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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이배 Jan 11. 2019

인생의 우선순위를 찾아라

<워라밸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

커리어에서 정말 중요한 숨고르기 중 하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해보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서라도 임원이 되어보고자 한다면 주니어를 벗어난 시점부터는 공격적으로 업무를 하는 것이 맞다. 아쉽게도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는 상당부분 포기해야 한다. 성장의 가속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인의 희생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보다는 개인의 삶이 더 중요하다면 그럼에도 생업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현재 누리는 내 사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안정적 월급은 소중할테니까 말이다.


말 그대로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를 유지하며 두 마리 토끼를 찾고 싶은 쪽이라면, 과연 북유럽의 이름도 생소한 나라에는 존재할까 싶은 이 허상을 현실화할 방도를 찾아내야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워라밸이란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은 판타지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직장 내에선 온전히 일에 올인하고 가정에서는 가족에만 집중할 수 있는 삶이라는 것은 그만큼 상당히 난이도가 높다.


업무나 가정이나 연속성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칼로 무베듯 잘라지지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주니어 시절 내 개인의 삶을 모조리 일에 갈아넣은 편에 속했다. 그만큼 성장은 빨랐지만 돌이켜보니 대학 동창모임, 친구들의 크고 작은 모임에 가 본 기억이 거의 없다. 그들의 결혼식은 챙기지도 못하면서 업무상 연을 맺은 관계자들의 대소사는 다 챙겼다.


그래서였을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돌연 일 외에 내가 충실해야 할 대상이 생기고 나니 혼란이 컸다. 일을 하면서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는 것 같았고 퇴근 후 집에서 아이를 돌본다고 돌보았지만 제대로된 엄마 역할을 해내는 것 같지 않았다.


모든 것이 애매해진 시기, 마치 나를 잃는 것 같은 상실감도 찾아왔다.


시간이 지나며 깨달은 것은 나는 일도 육아도 다 잘해내고 싶어하는데 둘 모두 제대로 하려면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도 부족하기에 애초에 내 기준만큼 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든 생각은 모든 것은 때가 있다는 것. 20대에 일에 매달릴 수 있었던 것은 가정이 없는 20대라 가능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그나마 그 시절에라도 그렇게 일을 해보았다는 점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가정이 생기고 나니 내 인생의 무게중심의 추는 자연히 일보다는 가정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나는 아이 얼굴을 제대로 보지도 않으며 일만 하고 싶은 사람은 아니었다. 어차피 아이와의 시간이 더 소중하다고 판단되는 시기도 내 인생의 극히 일부분일 뿐일 것이다. 그래서 과감히 나는 예전만큼 일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욕심을 덜었다.


물론 매일 야근을 하고 성과를 내어 위로 올라간다 한들 유리천장의 한계가 뻔히 보인 탓도 물론 있다. 지금도 직장에서의 내 모습이 영 마음에 들지는 않으나 아이가 좀 더 자라고나면 또 일에 온전히 내 자신을 던질 수 있는 시기가 찾아오리라는 생각을 한다.


내 인생의 우선순위라는 것도 시기별로 달라지나보다. 지금은 지금의 우선순위에 충실하게 사는 것도 결국 성실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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