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득템한 영화 <새 구두를 사야 해>
“오겡끼데스까~~~”를 여성여성한 분위기로 외치던 <러브 레터>의 여주인공
나카야마 미호가 주연한 멜로 영화 <새 구두를 사야 해>를 봤다.
작품이 좋기도 했지만, 나와 동갑이라는 미호가 샤방한 젊은 남주와 썸을 타는 것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우아하고, 귀엽고, 아름다워서 놀랐다.
배경이 파리여서 볼거리도 많고, 서로를 이어주는 장치인 서툰 피아노 연주도 꽤 좋았다.
더구나 나이를 뛰어 넘어 서로를 보듬고 마음을 열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설렘 그 자체.
하지만 다 보고 나서 한편으로는 판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십대 후반의 젊은 남자가 중년의 여성에게 호감을 느낀다는 설정은 현실적이진 않으니까.
남자들은 대부분 ‘어린 여자’를 좋아한다.
이미 너무나 많이 직접 경험하고 봐온 것이기 때문에 단언할 수 있다.
그것도 대 놓고 좋아한다.
그것뿐인가.
세상은 한 살이라도 어린 사람들에게 조금 더 친절하다.
젊을 땐 그런 특권을 누린다고 생각 못했는데,
그 자리에서 나와 보니 그게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특권을 다시 누릴 수 있는 젊은 시절로 돌아갈래? 하고 묻는다면
1초도 안 걸리고 대답할 수 있다.
No, Thanks.
됐거든요!!!!
아마 이런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그 징글징글한 걸 또 겪으라고?
그리고 그 징글징글한 일들을 겪으면서 얻은 것들이 솔직히 젊음보다 더 좋다고 느껴진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라고 했던 것들이,
“살다 보면 그럴 수 있어.” 이렇게 바뀌었더라.
불 같이 화내던 것들도, 상대가 굳이 변명하지 않아도 ‘뭔가 사정이 있었을 거야’라고
품어 주게 되었달까.
조금씩 늙어가고 있지만, 그만큼 더 너그러워지고 있는 중인 것 같다.
그냥 이런 내가 마음에 든다.
단, 마음이 넓어지는 만큼 몸도 넓어져서 문제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