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파는 브랜드, 오롤리데이
책이 도착한 지가 며칠인데,
펼치기가 좀 망설여졌다.
지난 몇 년 동안 작은 사업을 했는데, 코로나를 맞이한 후 목적 없이 떠돌며 무기력했던 시간을 보내다 어설픈 끝맺음을 했다. '끝맺음'을 할 수 있었던 것도 타의로 겨우 할 수 있었고, 그렇게 끝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정말 그 당시 나에겐 하늘이 도왔다 생각한다.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걸 구현해가며 설레기도 하고, 좋은 피드백을 받으면 어깨에 힘을 주기도 했지만 갈수록 내 부족함을 마주하는 시간이 많아지더니, 스스로 자책하며 굴을 파고 들어갔다. 내가 벌인 일에 내가 데이고, 그저 '도망'친 것 같은 나 자신에게 실망한 마음은..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
복잡한 온갖 것들이 얽히고설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는 이 얼룩덜룩한 못생긴 실타래.
푸는일은, 아직 미뤄뒀다.
나도 이렇게 치열하게 했어야 했는데.
그때 이렇게 해야 했었는데.
저만치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나의 목소리.
책 표지를 볼 때마다 못난 목소리가 소리를 낸다.
인스타그램 속 늘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는 그녀의 계정엔 일기, 그림, 메모들이 가득하다. 잔잔히 읽고 있으면 목소리까지 생생히 들려오는 것 같아 내적 친밀감이 샘솟아버린다. 그게 이 브랜드의 원동력이자 매력이겠지?
열심히, 100, 200, 300 노력하며 고군분투하는 과정들. 웃음기 어린 사소한 일상의 것들까지.
그녀의 포스팅에 주저 없이 빨간 하트를 채워 보내면서 나 자신에겐 하트를 주지 못한다.
왜 나는 100, 200이 안될까?
왜 나는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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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 마음들을 속시원히 헤쳐 마주하진 못해도, 잠시 접어둘 마음의 여유가 생긴 나는 요즘 행복하다.
규칙적으로 일을 하고 운동을 한다. 힘을 바짝바짝 주고 잔뜩 인상을 쓰며 바벨을 든다. 땀을 흠뻑 내가며 머신 위를 걷고 달린다. 울퉁불퉁한 군살이 사라지더니 복근이 생겼고 손바닥엔 굳은살이 배겼다. 매일이 가볍고 개운했다. 땀 흘리는 내가 좋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내가 좋고, 부지런히 요리하고 청소하는 내가 좋았다. 그리고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에 푹 빠져가며 읽었다. 이제야 마음이 단단해짐을 느꼈다.
책과의 만남도 언제나 타이밍이다.
단단한 마음과 몸으로 이 책을 만나게 되어 좋다.
가득 찬 진심이 흘러넘치면 어떤 브랜드가 나오는지, 100, 200의 진심을 어떻게 현명하게 쏟아낼 수 있는지.
부지런히 담은 이야기들을 건강하고 단단한 마음으로, 그때그때 페이지를 찾아 읽고 싶다.
최선을 다해,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며 단련 중인 나에게 이 책은 시그널을 보낸다.
다시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어떤 색이던, 나다운 진심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시그널.
그녀의 흘러넘치는 진심에 두근거린다.
그리고 난 오늘도 흘러넘치는 때가 오도록, 열심히 나의 진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