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치 2' 리뷰
성공한 전편의 뒤를 이어 등판하는 속편들은 하나 같이 '1편보다 더 나아야 한다' 혹은 '달라야 한다'라는 압박감을 받게 마련이다. 약 5년 만에 '2'를 달고 지난 22일 국내 개봉한 '서치 2' 또한 같은 숙명이었다. 1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느껴지나, 극복하진 못했다.
스터디 그룹에 갔다가 실종된 딸 마고 킴(미셸 라)을 찾아 나섰던 아빠 데이비드 킴(존 조)의 이야기를 그렸던 '서치 1'처럼 '서치 2' 또한 같은 구조로 시작한다. 콜롬비아 여행을 떠난 엄마 그레이스 앨런(니아 롱)이 귀국현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자, 딸 준 알렌(스톰 리드)이 엄마의 흔적을 수소문하기 시작하는 내용이다.
1편과 2편 모두 실종된 가족을 찾는 방식은 동일하다. 다만, 최신 IT 기기에 서툴었던 중장년층 데이비드에 비해 '요즘 애들' 준은 '이런 기능 알고 있어요?'라고 대중에게 자랑하는 듯, 기막힌 사용설명서(?) 역할을 해낸다. 아이폰 기능과 구글 계정이 이렇게까지 어마무시했었나 생각이 들 수준이다.
덕분에 똑같은 스크린 사이즈 화면임에도 전편보다 훨씬 더 속도감이 생겨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너무나 현란해서인지 아니면 어떻게 해야 할지 멘붕이 온 준의 상태를 반영한 것인지 때로는 정신 사납게 다가온다. 수없이 잽을 날려 상대의 시선을 혼란케 만드는 느낌이랄까.
충분히 다양한 기술 설명서를 보여줬다고 생각했는지, 중반부터 '서치 2'는 예상치도 못한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잇는 꼬리물기를 시전한다. 초반부 딸 준을 위해 온 가족이 담긴 영상을 편집했던 엄마 그레이스의 과거 고백을 떡밥을 발판 삼아 쉴 틈 없이 쏟아낸다. 이를 따라가던 관객들의 뒤통수를 거침없이 세게 때린다는 점에서 이 반전 서사들은 확실하다.
그러나 반전극으로 집중하는 대신, 현란하고 신통방통했던 서칭은 점점 약해지고 반전 스토리가 안내하는 엔딩이 다소 허무하게 다가온다. 사실 '서치' 1편이 호평을 받았던 또 다른 이유는 색다른 연출뿐만 아니라 온라인 인간관계가 얼마나 허망한 것이며 한 길 사람 속을 모른다는 묵직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서다. 그에 반해 '서치 2'는 비슷한 골격을 유지하되, 2편 만의 차별 포인트가 크게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마치 FBI 조사관 일레이자 박으로 출연한 다니엘 헤니의 극 중 존재감과 닮아 있다. 예고편에선 그가 엄청난 역할을 해줄 것처럼 보이나, 막상 뚜껑을 오픈하니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친 수준이다. 결국 서치 2'는 전보다 '힙'하기만 할 뿐, 더욱 나아진 부분은 없다.
그럭저럭 볼 만한 '서치 2'에서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바로 주인공 준 역의 스톰 리드다. 이제 갓 20살에 접어든 어린 배우이지만, 내공이나 존재감은 1편의 주인공 존 조 못지않게 강력하다. 삐그덕 거리는 서사 전개도 그의 감정선으로 훌륭하게 커버해 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