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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Apr 01. 2022

마블엔 있고 소니 마블에 없는 것

영화 '모비우스' 리뷰

'베놈' 시리즈에서 드러난 단점들을 다음에 공개될 작품들에서 보완할 줄 알았다. 그러나 '모비우스'에서도 달라진 건 없었다. 오히려 메이드 인 소니 픽쳐스의 MCU에 실망한 관객들의 수만 더 늘리고 말았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무려 6번이나 개봉 연기한 끝에 베일을 벗은 '모비우스' 또한 '베놈'처럼 스파이더맨의 빌런에서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를 통해 안티 히어로로 재탄생한 히어로 영화다. 희귀 혈액병을 앓는 생화학자 모비우스(자레드 레토)가 흡혈박쥐를 이용해 치료제를 개발하다 세상을 구원할 힘과 파괴적 본능을 가지게 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앞서 언급했듯이, '모비우스'도 '베놈'처럼 영화 곳곳에 치명적인 단점들이 눈에 띈다. 가장 문제는 '모비우스'의 개연성이다. 흡혈을 갈망하는 히어로라는 소재에 흥분했던 탓인지, 영화 속 서사나 안티 히어로 모비우스의 매력을 너무 일차원적으로 표현해냈다. 그래서 욕망과 이성에서 갈등하는 모비우스에 몰입 되질 않고, 모비우스와 갈등을 빚는 마일로(맷 스미스)와의 대립구도도 어설프고 엉성했다.


이는 마블의 위대한 MCU 시작을 알렸던 히어로 아이언맨과 비교했을 때, '모비우스'의 부실함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아이언맨 1'에서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 맨으로 거듭나기까지 정성을 들여 설명하고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이를 부각할 수 있는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더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모비우스'는 히어로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있어 정성을 들이기는커녕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 공식에 끼워 맞추기에 만족했다. 우정과 사랑 등이 등장해 적당하게 갈등 촉매제로 활용되고 빌런들이 무너지는 모습이나 반전 또한 식상했다. 빵빵 터지는 시각효과로 가득한 결투 신으로 어떻게든 만회하려고만 한다. 그렇다 보니 어떤 세계관을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 혼란만 가중시킨다. 


이 때문에 할리우드에서 소문난 연기 장인인 자레드 레토의 존재감이 '모비우스' 내에선 인상적이지 못했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지하고 고뇌하는 모비우스로 분하나, 흡혈귀 얼굴 CG를 뚫고 나오질 못했다. 영화의 낮은 완성도 탓이다. 맷 스미스 또한 숭숭 구멍 뚫린 마일로의 흑화를 선 굵은 연기로 어렵사리 상쇄시키려고 고군분투했다.


실망과 절망과 가득한 상황에서 '모비우스'는 엔딩에 쿠키영상 2개를 공개해, 다시 한번 관객들에게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를 향한 헛된 희망을 심어준다. '무한도전'에서 노홍철 없는 노홍철 팀은 신박하고 재밌었지만, 스파이더맨이 없는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는 완성도나 재미나 둘 다 그에 못 미친다. 그래서 다음 시리즈도 딱히 기대되진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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