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새니얼 호손의 <주홍 글자/민음사>
독서 컨닝 페이퍼에 올리는 글은 독서 동아리 모임을 운영하시는 분들을 위한 자료입니다. 책을 다 읽으신 분들이나 책을 읽기 전에 맛보기로 책을 경험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제가 올린 질문 이외에도 책을 읽고 추가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질문 만들어 주시면 더욱 풍성한 독서 모임이 되실 거라 생각됩니다.
“남의 병으로 먹고사는 의사가 되기도 싫고, 남의 죄로 먹고사는 목사가 되기도 싫고, 그렇다고 남의 싸움거리로 먹고사는 변호사가 되기도 싫습니다. 그러니 작가가 되는 것 말고 달리 무슨 직업이 있겠습니까?”
너새니얼 호손은 작가로서의 꿈을 키운 지 25년 만인 1850년, 소설 『주홍 글자』를 발표한다. 군인, 정치가, 치안판사 등으로 식민지 시대에 크게 명성을 떨치던 선조들의 후손이면서도, 하고많은 직업 중 작가를 선택한 것에 대해 오래전부터 비난을 받아 오던 그였기 때문에 ‘낙양의 지가를 올릴 작품’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던 시기였다. 그동안의 인고의 시간을 보상이라도 하듯 『주홍 글자』는 미국 문단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며 놀라운 성공을 거둔다.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성격의 헤스터 프린과 학구적이고 예민한 딤스데일 목사의 사랑은 당시 청교도 사회뿐 아니라 최근에 와서도 ‘역겹고 음란한 사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주홍 글자』를 금서로 지정하자는 등의 수난을 당하기도 하지만, 호손이 작품 속에 사용한 치밀한 구성, 밀도 있는 문장 스타일 등은 문단에서 열렬한 지지를 받아 왔다. -yes24 참고-
<자유 토론>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P9 그 보기 흉한 잡초들은 ‘감옥’이라는 문명사회의 검은 꽃을 그렇게 일찍이 피워 준 이 땅에서 뭔가 자신들과 같은 성질을 발견했음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감옥 문 한쪽에서는 거의 문턱까지 뿌리를 박고 자란 들장미 덤불이 6월을 맞아 보석처럼 아름다운 꽃송이로 뒤덮여 있었다..... 이 들장미 덤불은 기묘한 우연으로 지금까지 역사 속에 그대로 살아남아 있다. 본디 들장미 덤불을 뒤덮고 자라던 우람한 소나무들과 참나무들이 쓰러지고 한참이 지난 뒤에도 황량한 옛 황야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것인지, 아니면 꽤 믿을 만한 근거가 있듯 성자 같은 앤 허친슨이 감옥 문 안으로 들어갈 때 그녀의 발바닥이 닿은 땅에서 솟아난 것인지, 이에 대해서는 지금 뭐라고 단정을 짓지 말기로 하자. 지금 막 저 불길한 감옥 문에서부터 우리가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순간 들장미 덤불을 그렇게 직접 발견했으니 우선 그 꽃 한 송이를 꺾어 독자들에게 선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꽃 한 송이가 어쩌면 이 이야기 도중에 만나게 될지도 모를 어떤 향기로운 도덕의 꽃을 상징하거나, 아니면 인간의 연약함과 슬픔을 다룬 이 이야기의 어두운 결말을 좀 더 밝게 해 주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P11 초기 청교도들의 엄격한 성격에 비추어 볼 때,...... 그들 사이에서는 종교의 법률이 거의 동일했고, 그들의 성격에는 이 두 가지가 하나로 너무 잘 융합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벼운 것이든 무거운 것이든 공적인 처벌 행위는 존경의 대상인 동시에 공포의 대상이었다.
