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주의 출산으로 가는 길
'출산'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세요?
이런 질문을 한 번 던져보고 싶다. 내 스스로 답을 먼저 해보자면, 고통과 비명, 그리고 두려움이었다. 자궁을 가진 여자이기에, 아이를 결코 낳지 않겠단 생각은 해보지 않았었기에 출산은 언젠가는 나도 치르게 될 일이었다.
그리고 출산에 수반된다는 고통들은 막연하게 두려운 존재였다.
그 누구도 자신의 출산이 고통스럽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내가 출산을 두려움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서른의 문턱을 지나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다. 그리고 곧장, 허니문 베이비가 찾아왔다. 갑작스러웠을지라도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기뻤고 설렜다. 그러나 출산일이 다가올수록 두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늘 맘 카페에 들어가 출산 후기를 읽고 또 읽었다. 남편의 만류에도 제대로 알아야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매일 한두 개 씩의 후기를 꼬박 읽으며 머릿속으로 나의 출산을 미리 그려보았다. 그런 날들이 어느새 몇 달이 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평화로운 출산, 히프노버딩'이란 책을 읽게 됐다. 자연주의 출산에 관한 책이었다. 왜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왔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임신기 사모은 출산, 육아에 관한 책 중 가장 충격적인 책이었다. 이 책으로 인해 기존에 내가 가진 생각들이 와르르 무너졌기 때문이다.
일단 ‘출산=진통, 고통’이라는 생각부터 와장창 깨져버렸다. 책은 출산이야말로 아이와 처음 만나는 엄청난 순간이며 아름다운 순간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사실은 당연한 상식이자 진리일 텐데 나는 어쩜 이렇게 몰랐을까. 내 무지가 새삼 당혹스러워진 순간이었다.
이후에 나는 히프노버딩을 알게 되기 전 나처럼 출산을 무작정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늘 이 책을 권하곤 한다. 어쩌면 사회가(혹은 미디어가) 출산을 주로 고통으로만 소비해왔기에,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의 생각도 그러했던 것 아닐까.
그렇지만 그런 깨달음을 얻은 나조차도 자연주의 출산은 차마 엄두를 못 냈다. 그 책을 접했던 당시는 이미 막달에 가까웠고 '자연주의 출산'이란 특별한 누군가들의 유별난 선택이라고만 생각했다. 나는 호기심에 자연주의 출산 카페에 가입했다가 이내 탈퇴하고 말았다.
그 시기 이미 출산을 치른 선배들은 내게 이런저런 조언을 들려주곤 했는데, 대게는 이러했다.
"진통한다고 괜히 몸부림치지 말고 무통 맞아"
"요즘은 선택 제왕도 많이 한대. 강남 여의사들은 괜히 진통해서 몸 상하게 하지 않고 다들 선택 제왕 한다던데?"
자연주의 출산을 선택지에 올려놓기보다 도리어 제왕절개와 자연분만 사이를 오가며 고민하던 막달이었다.
도무지 가늠이 안 되었던 나의 출산을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하던 어느 날, 드디어 예정일은 다가왔고 거의 매일 병원을 찾던 내게 주치의는 “예정일도 지났고 양수 양이 줄어드니 유도분만을 하자”라고 했다. 그렇게 내 아이와의 첫 만남의 날이 마침내 '택일' 되었다. '나오는 날은 보통 아이가 정한다고 하던데, 양수의 양이 줄어든다고 하니 선택지는 없지'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당연하게 나의 출산일을 받아들였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