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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연재 Oct 28. 2016

생일날 맞은 폭탄

나이드는 것도 서러운데...

생일날,,
엄마와의 밥상머리 대화 장면.
“엄마, 마흔 넘어서는 그 사람의 살아온 삶이 얼굴에 나타난다잖아. 지금까지는 그런대로 잘 살아온 거 같은데.. 요즘 이런저런 마음 고생하면서 내 얼굴에 궁한 끼가 붙는 거 아닌가 걱정돼.“
농반 진반이었다. 내심은 “아니야~”라든가 “앞으로 괜찮아질 거니까 걱정마” 정도의 답을 기대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엄마의 대답은 내 기대를 한참 비껴나갔다....
“그러게. 너 때문에 내가 걱정이야. 나중에 돈 없고 오빠도 안 도와주면 식당에 나가서 설거지라도 해야지 어떡해.”
띠로리~

저.. 저기요.. 어머니?
정말 오랜만에 엄마한테 욱했다.
식당에서 설거지하는 일을 비하하는 게 아니다. 난 생계를 위해서, 누군가에게 빌어먹지 않기 위해서 설거지든 뭐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노동은 존엄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난 그 순간 작은 격려가 필요했을 뿐인데, 노파심이 앞선 엄마는 지나치게 현실적인 조언(이라고 쓰고 최악의 눈치 없는 덕담이라고 읽는다)으로 내 뒷목을 잡게 하고야 만 것이었다.
생일날 엄마에게 폭탄 맞으며 얻은 교훈 두 가지.
아.. 이제 엄마한테 어리광은 피우면 안 되겠구나. 
누구나 정답은 알고 있다, 그러니 나이 들수록 많이 들어주고 격려해 주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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