P20 만약 이 청교도들의 무리 속에 가톨릭 신자가 있었다면 아마 옷과 풍모가 그림처럼 아름다운 이 여인이 가슴에 갓난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 예로부터 그토록 많은 유명 화가들이 앞을 다투어 그렸던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녀의 모습은 이 세상을 구원할 아기를 안고 있는 신성 무구한 성모 마리아의 거룩한 모습 같은 것을 분명히 떠올리게 해 주었을 것이다.
P82 요즈음 같으면 기껏 시 행정위원회 당국으로나 넘어갈 정도밖에 되지 않은 이런 문제가 이 무렵에는 공공연한 토론거리가 되어 마침내 그 문제를 둘러싸고 고위 정치가들이 찬반을 논했다고 생각하면 이상하다 못해 적잖이 우스꽝스럽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렇듯 원시시대처럼 단순한 시대에는 헤스터와 펄 모녀의 행복과 비교하여 훨씬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중요하지 않은 문제들도 이상하게 입법자들의 심의나 법령과 뒤섞였다. 돼지 한 마리 소유권을 둘러싼 말썽이 식민지 입법 기구 자체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하게 되었던 것은 이 이야기가 일어난 시대보다 조금 이르기는 했어도 그렇게 이르지 않은 때였다.
P172~173 이 무렵 이제 막 해방된 인간의 지성은 지난 몇 세기 전보다 훨씬 더 활기차고 활동 범위도 더 넓었다. 군인들은 귀족들과 제왕들을 뒤집어엎었다... 옛날의 여러 원칙이 관련된 낡은 편견의 체계를 모두 뒤엎고 다시 고쳐 세웠다. 헤스터 프린은 바로 이런 정신을 호흡했던 것이다.... 아무리 가장 행복한 여성일지라도 여성으로서의 삶이란 과연 받아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첫 단계로 사회조직을 모두 깨부수어 새로이 세워야 한다. 그러고 나서 남성의 천성 자체나 오랫동안에 걸쳐 천성이 되다시피 한 유전적인 습관을 여성도 정당하고 적절한 지위 비슷한 것이나마 차지하게 될 때까지 뿌리째 뜯어고쳐야 한다. 나머지 난관이 마침내 모두 극복되더라도 여성 자신이 크게 달라지기 전에는 이런 초보적인 개혁을 이용할 수 없을 것이다.
Q1. 『주홍글자』는 청교도 사회에서 한 유부녀와 목사의 간통을 다룬 자극적인 소재의 이야기다. 이 당시 보통의 소설들이 남녀상열지사를 다루게 되면, 정사를 하게 된 계기나 과정, 그리고 정사 장면이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런 것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이 사건 이후 헤스터와 딤스데일 목사의 삶과 심리에 소설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너새니얼 호손이 『주홍글자』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걸까요? 이 소설이 써진 동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간통을 저질러 가슴에 주홍 글자 A를 달고 선행을 베풀며 사는 헤스터 프린.
-신망받는 목사로 간통죄를 저지르고 죄책감에 시들어가는 딤스데일.
-헤스터의 전 남편인 것을 숨긴 채 목사에게 비밀스레 복수하려는 의사 칠링 워즈
-헤스터의 삶의 이유이자 그녀의 괴로움이기도 한 살아있는 상형 문자 A인 펄.
Q2. 작품은 선과 악에 대해 복합적, 다층적인 4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한다.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가장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거나 집중이 되었던 인물은 누구입니까?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 그 인물이 자신의 가슴속에 남았을까요?
P183 헤스터, 당신은 9년 전의 나를 기억하오?.... 당신이 보기에는 냉정했을지 모르지만 나는 사실 남에게는 인정을 많이 베풀면서 나 자신은 별로 돌보지 않는 사람이었소.... 그런데, 지금의 나는 어떻소?... 악마 말이오! 그게 다 누구 때문이지?.... 마귀의 손아귀에서 마귀의 역할을 빼앗은 나도 결코 마귀 같은 존재는 아니오. 그 모두가 운명이오.
