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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Jan 09. 2023

개봉 스위치를 켠 타이밍이 아쉬워

영화 '스위치' 리뷰

작품 완성도나 관객들 평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영화가 흥행하진 않는다. 때로는 영화가 개봉하는 타이밍이 크게 좌우할 때도 있다. 2023년 새해와 함께 극장 개봉을 한 영화 '스위치'를 보면 관객들에게 선보였던 시점이 아쉽다는 안타까움이 밀려 온다.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스위치'는 자타공인 최고 슈퍼스타 박강(권상우)이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만끽하던 중, 크리스마스 이브에 자신의 인생이 바뀌는 특별한 기회를 얻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인생을 'B(irth)와 D(eath) 사이 C(hoice)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그때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하고 후회했던 순간들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고, '스위치'는 박강이 과거 떠나보냈던 연인 수현(이민정)과 한 가족을 꾸리게 되는 멀티버스로 떨어진다. 슈퍼스타였던 그는 '서프라이즈' 재연 배우이자 쌍둥이 남매의 아빠, 그리고 자신의 매니저이자 친구 조윤(오정세)은 대한민국에서 잘 나가는 스타로 승승장구 중이었다.


'스위치'의 포스터나 예고편에서 쉽게 느낄 수 있듯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스토리라인은 예측 가능한 '가족' 이야기다. 영화는 평범한 가족으로 살아가는 경험을 판타지로 체험한 슈퍼스타에게 인생에서 무엇이 소중한지 깨닫는 과정을 담는다. 다소 뻔해 보이지만, '스위치'는 센스 넘치는 연출과 전개로 클리셰를 깨뜨린다.



기시감 느낄 수 있는 가족 영화들과 차별점을 둔 첫 번째는 '탐정: 더 비기닝'에서 배우와 각색감독으로 연을맺은 이후 '스위치'로 재회한 권상우, 마대윤 감독의 합이다. 두고두고 회자되는 '소라게 짤'을 비롯해 영화 속에서 권상우의 과거 출연작을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등장하면서 '박강 세계관'에 흠뻑 빠져들게 만든다. 또 열과 성을 다하는 박강의 '서프라이즈' 재연 연기 또한 웃음 버튼을 부른다.


여기에 실제 아이 부모님인 권상우, 이민정의 생활감이 묻어나오는 부부 케미나 절로 입꼬리 올라가게 만드는 아역 배우 박소이, 김준의 매력, 상대적으로 분량이 많진 않으나 등장할 때마다 믿고 보는 신스틸러 활약하는 오정세의 존재감도 '스위치'가 가진 또 다른 매력이다. 


영화를 보면서도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보인다. 갑자기 다른 세계에 떨어진 박강이 당혹스러운 변화에 받아들이기까지 감정선들이나 서사들이 차곡차곡 쌓여야하는데 뭔가 스킵한 듯한 구석이 느껴지긴 한다. 그러나 '스위치'가 전달하는 은은한 행복 온도 덕분에 단점이 어느정도 상쇄되긴 한다.


이보다 더욱 아쉬운 건, '스위치'의 개봉 시점. 영화의 원제('크리스마스의 선물')나 주된 배경 등을 고려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진작 개봉했어야 했으나, 코로나 팬데믹 여파인지 뒤늦게 공개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필 대형 규모 영화들('아바타: 물의 길', '영웅' 등)이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어 온기가 제대로 전해지지 못해 안타깝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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