머릿속에 채워주었다. 그 양은 너무나 방대하여 제법 긴 시간의 수업에도 불구하고 겉핥기식으로만 배울 수밖에 없었다.


대신 읽어야 할 책들, 방향을 정립해주었기에 스스로 공부해야 할 길은 열어줬다.



철학 수업을 받고 나서 첫 요가 수련은 신비스러웠다. 내 심장이 뛰는 게 느껴졌다. 내 몸의 신경들이 마치 요가를 처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호흡부터 제대로 해보려고 애쓰게 됐다. 요가 생리학의 핵심이라 할 만한 것이 바로 이 호흡(프라나마야)다. 이렇게 호흡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으니 모든 아사나에서 호흡을 잘 챙겨보려 애썼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아주 조금 요가의 진면목을 들여다봤을 뿐인데, 벌써 수련이 달라졌다.


예컨대, 이런 식.


호흡에 신경 쓰세요.
자, 회음을 조으고 배를 끌어올리고
고개는 숙여 배꼽을 바라보세요.
그렇게 반다를 잘 잠그어 보세요.

다운독(아노 무카 스바나사나, 견상자세)을 할 때 선생님이 이렇게 말을 했다. 예전의 나라면 회음을 나름 조으고 배를 끌어올리고 고개를 숙여 배꼽을 바라보는 것까지는 했을 것이다. 그러나 언뜻 지나가는 반다를 잘 잠그라는 말은 무슨 말인지 전혀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나는 반다, 요가에서 말하는 세 가진의 반다, 물라 반다, 웃디야나 반다, 잘란다라 반다가 무엇인지 개념은 알게 됐다. 호흡을 통해 몸의 좋은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생리적 통로들을 잠궈주는 것. 그 의미를 새기며 호흡에 신중할 수 있게 됐다.


요가 지도자 도전기 영상 링크는 아래에!

https://www.youtube.com/watch?v=-gFF3RhK-Jc&t=6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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