P216 "이제 진정으로 당신을 용서하겠소, 하나님 저희 두 사람을 용서하소서! 헤스터, 우리는 결코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죄인은 아니오. 심지어 타락한 목사보다도 더 흉악한 죄인이 한 사람 있소. 그 사람의 복수야말로 내 죄보다도 더 무서운 죄요. 냉혹하게도 그 사람은 신성한 인간의 마음을 범했소. 헤스터, 당신과 나는 그런 짓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소! “ "없고 말고요. 단 한 번도 없었지요!" 그녀가 속삭였다 우리들이 저지른 일에는 그 나름대로 신성함이 있었어요. 우리들 자신이 그것을 느꼈잖아요! 우린 서로에게 그렇다고 얘기했었지요! 당신은 그것을 잊으셨나요?"
P224 그것은 욕정에서 저지른 죄였을 뿐 무슨 원칙에서 저지른 죄가 아니며 심지어 어떤 의도에서 범한 죄도 아니었다. 이 비참한 순간부터 그는 병적으로 골똘히 그리고 세심하게 자신의 행동이 아닌 - 행동이란 사전에 쉽게 계획할
모든 감정의 움직임이며 생각 하나하나를 낱낱이 감시해 왔었다. 이 무렵의 성직자들이 그러했듯이 사회 기구의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그만큼 더한층 사회의 규칙과 원칙, 편견의 구속을 받고 있었다. 목사로서는 성직 사회 체제의 테두리 안에 어쩔 수 없이 갇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단 한 번 죄를 저질렀지만 아물지 않는 상처를 건드려 언제나 양심을 살아 있게 하고 고통스러울 정도로 예민하게 만든 한 인간으로서, 그는 전혀 죄를 저지르지 않은 경우보다 도덕의 테두리 안에서 더욱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P306 순결하신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인간이란 하나같이 똑같은 죄인이라는 위대하고 가슴 아픈 교훈을 자신을 우러러보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아로새겨 주려고 했다는 것...
P307 마치 뿌리 뽑힌 잡초가 햇볕을 받아 시드는 것처럼 확실히 그는 오그라들고 말라서 인간의 시야에서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한마디로 그가 맡을 만한 악마의 사업이 이제 더 이 지상에 없게 되자, 이 인간답지 않은 인간에게 남아 있는 일이라고는 상전인 사탄이 충분할 일거리와 적당한 보수를 마련해 주는 곳으로 사라지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오래도록 우리의 가까운 친구였던 이런 그림자 같은 인간들에게, 그와 가깝게 지내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로저 칠링워스에게도, 우리는 기꺼이 자비를 베풀고 싶다. 미움과 사랑이 근본적으로 서로 동일한 것인가 하는 것은 관찰하고 탐구할 만한 흥미로운 주제이다.
Q2-1.‘헤스터와 딤스데일의 죄 VS 칠링워스의 죄’ 세 사람의 죄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을 이야기해주세요. ‘미움과 사랑이 근본적으로 서로 동일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P58 헤스터는 천성적으로 화려하고 관능적이고 동양적인 천성, 즉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을 즐기는 취향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능란한 바느질을 빼놓고는 그녀의 모든 생활면에서 아무 데도 이와 같은 취향을 살려 본 적이 없었다... 헤스터 프린의 경우로 말하자면 바느질은 삶에 대한 열정을 표현하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그 열정을 진정시키는 한 방법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밖의 온갖 기쁨을 뿌리쳤듯이 이 정열도 죄스러운 것으로 멀리했다. 양심이 이처럼 대수롭지 않은 일에까지 병적이라고 할 만큼 간섭한다는 것은, 이 여자의 뉘우침이 진실하고 확고한 것이 아니라 어쩐지 의심스러운 그 무엇, 무엇인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닌지 자못 의심스럽다.
P62~64 참고( 함께 읽어보세요)
P84 아이의 모습은 다른 형체를 갖춘 주홍 글자요, 살아 숨 쉬는 주홍 글자가 아니던가!
