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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Oct 23. 2023

수지, 수지.. 오 수지!

드라마 '이두나!' 리뷰

넷플릭스 '이두나!'를 보다가 잠시 잊었던 게 생각났다. 맞다, 수지는 원래 걸그룹(Miss A)으로 시작했지. 수지였기에, '이두나!'가 드라마로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동명 웹툰을 영상화한 '이두나!'는 평범한 대학생 이원준(양세종)이 셰어하우스에서 은퇴한 아이돌 이두나(수지)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두나를 포함해 김진주(하영), 최이라(박세완) 세 여자와 얽힌 이원준의 이야기를 담았던 원작과 달리 넷플릭스 버전은 이원준과 이두나 두 캐릭터 간 서사에 무게중심을 뒀다.


전형적인 청춘 로맨스물이다 보니 드라마의 스토리 라인 자체만 놓고 봤을 때 진부한 면이 크다. 모두의 사랑을 받았던 아이돌이었다가 필치 못한 사정으로 은퇴한 이두나와 평범한 대학생 이원준의 로맨스는 성별만 바꿨을 뿐, 다른 로맨스물에서 숱하게 사용되어 왔던 클리셰이기 때문. 후반으로 전개될수록 현실 연애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에피소드에 녹여내 무게감을 더하긴 하나, 이 부분 또한 '이두나!' 이외 다른 작품에서도 볼 수 있는 대목이긴 하다.


대신 '이두나!'는 극의 중심을 이끄는 캐릭터 이두나의 매력적인 모습에 공들여 담아낸 흔적들이 가득하다. K-아이돌 대표로 각광받았던 이두나의 스타일링이나 동화적인 분위기를 띠는 셰어하우스 바깥에서 담배를 피우는 부분은 몽환적인 느낌을 심어줬다.



특히 아이돌로 데뷔해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수지가 자신의 경험담을 녹여낸 듯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와 더해져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수지 덕분에 이두나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괜히 '수지 착붙'이라는 말이 나온 게 아니다.


어디로 튈지 몰라 자칫 비호감처럼 보일 수 있는 이두나가 애틋하게 보일 수 있었던 건 상대역인 양세종의 역할도 적잖게 중요했다. 그는 수지와 좋은 연기 합을 선보이며 이두나-이원준 케미를 극대화시키는 데 공헌했다.


수지 이외 김진주, 최이라 역으로 분했던 하영, 박세완의 존재감도 눈에 띈다. 하영은 이원준이 짝사랑했던 김진주의 풋풋함과 청순함을 어필하며 눈도장을 찍었고, 박세완은 감초 같은 연기로 극에 활기를 채운다. 이들이 연기한 캐릭터가 이두나, 이원준의 들러리처럼 소비된 게 아쉬울 따름이다.


★★☆



해당 글은 헤드라잇에서 발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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