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
나는 많이 힘들게 살았으니까 앞으로는 힘들지 않겠구나... 생각했던것같다.
나를 좀 데리고 도망쳐 줄래? 그에게 말했다.
그러나 도망친 곳은 그 전보다 더 힘든 곳이었다.
나의 30대는 빙하기를 맞이 했다.
늘 외로웠지만 외롭다고 말할 수 없는 고통.
이해 받지 못했고, 그 세월을 견뎌내기 위해 나는 스스로를 지켜낼 방법을 찾아야 했다.
아무렇지 않은척 하기.
외롭지 않은 척 하기.
나 혼자 씩씩하게 살 수 있는 척 하기.
그렇게 그냥 믿었던 것 같다.
그렇게 끝이 났음에도 나는 꽤 낯선 지금에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가끔은 보통의 가족처럼 함께 차를 타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간적도 있었고,
함께 일본이나 제주도로 여행을 간적도 있었지.
미안함도 아쉬움도 그 어느 감정도 남아 있지 않은 그의 문자를 보니...
나는 또 다시 무너져 내렸다.
삶의 의미.. 그 빙하기에 나는 내 삶의 의미들을 다 두고 와버렸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잘할수 있지 않았나 후회스러운 그 고통의 시간들이..
오늘 또 다시 부메랑처럼 돌고 돌아
많이 아프고 서러운 날이었다.
그리고 미안했다.
아이처럼 보채기만 한 나를 영문도 모른채 안아줘야 하는
그냥 울고 싶었던, 따뜻한 품에 안겨 펑펑 울고 싶었던 마음.
너의 잘못이 아니잖아. 또 그렇게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지만..
오늘이 지나기 전까지는 나아질것 같지 않아 미안했다.
나는 사실 참 연약했던 사람에 불과했었구나.
과거도 현재도 남아 있는 나의 날들을 어떻게 감당하고 살아야할지
도대체가 용기가 나지 않는 그런 날...
다그래.... 그렇게 살고 있어... 위안을 삼아 봅니다.
눈이 녹으면 봄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