P173 아이의 천성 속에는 무엇인지 잘못된 것이 있어 부정하게 태어났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보여 주었고- 그 아이는 어미의 방종한 욕정의 산물이 아닌가.-
P167 이제 사람들은 주홍 글자를 본래의 뜻대로 해석하려 들지 않았다.
P174 주홍 글자는 제 구실을 다하지 못하고 있었던 셈이었다.
P195 "주홍 글자는 무슨 뜻이야? 그리고 엄마는 왜 그걸 가슴에 달고 있어? 그리고 목사님은 왜 언제나 가슴에 손을 얹고 계시는 거고?"
P240 죄악이란 징표로 상징되든 상징되지 않든 어쨌거나 언제나 숙명의 성격을 띠게 마련이다... 그 슬픈 글자는 모든 것을 시들게 만드는 마력을 갖고 있기라도 한 듯 그녀의 아름다움도, 여성으로서의 따스함도, 풍성함도 스러져 가는 햇빛처럼 모두 사라져 버렸다.
Q3. 주홍 글자 A는 그녀의 죄인 간통의 치욕의 징표로 'Adultery', 헤스터가 남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의미로 능력 'Able', 헤스터의 선행이란 뜻으로 천사 'Angel'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작품 속에서 나타난 다양한 주홍 글자의 의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이고, 여러분이 생각하는 주홍 글자의 의미를 이야기해주세요.
Q3-1. 주홍 글자에서 보여주는 헤스터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페미니즘/페미니스트(여성주의)’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바느질을 해서 생계 유지, 주홍 글자를 달고 행한 선행, 딸 펄을 청교도 교리에서 지켜내려는 모성애, 딤즈데일을 리드하는 모습 등)
P35 부디 그대와 함께 죄를 저지르고 고통받고 있는 그 사내의 이름을 밝혀 주시오! 그 사내에 대한 그릇된 동정과 온정 때문에 침묵을 지키지는 마시오. 헤스터, 정말이지 비록 사내가 고귀한 자리에서 내려와 치욕의 처형대 위 바로 그대 곁에 서게 될지라도 평생 동안 마음의 죄를 감추고 사는 것보다는 차라리 나을 것이오. 그러니 그대의 침묵이 그 사람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소. 기껏해야 그 사내를 유혹하여, 아니, 말하자면 강요한 것이겠지요, 이미 저지른 죄에 위선의 죄를 덧붙이게 할 따름이 아니겠소? 하나님은 그대에게 마음속의 악과 겉으로 드러난 슬픔을 딛고 승리하도록 공개적인 치욕을 당할 기회를 주셨소. 지금 그대는 그 사내에게 입에는 쓰지만 영혼에는 이로운 술잔을, 그 사람은 어쩌면 용기가 없어 스스로 그 술잔을 들지 못하는지도 모르지만, 지금 그대 입술에 들이대고 있는 그 잔을 그 사람에게 주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걸 명심하시오!"
P126 그 타고난 성격 때문에 입을 열지 못할지 모르지요.... 죄가 있더라도 하나님의 영광과 인간의 행복을 갈망하는 나머지 차마 사람들에게 자신의 더럽고 추악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밝혀서 이로울 게 없고, 또한 좀 더 훌륭한 봉사를 통해 과거의 죄를 속죄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P140 죄악이나 고뇌의 무거운 짐이 방해가 되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숭고한 신앙과 신성이라는 높은 산 정상에 벌써 다다랐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짐 때문에 그는 가장 낮은 데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온갖 영적 소질을 지니고 있어 만약 그 짐만 없었더라면 천사들도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화답해 주었을 바로 그런 사람이 아니던가! 그렇지만 바로 이 무거운 짐 때문에 목사는 죄 많은 형제들에게 그토록 깊은 공감을 주었다. 그래서 그의 마음은 그들의 마음과 하나가 되어 떨었고, 그들의 괴로움을 자신의 마음속에 받아들였으며, 고동치는 고통을 구슬프면서도 설득력 있고 샘솟는 듯한 힘찬 웅변에 담아 수많은 형제들의 가슴속으로 뿜어 넣어 주었다.
