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하게 흘러갔으면 하는 -
날짜: 2019년 12월의 어느날(아마도 마지막주?)
날씨: 바람불고 몹시 추움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뒷목과 어깨가 뻐근하니 무겁고,
어쩐지 눈을 떠도 눈꺼풀이 채 떠지지 않은 것 같은,
차가운 아침공기로 잠을 깨우기엔 부족한,
나 나이들었나봐- 나이탓하고 싶은 많이많이 무거운 그런 날.
오늘 친구는 굳이굳이 자동차를 얻어타고 스타벅스 DT점까지 가서 육성으로 주문해야하는 민망함을 감수하며 초코드리즐을 마구 뿌려댄 자바칩프라푸치노를 먹었다고 했다. 보내준 사진엔 음료만큼 쌓인 하얀생크림에 굵은 초코칩이 빼곡하게 얹혀진, 보기만해도 배가 부른 프라푸치노가 있었다.
‘친구야 오늘 너도 몸이 무거웠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새벽잠에 몸이 덜 깬 듯한 오늘, 늘 진한 드립커피로 정신을 일으켜세우지만 오늘은 나도 초코를 먹어야겟다.
우유를 팔팔 끓여 초코를 부드럽게 녹여 마셔야지.
초코의 단 향으로 살살 달래며 나를 깨워보는 오늘.
컵 위로 크림을 올리는 만큼 오늘의 기분도 그만큼 좋았으면.
나도, 너도, 오늘은 그렇게 달달하게 흘러갔으면 하는 작은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