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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Jun 02. 2023

아는 맛이어도 김치찌개 맛은 못 참지

영화 '범죄도시3' 리뷰

한국인이라면 김치찌개가 어떤 맛인지 다 안다. 그런데도 칼칼한 그 맛을 잊을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인의 소울푸드로 사랑받는다. 영화 '범죄도시3' 또한 그렇다. 어떤 내용이고 그림인지 뻔히 알면서도 보게끔 만드는 매콤한 맛을 장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덧 3편으로 컴백한 '범죄도시3'는 서울 금천서에서 활약하다가 광수대로 옮긴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의 이야기를 그린다. 장첸(윤계상), 강해상(손석구)에 이어 이번 편에서도 마석도 앞에 무지막지한 빌런이 등판하고, 마석도는 정의의 주먹으로 이들을 응징한다는 스토리다. 다만, 이전 편과 달리 이번에는 메인 빌런이 두 명이나 등장한다.


빌런이 2명으로 늘어난 효과인지 액션 또한 이전보다 대폭 늘어났다. 주인공 마동석은 3편에서도 자신의 피지컬과 시그니처 '원펀치'를 활용한 복싱 액션으로 화끈한 타격감을 선보인다. 팡팡 터뜨리는 듯한 음향까지 더해지니 마동석의 정의로운 펀치 한방 한방에 관객들은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여기에 여전한 유머들과 이전보다 더 많이 맞는 액션까지 추가돼 마석도 또한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만들어낸다.


마동석 못지않게 '범죄도시' 시리즈는 악역을 연기하는 배우 맛집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이번 3편에서도 그 맛집 명맥을 이어가 관객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킨다. 비록 장첸, 강해상을 뛰어넘을 정도는 아니지만 마석도와 겨루는 주성철 역의 이준혁, 리키 역의 아오키 무네타카의 아우라는 강력하다. 후반부에 각각 마동석과 1대 1로 맞붙는 장면 또한 잊을 수 없다.



주인공 마석도, 메인 악당 주성철-리키 주변에 포진된 '범죄도시3' 캐릭터들을 연기한 배우들 하나하나도 눈길을 끈다. 금천서 식구들을 대신해 마동석과 콤비로 다니는 김만재 형사 역의 김민재는 적재적소에서 위트와 액션 연기를 뽐내며 활력을 더한다. 또 미워할 수 없는 빌런 겸 조력자 김양호, 초롱이를 맡은 전석호 고규필은 등장 자체만으로도 미친 존재감을 뽐내며 이번 편의 신스틸러로 눈도장 찍는다. 아쉽게 3편에 등장하지 않는 장이수(박지환)의 공백을 메꾸기 충분했다.


다만 '범죄도시3'는 2편보다 더욱 발전했거나 차별점을 두고 있진 않다.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설정, 장면, 스토리라인 등을 보여주고 있기에 클리셰 집합체로 다가올 수밖에. 또 전반부에 한껏 풀어낸 것에 비해 마무리하는 후반부는 약간 성급하게 정리한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2편에서도 그랬듯 이번에도 작품성이 높은 편은 아니나, '범죄도시3'는 대중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하다. 영화를 보러 오는 관객들에게 적절한 액션과 시원함, 그리고 웃음, 연기력을 다 갖추고 있고 크게 집중할 필요도 없어 부담감도 적다. 김치찌개 같은 매력을 진득하게 풍기고 있다.


결국 '범죄도시3'는 관객이 잘 아는 맛을 맛깔나게 살려서 영화 전체를 채운다. 그렇기에 어떨지 다 알고 있음에도 관람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전편에 이어 '천만 영화' 타이틀을 얻을지는 미지수이나,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범죄도시3'는 확실히 대중 픽이라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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