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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나 Aug 09. 2021

나에 대해 알아가는 것

안데르센 동화 공모전 <미운 아기 오리>

우리는 자신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살아가지만 사실 자신에 대해 완벽하게 알기란 쉽지 않다.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어떤 상황에서 혹은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발견하기도 하고, 누구랑 함께 있느냐에 따라 나의 모습은 시시각각 변하기도 한다. 불편한 상사와 있을 때의 나와 편한 친구와 있을 때의 나의 모습이 다르듯이. 우리는 끊임없이 달라지는 나에 대해서 발견하며, 나에 대해 다 알아냈다고 생각했다가도 누군가 "그래서 넌 누군데?"라고 물으면 어쩐지 의기소침해진다. 특히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내 소개를 멋들어지게 해야 한다던지, 짧은 시간 안에 나에 대해 인상 깊게 소개해야 하는 자리에서는 더 초라해진다. 급기야 '나는 나에 대해서도, 내 소개조차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다니.' 하면서 자책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럴 필요 없다. 소크라테스도 말하지 않았는가. "너 자신을 알라."라고. 

그렇지만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우리는 자신을 알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걸 싫어하는지 등 나에 대해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모두 알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신에 대해 잘 아는 것만큼 삶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나 자신에 대해 어떻게 알아가야 할까? 사람들은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 남들에게 자신에 대해 물어본다. "나는 어떤 사람인 것 같아?"라는 질문으로 나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고,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MBTI 같은 테스트로 자신을 알아가고자 한다. 얼핏 보면 가장 쉽고 가장 객관적인 방법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나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상대의 의견만 많이 물어본다면 큰 오류가 생길 수 있다. 물론, 남들이 보는 나는 어떤지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그것에 전적으로 의존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너는 못생긴 오리야."라고 말하는데 "아니야, 나는 백조야!"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기란 쉽지 않다. 우리는 쉽게 "남들이 하는 말, 뭘 그렇게 신경 써?"라고 말하지만, 사실 다수의 의견이 끊임없이 주입되면 누구나 흔들리기 마련이다. 흔들리는 자신을 꼭 붙잡고 중심을 지키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린 '미운 아기 오리'의 이야기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미운 아기 오리는 태어날 때부터 남들과 다른 외모로 태어나 많은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못생긴 외모를 자책하고, 저기 멀리 날아가는 아름다운 백조를 보며, 부러워하고 절망했다. 그런데, 미운 아기 오리는 거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 어떤 것을 할 때 기분이 좋은지 발견해 나갔다. 


"하지만 물 위를 떠다니면 기분이 무척 좋은 걸요.
  그리고 머리를 물에 담그고 바닥까지 자맥질 치는 것도 아주 기분이 좋아요."

오리 농장에서 도망친 미운 아기 오리가 어느 할머니의 낡은 오두막에서 암탉에게 한 말이다.

우리는 여기서 이 미운 아기 오리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나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서 너무 거창한 것을 찾으려 하거나, 화려한 수식어로 자신을 꾸미려 하지 말고 작은 것이라도 그냥 자신이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기분이 좋은지부터 찾아보도록 하자. 또 그 기분 좋은 일들을 찾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 직접 해봐야 내가 기분이 좋은지 아닌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해보지 않고 판단하지 말고 과감하게 미운 아기 오리처럼 긴 모험의 여정으로 떠나보길 바란다. 그 여정 속에는 온 마음을 빼앗기는 아름다운 광경도 있겠지만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혹독한 추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여정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끝내 미운 아기 오리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도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 일상의 여정에서 경험해 보자. 그렇게 경험이 쌓이고, 그 여정의 끝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나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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