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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Aug 18. 2023

유해진 얼굴, 무해한 달짝지근 로코

영화 '달짝지근해: 7510' 리뷰 

요즈음 극장가에서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희귀해졌다. 현재 대형 상업 영화나 장르물에 쏠려있는 추세이고, 그나마 최근 개봉된 로코 작품들 중 상당수가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런 와중에 괜찮은 로코물이 개봉했으니 바로 '달짝지근해: 7510'이다.


'달짝지근해'는 과자밖에 모르는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 차치호(유해진)가 직진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의 이일영(김희선)을 만나면서 인생의 맛이 버라이어티 하게 바뀌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해진의 첫 로코 주연작이자, 김희선의 20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완득이', '증인' 등으로 따스한 감성을 전했던 이한 감독의 작품답게, '달짝지근해'에도 자신의 장기인 따뜻함과 무해함, 그리고 밝은 감성을 베이스로 깔아 두고 그 위에 개성 가득한 캐릭터들의 서사와 웃음, 케미 등을 능수능란하게 펼쳐낸다.


뻔한 결말이 예상되는 로맨스이지만 달짝지근해'는 이를 감안하고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을 만큼, 무해한 웃음과 힐링 요소들이 가득하다. 두 주인공 차치호와 이일영을 비롯해 주변인물인 차석호(차인표), 석훈(진선규), 은숙(한선화) 등 통통 뒤는 귀여운 매력을 발산함과 동시에 선 넘지 않는 기분 좋은 코믹연기를 펼친다. 그러면서도 사랑해 본 이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설렘, 행복, 그리고 눈물 쏙 빼는 아픔과 슬픔 등 다양한 감정선까지 건드린다.



그중에서도 '달짝지근해'에 가장 눈길이 가는 인물은 단연 유해진과 김희선이다. 지난해 개봉한 '올빼미'에서도 생애 첫 왕 역할을 기가 막히게 소화한 데 이어 이번에는 유해진 얼굴과 순수함, 그리고 픽 웃음이 새어 나오는 아재개그까지 차치호 착붙 연기를 선보인다. 김희선 또한 변함없는 미모와 러블리함, 그리고 선입견 없이 상대에게 따뜻함을 건네는 착함으로 무장해 일영 캐릭터에 몰입하게 만든다.


차인표, 진선규, 한선화의 극 중 미친 존재감도 장점이긴 한데, 이들 이외 이 영화에 등장하는 카메오들도 관객들에게 웃음을 유발케 만든다. 보통 영화에 지나치게 많이 나오면 몰입을 깨는 데 반해, '달짝지근해'에선 영화 분위기를 적절하게 환기시키고 적은 분량에도 일당백 활약을 한다. 이한 감독과 이전작에서 함께 작업했던 정우성, 임시완, 고아성, 염혜란이 생각도 못한 타이밍에 튀어나와 치호와 일영의 로맨스를 단단하게 만들기도.


같은 시기에 스크린에서 경쟁하는 블록버스터 작품들과 비교하면, '달짝지근해'가 약세일 수 있다. 그러나 가볍게 웃으면서 순수함 가득한 힐링이 묻어 나오기 때문에 호불호가 가장 적다. 영화 제목대로 달짝지근한 맛을 맛본다면 '달짝지근해'가 좋은 선택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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