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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Jun 02. 2022

147분으로도 뭔가 아쉬운 진한 여운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리뷰

147분 러닝타임이 영화상으로 매우 긴 편에 속하지만, 너무나도 짧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쥬라기 공원' 시리즈 29년 대서사의 최종장이라는 아쉬움과 여운이 몰려와서일 것이다. 


호박에 갇힌 모기에서 공룡 DNA를 추출해 오늘날 공룡들을 부활시킨다는 설정으로 센세이션을 안겼던 '쥬라기' 시리즈의 6번째인 '쥬라기 월드:도미니언'은 4년 전 개봉했던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바통을 이어받아 출발한다. 이슬라 누블라 섬에서 포획된 공룡들이 세상 밖으로 탈출하게 되면서 인류와 공존하게 되는 처지에 놓인다. 인간은 공룡과의 공존을 위해 보호구역을 만들고, 인젠의 라이벌사 바이오신이 관리에 나선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두 트랙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먼저 '쥬라기 월드' 커플 오웬(크리스 프랫)과 클레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납치당한 복제인간 소녀 메이지(이사벨라 서먼)와 벨로시랩터 블루의 새끼를 찾으러 나선다. 생물학자 엘리(로라 던)는 생태계를 위협하는 메뚜기떼를 추적하다 공룡시대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고, '쥬라기 공원' 시절 옛 동료인 고생물학자 앨런(샘 닐)과 의기투합하며 진원지를 함께 찾는다.


'쥬라기' 시리즈 마지막답게,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선 '쥬라기 월드' 주인공들 뿐 아니라 29년 전 '쥬라기 공원'을 대표했던 주인공들까지 모두 소환된다. 두 세대의 만남을 성사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모두 제대로 된 역할을 배분하면서 영화에 확실히 녹아내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하나의 통합을 이뤄낸다. 여기에 클론 인간, 단성 생식 등 전편에 풀지 못한 떡밥들을 해결하는 동시에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피날레를 준비한다.



공룡들이 이슬라 누블라 섬에서 탈출한 만큼, 지구 전체를 무대로 삼은 어마 무시한 스케일과 로케이션을 자랑한다. 초반부 오웬 일행과 설원 위를 함께 달리던 파라사우롤로푸스 무리들이나 몰타 전체를 배경 삼아 쫀쫀한 긴장감을 선사하던 추격신이 인상적이다. 여태껏 섬에 갇혀 지내던 공룡들이 마음껏 활개 치니 블록버스터의 묘미가 제대로 실감 난다. 앉아서 시청하는 테마파크의 클래스랄까.


이번 편에서도 다채로운 공룡들이 출몰해 '쥬라기' 테마파크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대표 아이콘인 벨로시랩터와 티라노사우르스는 물론, 지구상 가장 큰 육식 공룡 기가노토사우르스를 포함한 27종이 나온다. 이중 10종은 '쥬라기 월드:도미니언'에서 첫 선을 보이며 차별점을 둔다. 


놀이공원 다운 재미와 스케일에 치중하다 보니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약한 편. 29년 간 이어온 스토리를 다 알아야 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존재하고, 등장인물들이 점점 늘어나다 보니 산만해진다. 또 전개 중간중간이 몰입도가 떨어져 산만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벨로시랩터나 티라노사우르스의 비중이 이전 편들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쥬라기' 시리즈 마니아들이 슬퍼할 부분이다.


장단점이 확실한 작품이나, 영화계의 한 획을 그은 전설이 마침표를 찍는다는 점 때문에 괜히 아쉽다. 147분에 잘 담아냈으나, 마지막이라는 여운을 정리하기엔 여전히 부족하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즐기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느끼는 아쉬움을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서 만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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