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커닝 페이퍼> 변신

프란츠 카프카 <변신/문학동네>

by 장소영
독서 커닝 페이퍼에 올리는 글은 독서 동아리 모임을 운영하시는 분들을 위한 자료입니다. 책을 다 읽으신 분들이나 책을 읽기 전에 맛보기로 책을 경험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제가 올린 질문 이외에도 책을 읽고 추가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로 질문을 만들어 주시면 더욱 풍성한 독서 모임이 되실 거라 생각됩니다.


<카프카 평전/이주동>을 참고하시면 카프카를 좀 더 깊이 이해하실 수 있답니다.


-아버지의 강압으로 법학과-법학 박사 취득

-지적 고립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예술가 서클/<데어 쿤스트 바르트> 문예잡지 구독/ 도스트 엡 스키, 쇼팬 하우어의 글을 즐겨 읽음

-글쓰기에 대한 집착적 집중

-'책이란 우리 마음속에 있는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

-인간에 대한 존중, 신분이나 지위 고하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음

"카프카 박사님은 저를 늙은 청소부로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오전에 먹다 남겨둔 포도를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먹다 버린 것처럼 남겨두지요. 하지만 박사님은 그걸 예쁜 작은 접시에 놓아두시지요. 그리고 제가 사무실에 들어가면, 다른 말을 하다가 슬그머니 내가 혹시 그것을 필요로 하는가 물으십니다."

-글쓰기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그의 일기

"신문 기사에서 스물세 살의 마리 아브라함의 소송 기사를 읽고 목메어 울었다. 궁핍과 기아 때문에... 남성용 넥타이로 겨우 9개월밖에 안 되는 자신의 아이를 목 졸로 죽였다. 매우 흔히 있는 이야기다."
"불행하고 불행하다. 하지만 좋은 생각을 했다. 불이 켜져 타오르는 램프, 조용한 집안, 어두인 바깥, 깨어있는 마지막 순간들, 그것은 내게 쓸 수 있는 권리를 준다. 비록 가장 불행한 권리이긴 하지만 나는 이러한 권리를 서둘러 이용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내가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는 것이 아주 확실하게 느껴진다. 나의 존재가 가장 큰 수확을 거둘 수 있는 방향이 글쓰기라는 것이... 성적 즐거움, 먹는 것, 마시는 것, 특히 음악에 대한 철학적 사고의 즐거움 등을 지향했던 모든 능력은 공허한 것이 되어버렸다. 나는 이런 모든 방향을 끊어나갔다. 그것은 필요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내 힘은 전체적으로 아주 적어서 오로지 그 힘을 모아야만 어느 정도라도 글 쓰는 일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글쓰기에 몰입하기 위해 몇 번의 파혼을 선택한 카프카

-첫 번째 여인이었던 펠리스 바우어에게 보낸 편지

"인간의 나약함은 이미 '절도와 한계'를 충분히 정해 놓고 있으니까요. 제가 서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위치에 모든 것을 다 걸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만일 제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전 얼마나 구제할 길 없는 바보겠습니까? 저의 글쓰기가 무의미할 수 있습니다만, 그렇다면 분명히 그리고 의심할 여지없이 저의 존대 또한 철저히 무의미한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제 몸을 아낀다면, 그것은 제 몸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 오히려 저를 죽이는 것입니다.(약혼녀 펠리스 바우어에게 보낸 편지 중>
"지금의 그대 모습처럼 내게 좋게 보이는 것과 좋지 않게 보이는 것 모두를 포함하여 그대를 사랑합니다. 그러나 그대는 내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대는 여러 가지 면에서 트집을 잡고 지금의 나와는 다른 모습을 원합니다. 그대는 내가 '더 많은 현실 안에서' 살아야 하고, '주어진 것에 따라야' 한다는 등등의 말을 합니다. 그대가 현실적인 필요성에서 그런 것을 원할 경우 더 이상 나를 향해서가 아니라 나를 비껴가기 원하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지 못하는 건가요? 왜 인간이 변하기를 원하지요? 펠리스 인간은 현재 모습을 받아들이거나 현재의 모습대로 내버려 두어야 합니다. 인간은 변하게 할 수 없습니다. 기껏해야 본질을 방해할 뿐이지요."(약혼녀 펠리스 바우어에게 보낸 편지 중>

-아버지의 훈육 방침-무자비한 비판과 모욕'뒷부분을 발로 짓밟혀서 터진 상태로 옆으로 기어가는 벌레'같다고 고백

-그런 아버지의 훈육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 글쓰기

-그의 소설은 아버지로부터 부정당한 영혼을 위로하고 아버지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높은 벽에 난 구멍과도 같다. 카프카는 자신의 소설을 통해 세상을 내다본 것이다.

"아버지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내 주변에 벽을 쌓았는데 나중에 보니 내가 그 안에 갇혀버렸다."

<자유 토론>


영업 사원으로 일하던 그레고르 잠자! 자고 일어나 보니 흉측한 모습의 벌레로 변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가족들은 변해버린 그레고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않고 불편하고 해악한 존재로 여긴다. 가족에게 그레고르는 노동력을 상실한, 경제 활동을 할 수 없는 그저 벌레 같은 존재로 전락한다. 그런 그레고르에게 아버지는 무자비하게 많은 사과를 투척하고 그것을 정통으로 맞은 그레고르는 그로 인해 결국 죽음을 맞게 되는데...


