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 Hyun Jun 13. 2023

복서의 심장으로 밀어붙이는 펀치 한 방

드라마 '사냥개들' 리뷰

복싱에 대해 잘 모르지만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을 보고 있자면 '복서의 심장'이 어떤 의미인지는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다. 순수하고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이들의 펀치가 전하는 통쾌함이 화면 너머로도 전달되서였을 것이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사냥개들'은 사람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 건우(우도환)와 우진(이상이)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다. 평범해 보이는 제목과 달리 내용은 꽤나 강렬하다.


'사냥개들'의 전반적인 느낌은 영화 '청년경찰'과 꽤나 닮아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 드라마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이가 '청년경찰' 메가폰을 잡았던 김주환 감독이다. 복싱과 해병대라는 교집합으로 만난 건우와 우진은 사채업자인 명길(박성웅) 때문에 끈끈한 듀오로 발전함과 동시에 정의를 위해 힘차게 주먹을 날린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의 우정과 성장으로 쌓아가는 순수한 브로맨스가 눈길을 끈다.  


원작에서 유도를 하던 주인공들이 복싱 유망주로 설정을 바꾼 것은 '사냥개들'의 신의 한 수였다. 건우&우진 콤비의 스피디하고 리듬감이 느껴지는 펀치 액션은 절로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주인공들이 위기를 겪을수록, 마주하는 빌런들의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복싱을 기반으로 한 액션 또한 강력해지기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주인공 투톱을 맡은 우도환, 이상이는 '사냥개들'을 통해 그동안 보여줬던 이미지들과 사뭇 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우도환은 악인들이 판 치는 세계에서 올곧고 선한, 다소 비현실적인 건우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면서 중심축을 잡는다. 이상이 또한 능글맞으면서 유쾌한, 그러면서 의리가 강한 우진을 잘 표현하면서 우도환과 끝내주는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총 8회로 구성된 '사냥개들'은 시종일관 속도감 있게 전개되지 못하고 실제 복싱을 보듯 몰아치다가도 체력이 소진되거나 얻어맞아 그로기 직전 상태에 몰리는 듯한 구간도 심심찮게 보인다. 중간중간에 배치된 느슨해진 서사들 때문이다. 차라리 6부작으로 구성됐다면 쉴 틈 없이 밀어붙이는 액션과 긴장감이 더욱 극대화 됐을 것이다.


그리고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켜 중도하차한 김새론이 '사냥개들' 완성도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그가 맡은 현주 캐릭터는 건우, 우진과 티격태격하면서도 명길의 스마트 캐피탈에 대항하기 위해 함께 힘을 합치는 인물. 김주환 감독이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라고 말했지만, 주연급 분량을 지니고 있어 최소화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던 셈. 여기에 현주가 사라진 7회부터는 갑자기 다른 드라마로 바뀐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고,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사냥개들'은 액션, 드라마, 캐릭터 플레이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건우와 우진의 두 캐릭터와 관계성 또한 '청년경찰'에 비견될 케미스트리였고 작품이 가진 큰 단점을 어느 정도 잘 상쇄했다.


★★★



매거진의 이전글 어디서 MCU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