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시의 외출

by 가을장미


관형사를 모자처럼 쓰고

굽 높은 부사를 구두로 신고

시선 끌 형용사를 핸드백 삼아

폼나게 외출하고 싶었다


그러나

거울 속 얼굴은 모자에 가려졌고

높은 굽은 편치 않았으며

핸드백은 초라해 보였다


이젠

내 얼굴 닮은 고유한 명사를 집어 들고

내 보폭으로 편히 걸을 수 있는

운동화 같은 동사로 바꿔 신고서


숨이 가쁠 땐 쉼표

눈물이 날 땐 느낌표

아는 척 않고 물음표로


그렇게

외출의 마침표를 찍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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