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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소영 May 19. 2022

그땐 정말 몰랐던 일!

인상을 쓰며 가늘게 실눈을 뜬다.

초점을 맞추려 손과의 거리를 가늠한다.  

쓰고 있던 안경을 괜스레 들썩거린다.

그때는 정말 몰랐다.

보고 싶은 거 보고 사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 될 줄은.

어쩔 수 없다. 이럴 땐 벗을 수밖에...

껌뻑거리며 눈을 비빈다.

이제야 보인다.

야속한 노안!


왼쪽 관자놀이 주변이 지근거린다.

눈앞에 자글자글 잔상이 떠돈다.

고개를 갸웃거려 본다.

괜스레 왼쪽, 오른쪽, 위, 아래를 힐끔거리며 두리번댄다.

그때는 정말 몰랐다.

하늘을 보며 사는 일이 이렇게 고통스러운 일이 될 줄은.

잠깐 멈춰 턱을 바짝 당겨 정면을 응시한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본다.

아아!  

작은 탄성이 절로 흘러나온다.

야속한 목디스크!


쉽게 자리를 떨치고 나올 수 없다.

그렇다고 계속 않아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엉거주춤 문을 나선다. 하지만,

개운치 않은 마음에 결국 다시 들어가 맥없이 주저앉는다.

그때는 정말 몰랐다.

매일 반복되는 당연한 일상을 누리며 사는 것이 가장 감사한 일이 될 줄은.

물을 벌컥벌컥 마셔본다. 그리고 또 참아 본다.

세상이 모두 발 밑으로 꺼지는 것 같은 기분이다.

못 참겠다. 이제는 말해야지.

" 너무 힘들어요. 자꾸 왜 ?"

깊은 한숨과 짧은 하소연을 토해 낸다.

지긋지긋한 방광염!


바쁘게 열심히 살았다.

나는 지금 5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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