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우파비스타코나의 성취가 가진 의미

by 유이배

우파비스타코나, 즉 박쥐자세. 이 아사나는 앉은 자세(단다아사나)에서 다리를 최대한 좌우로 벌리고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가슴을 앞으로 뽑으며 내려가는 자세다.


나는 고관절의 가동범위가 좁은 편이라 일단 좌우로 최대한 벌리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도 올 하반기 들어 지도자 과정을 수강하고 나름 이 아사나에 대해 신경을 쓰며 수련했더니 이제는 160도 정도는 벌려지는 편이다.


문제는 그 상태에서의 전굴인데, 가까스로 팔꿈치까지는 어찌어찌 내려가는 상태인데 늘 거기서 머무르고 만다.

픽사베이 제공. 나 아님 주의

무엇이 문제일까. 내 허벅지 내전근의 문제인 것인지 아니면 고관절의 문제인 것인지, 아직 알지 못하는 신체 근육의 마디의 문제인 것인지. 내려가려 하지 않는 몸을 중력의 힘을 받아 힘껏 내려보내려는 나는 곱씹고 곱씹는다.


살면서 내 몸, 내 근육과 관절에 대해 이렇게 깊이 생각해볼 기회가 있을까. 오로지 요가만이 내 스스로가 근육과 관절의 부위 부위를 깊이깊이 들여다보게 만든다.


가끔 웃음이 나올 때도 있다. 무엇을 위해 인간들은 이렇게 자기 몸을 혹사하는(?) 운동을 하는 것일까. 동물들에 비해 운동량이 턱없이 부족해져 버린 인간들의 숙명인 것일까 하는 생각까지 차오른다.


출근할 때 되어 일어나 밥 거르고 전철에 몸을 실어 회사로 몸을 옮기고 책상 앞에 앉아 이런저런 업무들을 하고 점심 식사로 늦게나마 배를 채우고, 나머지 시간에는 주로 카페인을 들이부으며 해가 지면 퇴근해 다시 몸을 집으로 옮기는 전혀 이상하지 않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내가 내 몸을 깊게 들여다볼 일은 매우 드무니까.


오로지 퇴근 후 딱 한 시간 요가 매트 위에서만 피부 속 뼈와 근육 마디마디까지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비록 관절과 근육은 고통스럽더라도 정신이 맑아지는 것은 내 스스로를 아끼고 있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기 때문 아닐까.


그렇게 신체의 고통보다 정신의 맑음을 즐기며 되지 않는 아사나를 되게 하려 끙끙거리는 내게 어느 날은 선물이 찾아오기도 한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날, 예외 없이 끙끙거리며 우파비스타코나의 순서를 맞았는데 하타 수련이라 천천히 진행되는 흐름 속에서 선생님의 디렉션에 몸을 맡겼다.


자, 천천히 가슴을 들고 숨 내쉬며
상체를 숙여봅니다.
천천히. 천천히.
가슴을 더 들고 엉덩이 근육을 뒤로 쭉 늘여준다는 느낌으로
숨 내쉬며 내려가세요."


그 순간, 단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던 엉덩이가 뒤로 쭉 당겨지고 가슴이 앞으로 쭉 늘어나는 느낌이 찾아왔다.


비록 이날의 아사나는 온전히 나의 아사나가 아닐지라도, 앞으로도 여러차례 몸을 풀고 느린 호흡 속에 몸을 맡겨야 가능할지라도 그런 내 몸의 미세한 근육의 신장들을 마침내 느껴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고 행복했다.

이것은 단순한 성취 이상의 것이기 때문이다. 내 몸이 그렇게 한 단계 한 단계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나는 나를 이겨냈다는 승리 의식과 한계란 어쩌면 없다는 한없는 긍정과 믿고 따르고 반복하고 연습하면 마침내 해낼 수 있다는 노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에 이른다.


그것이 요가 안에서 가능하기에 오늘도 힘든 아사나를 기꺼이 받아들여 가능한 범위에서 딱 한 단계 더 나아가려고 애를 써본다.


동영상으로 보는 요가 지도자 도전기


https://www.youtube.com/watch?v=24PW10td2ZI&t=735s

매거진의 이전글15. 하누만 아사나가 준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