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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Sep 11. 2021

결국 남은 건 자극성과 논란뿐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리즈 리뷰

( '펜트하우스 1'~'펜트하우스 3'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약 11개월 간 총 3개 시즌 48회 동안 '펜트하우스'가 보여준 것은 자극적이고 센 수위를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는지 한계만 테스트한 셈이다. 아무리 성악설을 기반 삼아 인간의 추악한 욕망을 담아내려고 하더라도 정도가 지나쳤다.


앞뒤 맥락이 전혀 연결되지 않는 개연성 부족은 '펜트하우스' 시즌1부터 이미 드러났던 문제점이었고, 이를 집필한 김순옥 작가의 전작에서도 꾸준히 비판받아왔던 내용들이었다. '순옥적 허용'이라는 우스갯소리 같은 표현이 탄생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그런데도 치명적인 단점을 상쇄시킨 건, 보는 이들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빠른 전개 속도와 단순 명쾌한 원인-결과 공식, 강도 높은 매운맛들이 초반부터 포진했기 때문. '펜트하우스' 시즌1 첫 회부터 민설아(조수민)가 헤라펠리스에서 갑자기 떨어져 죽게 되는 장면으로 포문을 열어 매회 자극적인 내용과 장면들이 단골로 등장했다.


사진=SBS


이는 많은 이들에게 불편함을 안겨줬으나, 이 또한 '김순옥 장르'라고 인정하는 반응으로 돌아서면서 '함께 욕하면서 즐기는' 요소로 바뀌었다. 쉽게 말해, 대놓고 막장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으니 줄거리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다음 장면을 어떠헤 표현할까에 호기심을 갖게 되는 관전 포인트가 생긴 것. 이를 앞세워 '펜트하우스' 시즌1이 최고 시청률 28.8%(닐슨코리아 전국)를 기록하며 2020년 SBS 최고 시청률 드라마로 등극했다.  


박수칠 때 떠나는 타이밍을 진작에 읽었다면 '흥미로운 막장'으로 끝났을 텐데, '펜트하우스' 또한 극 중 캐릭터들처럼 과한 욕망을 드러내며 욕심을 부렸다. 죽음과 생환을 밥 먹듯 반복하면서 극적 긴장감을 스스로 떨어뜨렸다. 이어 오윤희(유진)나 유제니(진지희) 등 일부 캐릭터들의 성향이 손바닥 뒤집듯 너무나 쉽게 극단적으로 변해 공감대를 떨어뜨렸다. 여기에 천서진(김소연), 주단태(엄기준) 등 극악무도 빌런들의 빌런화를 합리화시키려고 깔아놓은 전사, 만족을 모르는 가학과 폭력의 표현들이 난무했다.


결국 이는 걷잡을 수 없는 폭주로 발전했고, '펜트하우스' 시리즈는 시즌 3 14회로 종영할 때까지 수많은 논란들을 생산했다. 지나치게 과욕을 부린 탓에 최소한의 보편성마저 잃어버려 대중의 비난을 앉은 채 떠나게 됐다.


그나마 '펜트하우스'의 몇 안 되는 장점이라고 한다면, 메인 캐릭터를 연기했던 유진과 김소연, 이지아 3인방이 이 드라마를 통해 다시 한번 연기자로서 인정받게 됐다는 점이다. 부족한 개연성을 연기력으로 채워 넣으며 시청자들이 감정 이입시키는 데 큰 노력을 했다. 이들이 있었기에, '펜트하우스'는 11개월간 달릴 수 있었다.


시즌1~시즌2 : ★☆

시즌3 : ☆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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