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내과 박원장' 리뷰
티빙 드라마 '내과 박원장'은 공개되기 전부터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었다. 극 중 주인공 박원장 역을 연기하는 이서진이 파격적인 대머리 분장을 한 채 촬영한 포스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센세이션'은 포스터에서 그쳤다는 게 문제다.
물론 '내과 박원장'은 레드 오션인 메디컬 장르 다른 드라마들과는 소재부터 다르다. 진정한 의사를 꿈꿨으나 막 개원한 병원은 파리가 날려 적자에 허덕이고, 매번 의술과 상술 사이를 고민한다. 동명 웹툰 원작에서 보여준 스토리라인을 드라마로 리메이크하면서 그대로 가져왔다.
극 중 박원장은 '장사'라는 단어를 말버릇처럼 꺼낸다. 이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는 직업윤리 의식 못지않게 자신의 사업체인 개업한 병원 경영도 신경 써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그는 폐업되지 않기 위해 전기요금, 생수, 커피믹스를 절약하고 민심도 예의 주시하는 등 환자 유치에 두뇌 풀가동한다. 또 교육비를 벌기 위해 야간진료도 뛰었다. "의대에서 마케팅을 가르쳐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는 한 마디가 묵직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렇기에 '내과 박원장'의 전체적인 톤은 씁쓸하고 짠내 나는 현실을 반영한 웃픈 블랙코미디에 적합했다. 그러나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그림이나 메시지는 진하게 다가오지 못했다. 어울리지 않는 틀 속에서 보여주려고 했던 탓이 컸다.
호평받았던 웹툰과 달리 '내과 박원장' 드라마의 평이 상대적으로 아쉬운 이유는 시트콤이라는 형식 때문. 웃픈 상황들을 과장된 코미디와 함께 표현하려고 했고, 그렇다 보니 하이퍼 리얼리즘으로 받아 들어야 할 상황과 장면에서 쉬이 공감하지 못하게 됐다.
또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시트콤을 예전 작품들이 취했던 방식들처럼 보여주려고 했던 탓도 무시할 수 없다. 드라마 먼저 웃어버리거나 이게 웃기지 않냐고 강요하는 듯한 연출과 각본으로 일관하니 웃음이 나오질 않는다. 정작 파격적인 변신으로 웃음을 안기며 기대치를 높였던 이서진의 대머리 분장은 정작 본편에선 거의 나오지 않았다. '웃기는 것'을 너무 쉽게 본 게 아니었을까.
주인공 이서진을 필두로 라미란, 차청화, 신은정, 김광규 등 각 배우들은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치밀하지 못한 시트콤 속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주진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