P143 딤스데일 목사는 이번에 강단에 올라서면 이렇게 고백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계단을 내려오지 않겠다고 자신에게 다짐을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 번 이상, 아니 수백 번 수천 번 그는 실제로 고백하지 않았던가! 분명히 고백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어떻게 고백했을까? 목사는 자신이 아주 비열한, 비열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이요, 극악무도한 죄인이요, 사람들이 침을 뱉어도 될 만큼 역겨운 사람이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간악한 사람이라고, 자신의 더러운 몸뚱이가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불타오르는 노여움으로 날로 시들어 가는 것을 사람들이 눈으로 보고도 모르다니 참으로 이상한 노릇이라고 고백하지 않았던가!
P148 목사는 어디든지 자기를 뒤따라 다니는 '회개'의 충동에 쫓기다 못해 이곳까지 이끌려 왔지만, 서둘러 막 고백하려는 순간 '회개'의 누이동생이자 친한 친구인 '비겁이 언제나 그를 떨리는 손으로 꽉 움켜쥐고 잡아당겼다. 얼마나 가였고 비참한 인간인가! 이처럼 연약한 사내가 무슨 자격이 있어 범죄의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하는가?
P220 하나님께서 정해 주신 곳에서 이승의 삶을 질질 끌고 가는 것 말고는 다른 생각이 없소. 내 영혼은 이미 타락했지만 난 여전히 다른 인간의 영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소! 성실치 못한 파수꾼이지만 내 초소를 감히 떠날 수가 없소. 파수꾼으로서의 그 쓸쓸한 역할이 끝날 때 내가 받을 보수가 죽음과 치욕일지라도 말이오!"
P226 '지난 7년을 통틀어 단 한순간이라도 평화나 희망을 가졌던 때가 기억난다면, 나는 하나님의 자비라는 약조금을 받기 위해서라도 그냥 버텨나가겠어. 하지만 지금 난, 돌이킬 수 없는 형의 선고를 받고 있는 신세이고 보니, 사형수가 처형되기 전에 허용된 그런 위안을 얼른 잡아채서는 안 될 까닭이 어디 있겠는가? 또는 헤스터가 나한테 설득하려고 했듯이, 이것이 더 나은 삶에 이르는 길이라면, 내가 이 길을 택한다고 해도 결코 이보다 더 유리한 가능성을 포기하는 건 아닐 테지. 이제 난 헤스터 없이는 살 수가 없어. 이토록 힘차게 나를 부축해 주고 이토록 다정하게 나를 위로해 주니! 아, 감히 눈을 들어 우러러볼 수 없는 당신이시여, 그래도 당신께서는 저를 용서해 주시겠나이까!‘
P246 뉴잉글랜드의 목사에게 이런 경우는 생애에 보기 드문 명예로운 일이었기 때문에 딤스데일 목사로서는 성직자의 생애에 종지부를 찍는 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과 기회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이 '모범적인' 목사는 머릿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그러면 그들은 적어도 나에 대해서 내가 목사로서의 공적 의무를 다하지 못했거나, 잘못 이행했다는 소리는 하지 않겠지!'
