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캔디맨' 리뷰
역시나 조던 필 유니버스의 한 축 답다. 그러나 너무나 직설적인 탓일까. 의도는 확실히 명확한데, 장르적 매력이나 여운은 '겟 아웃'이나 '어스'에 비하면 아쉬운 구석이 눈에 띈다.
약 20년 만에 도시괴담 캔디맨이 부활했다. 현실 공포의 대가 조던 필과 떠오르는 신예 감독 니아 다코스타 손을 거쳐 21세기형 '캔디맨'으로 탄생했다. 1992년작 동명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백인 여성 헬렌(버지니아 매드슨) 대신 흑인 남성 안소니(야히아 압둘 마틴 2세)로 바뀌었고, 이와 함께 예술계를 조명하게 됐다.
1992년 버나드 로즈 감독이 만든 동명 영화를 리부트 해서인지 일정 부분 내용이 연결되긴 하나, 전편을 보지 않아도 이 영화를 관람하는 데 불편함은 없다. 조던 필 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나기 때문이다.
'겟 아웃' 때부터 꾸준히 던졌던 인종 차별 등이 주는 현실 공포를 기반 삼아 최근 이슈가 된 'Black Lives Matter' 등을 언급하며 더욱 강조했다. 또 시카고 유명 빈민가였던 카브리니 그린을 헐고 쌓아 올린 곳이라는 설정이 더해져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도 다뤘다. 이를 대중적 인기를 위한 스토리텔링으로 활용하는 모습도 꽤 풍자적이다.
그러나 극 중 전시된 안소니의 작품을 두고 평론가가 "너무 직설적"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캔디맨'은 너무 직설적으로 표현해 공포 장르의 완성도 면에선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그간 무고하게 희생당한 흑인 피해자의 분노가 집약된 캐릭터인 캔디맨을 구축하는 데 정성을 들인 노력들이 보이긴 하나, 정작 캔디맨에 의해 수차례 반복되는 살인들은 '캔디맨'서 강조해온 메시지나 의도들을 안다면 손쉽게 예측된다. 예견 가능한 범위라서 그리 긴장감을 주진 못한다.
앞서 언급했던 1992년작과 2021년작의 연결고리를 설명하고자 주인공 안소니와 캔디맨 간 연결고리에 지나치게 치중한 면도 공포 영화 특유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흑인이 아닌 다른 관점에 도입해도 무시무시했던 '겟 아웃'이나, 은유적인 표현들로 깔아 둬 곱씹을수록 소름 끼치면서 여운을 남겼던 '어스'에 비해 너무 단조로웠다.
'캔디맨'이 던지는 메시지는 확실히 무시무시하고 가벼이 볼 수 없는 사회문제 중 하나인 건 맞다. 그러나 계속 동어 반복하다 보니 교조주의적으로 변질되는 느낌을 마냥 떨쳐낼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