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나에게도 공평하더라.
요리를 하고 식탁 위에 차려 놓고 마주 앉아 음식을 먹는다.
함께 먹으려고 일부러 저녁도 먹지 않고 겨우 만날 수 있는 두 세시간을 함께 이렇게 보내고 있다.
수저를 놓고 그릇에 음식을 덜어주며
별다르게 하는 말은 없지만 이 시간이 참 포근하고 좋다.
다 먹고 자연스럽게 식탁을 치우고 그가 설겆이를 했다.
내가 요리하는 동안에도 집을 돌아다니며 뭔가 사부작 거리며 일을 하고 있던 그였다.
무엇을 해달라고 하는 것도 해줘야 하는 것도 없었지만..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인것처럼 서로를 알아서 챙겨주고 돌봐준다.
우리는 참 비슷하다.
누군가를 맞춰주는게 익숙한 우리 둘은 화도 내지 않고 큰소리로 싸워본적도 없다.
나에게는 "참 보석 같은 사람이다" 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문득 어느 기억을 건드리는 장면이 떠오르면 숨이 막히고
눈물이 쏟아질듯 가슴이 아파온다. 그러나 이 얼마나 공평한 시간이었나.
나는 지금을 만나기 위해 그렇게 시간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만 틀어졌어도, 어긋났어도 나는 이렇게 행복하지 못했을거야.
문득 당신을 알아주지 못하고 떠나버린 당신의 예전 사람에게 감사하다.
그 사람에게도 시간은 공평했을 것이다.
그렇게 공평하게 사용했던 시간에 대해서
우리는 불행이든 행복이든 책임을 지고 살아갈 것이다.
가끔은 그런날, 나만 불행하다고 느끼던 그 시간들은
사실은 아주 공평한 시간이었습니다.
-미미수플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