P253 지금껏 정말 용하게도 모든 충동을 참아 온 뒤인지라 이 가엾은 딤스데일 목사는 적어도 타르가 묻은 부랑자와 악수를 나누고 난봉꾼 뱃사람들이 흔히 좋아하는 상스러운 농담이나 몇 마디 지껄이고 노골적이고 야하고 속이 후련해지도록 하나님을 모독하는 욕설을 마구 퍼부어 울적한 심사를 풀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아닌가! 이 마지막 위기에서 무사히 헤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남보다 훌륭한 신념을 가졌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부분적으로는 그의 타고난 고상한 취향 때문이었고, 그보다 더 중요하게는 성직자로서의 예절이 습관으로 굳어졌기 때문이었다.'이렇게 나를 성가시게 굴며 유혹하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마침내 목사는 길거리 한가운데 우뚝 서서 손으로 이마를 치며 혼잣말로 외쳤다. '내가 미친 것인가? 아니면 마귀의 손아귀에 완전히 넘어간 것일까? 숲 속에서 마귀와 계약을 맺고 내 피로 이름을 적었단 말인가? 그래서 마귀가 그 더러운 상상력으로 생각해 낼 수 있는 온갖 흉악한 짓을 일러주면서 그 계약을 이행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P299 “우리가 숲 속에서 꿈꾸었던 것보다는 차라리 이게 더 낫지 않소?... 당신과 펄은 하나님께서 명령하시는 대로 따르구려.... 나는 이게 곧 죽을 사람이오. 그러니 속히 내게 스스로 수치를 받게 해 주구려.”
Q4. 딤스데일 목사는 헤스터와 함께 세웠던 출발 계획을 포기하고 폭로하는 길을 택합니다. 딤스데일 목사의 폭로는 "의지적 폭로"일까요, "연약함의 결과"일까요? 만약 당신이 목사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P53 바로 이곳에 자신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되는 그 사람이 살고 있고, 또한 이곳에 그 사람이 걸어 다니고 있었다.
P54 다시 말해 계속 뉴잉글랜드에 살아야겠다는 동기로 마침내 그녀가 생각해 낸 결론은 절반은 진실이었지만 절반은 자기기만이었다. 죄를 지은 곳이 바로 이곳이니 지상에서의 형벌을 받아야 할 곳도 마땅히 이곳이 아닌가 하고 그녀
는 혼자서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어쩌면 나날이 겪는 치욕의 고통이 마침내 영혼을 정화하고, 이미 잃어버린 것과는 또 다른 순결함을 얻게 해 주며, 또한 순교자처럼 고난을 겪은 결과이기 때문에 훨씬 더 성자답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P311 펄이 가정을 꾸민 낯선 지방보다는 이곳 뉴잉글랜드에서 좀 더 진실한 삶을 누릴 수 있었다. 이곳에서 그녀는 죄를 범했고, 이곳에서 슬픔을 당했으며, 또한 이곳에서 속죄를 해야 했다. 그래서 그녀는 이곳에 다시 돌아와 아무리 무쇠처럼 냉혹한 이 무렵의 가장 가혹한 재판관일지라도 강요하지 않겠지만 스스로, 우리가 지금껏 암울하게 이야기해 온 그 상징을 다시금 가슴에 달았다. 그 뒤로 그 징표가 그녀의 가슴을 떠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괴롭고 수심에 잠긴 헤스터의 현신적인 삶이 이어지면서 주홍 글자는 세상 사람들의 조소와 멸시를 받는 낙인이 아니라, 함께 슬퍼하고 두렵지만 존경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그 어떤 상징이 되었다. 더구나 헤스터 프린은 이기적인 목적도 없었을뿐더러 조금도 자신의 이익이나 쾌락을 위해 살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들의 슬프고 어려운 일을 모두 가져와 몸소 크나큰 시련을 겪은 그녀에게 조언을 청했다. 특히 여성들이, 상처 받은 사랑이니 버림받은 사랑이니 불륜의 사랑이니 잘못 택한 사랑이니 실수하여 죄를 범한 사랑 때문에 끊임없이 되풀이하여 시련을 받고 있는 여성들이, 남들이 돌아보지도 찾지도 않았기 때문에 벗어 놓을 길 없는 무거운 마음의 짐을 부둥켜안은 채 헤스터의 오두막집을 찾아와 그들이 불행한 까닭과 그 속에서 헤어날 방법을 묻는 것이 아닌가! 헤스터는 힘닿는 데까지 그들을 위로하고 상담해 주었다. 또한 그녀는 때가 되어 이 세상이 성숙하여 좀 더 밝은 시대가 오면 새로운 진리가 나타나 남년 간의 모든 관계가 상호 행복이라는 좀 더 굳건한 토대 위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자신의 굳은 신념으로 그들을 납득시켰다.
Q5. 헤스터는 다시 오두막에 돌아와서 주홍 글자 가슴에 달고 살아갑니다. 왜 헤스터는 다시 오두막으로 돌아와 다시 주홍 글자를 달고 삶을 마감하게 된 것일까요? 여러분은 결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는 여러분이 생각한 결말의 의미는 무엇인지 이야기해 주세요.
Q6. 중세 유럽의 “마녀사냥”에 이야기해보고, 현재에도 “마녀사냥”이라 불릴 만한 것이 있다면 어떤 예가 있을까요? (국가, 사회, 회사, 학교 전반에 걸쳐 생각해 보세요.)
--15세기 이후 기독교를 절대화하여 권력과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종교적 상황에서 비롯된 광신도적인 현상이었다.
--당시의 분열되고 파국적 사회상, 기근, 경제 악화, 페스트 등의 전염병의 창궐 등 연속된 불행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마녀사냥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마녀사냥이 그 당시에는 일종의 사업이었다고 한다. 마녀로 지목된 여자의 전 재산이 그 비용으로 지급되었다 한다.
--마녀임을 식별하는 방법이 물에 빠뜨려서 떠오르면 마녀라 해서 화형 (안 떠오르면 거기서 익사한 것)
--당시의 광기의 표현,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가혹한 처분이다.
P61 낯익은 시선은 낯익은 시선대로 그 나름의 고통을 안겨 주었다.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보내는 차가운 시선은 참으로 견디기 어려웠다. 요컨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의 눈길이 그 징표 위로 쏠리기만 하면 헤스터 프린은 틀림없이 이렇듯 무서운 고뇌를 느꼈다. 그 징표가 달린 곳은 무감각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날마다 받는 고통 때문에 한층 더 예민해지는 것 같았다.
P72 펄은 태어나면서부터 아이들의 세계에서 버림받은 아이였다. 악마의 자식이며 불륜의 징표이자 악의 씨앗인 장난꾸러기 펄은 세례 받은 아이들과 함께 어울릴 권리가 없었다.
P74 어린 펄이 적대적인 세상을 끊임없이 느끼고 앞으로 투쟁에서 자신의 대의명분이 옳음을 입증할 힘을 저토록 악착스럽게 기르는 모습을 바라본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었다. 더구나 그 원인을 가슴속 깊이 느끼고 있는 어미에게는 얼마나 서글픈 일이었을까.
P173 헤스터는 비통한 마음으로 이 가엷은 아이가 세상에 태어난 것이 잘된 일인지 잘못된 일인지 가끔 자신에게 물어볼 때도 있었다.
P199 “나도 어른이 되면 그게 저절로 달리게 되는 게 아닐까?”
Q7. 한 번의 죄로 인해 평생 낙인이 찍힌 채로 살아가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요?(범죄자 가족에 대한 시선 등) 사회 기준이나 타인의 시각으로 인해 갈등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스티그마 효과[stigma effect ]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부정적인 낙인이 찍히면 행태가 나쁜 쪽으로 변해 가는 현상을 말한다. 사회심리학에서 일탈행동을 설명하는 한 방법으로, 남들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면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지만, 부정적으로 평가해 낙인을 찍게 되면 부정적인 행태를 보이게 되는 경향성을 말한다. ‘낙인 효과’라고도 한다.
▶피그말리온 효과 [Pygmalion effect]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 로젠탈 효과, 자성적 예언, 자기 충족적 예언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