P23 저 아이 머릿속엔 오직 회사일밖에 없답니다.

P24 우리 사업하는 사람들은-이걸 유감스럽다 해야 할지 다행이라 해야 할지는 좋을 대로 생각할 일입니다만- 몸이 조금 불편한 것쯤은 흔히 사업을 생각해서 그냥 참고 넘겨야 하지요.

그레고르는 가족과 사회에서 어떤 존재였다고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은 가족과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레고르를 바라보는 가족과 사회의 시선은 어떠한가요?..... 정말이지 파렴치한 방식으로 직무상의 의무를 태만히 하고 있으니 말이오.... 최근 당신의 업무 실적은 사실 매우 불만족스러운 것이었소.

P40 아버지는 그레고르를 사정없이 몰아 대면서 ‘쉿 쉿’ 소리를 냈다... 아버지가 뒤에서 그를 힘껏 걷어차, 그야말로 그를 구원해주었다. 그는 피를 심하게 흘리며 방 안 깊숙이 날아갔다. 아버지는 지팡이로 문을 탕 닫았다.

P47 아침에 문이 잠겨 있을 때는 다들 들어오려고 하더니, 문이 모두 열려 있는 지금은-아무도 그의 방에 들어오려 하지 않았다.

p51 그의 입맛을 시험해 보기 위해 여러 가지 음식을 가져온 여동생은 그것들을 낡은 신문지 위에 펼쳐놓았다. 반쯤 썩은 오래된 야채에, 저녁식사 때 먹다 남은 뼈다귀도 있었는데 거기엔 굳어버린 흰 소스가 엉겨 붙어 있었다. 건포도와 아몬드 몇 알, 이틀 전에 그레고르가 먹을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던 치즈 조각,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빵, 버터 바른 빵, 버터를 바르고 소금을 뿌린 빵도 있었다... 그 안에는 그녀가 미리 부어놓은 물이 들어 있었다. 사려 깊은 여동생은 자기 앞에서 그레고르가 먹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급히 방에서 나가주었다.

p55 하녀는 바로 그 첫날-자기를 당장 해고시켜달라며 어머니에게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그리고 십오 분 후 작별인사를 하면서 그녀는 자신을 해고시켜준 일이 이 집에서 자신에게 베풀어 준 최대의 은혜인 양 눈물을 흘리며 감사했고, 누가 요구한 것도 아닌데 자진해서 이 일에 관해 아무리 사소한 내용이라도 절대 발설하지 않겠노라고 엄숙히 맹세했다.

p65 그레고르가 변신한 지 이미 한 달쯤 지난 어느 날-그녀는 다른 때보다 조금 일찍 오는 바람에 그레고르가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녀는 단지 들어오지 않은 것만이 아니라 기겁을 하고 놀라 뒤로 물러서면서 문을 쾅 닫아버렸다.

p66 처음 두 주일 동안 부모님은 그의 방에 들어와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여동생이 그를 위해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선 전적으로 인정해주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집 안에서 쓸모없는 계집아이였기 때문에 부모님은 걸핏하면 그녀에게 화를 내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제는 달랐다.

P79 “오빠, 정말 이럴 거야!” 여동생이 주먹을 치켜들고 매서운 눈초리로 노려보며 소리쳤다. 그레고르의 변신 이래 그녀가 직접 그에게 던진 최초의 말이었다.... 그레테는 이제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두 손 가득 약병들을 집어 들고는 어머니가 있는 방으로 달려 들어가더니 발로 문을 탕 닫아버렸다. 이로써 그레고르는 어머니와 차단되고 말았다... 그는 자책과 걱정으로 안절부절못하고 이리저리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P83 지금 그 앞에 있는 아버지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서 있는 데다 은행의 사환들이나 입을 것 같은 금색 단추가 달린 뻣뻣한 푸른 제복을 입고 있었다. 빳빳하게 세운 상의의 칼라 위로는 두툼한 이중 턱이 툭 불거져 나와 있으며, 덤불처럼 생신 눈썹 아래로는 검은 눈동자가 주의 깊고도 생기 있는 눈빛을 내뿜고 있었다. 평소엔 대책 없이 헝클어져 있던 백발도 거북스러우리만치 정확하게 가르마를 타서 빗어 내린 듯 머리에 착 붙어 반드르르 윤이 났다.

P85 아버지는 그에게 사과로 폭탄 세례를 퍼붓기로 결심한 모양이었다.... 제대로 겨냥하지도 않고 되는대로 사과를 집어던졌다... 약하게 던져진 사과 하나가 그레고르의 등을 살짝 스치고 지나갔지만 다행히 상처를 입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곧바로 뒤이어 날아온 사과는 달랐다. 그것은 그레고르의 등을 제대로 맞추어 깊숙이 들어가 박혔다.... 모든 감각들이 극도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어 그는 그만 그대로 쭉 뻗어버리고 말았다.

P89 부상이 심해, 그레고르는 한 달 넘게 고생해야 했다.... 그레고르의 이런 고통은 아버지에게까지도 그가 엄연히 가족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준 듯했다. 그래서 그를 원수처럼 대할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혐오감을 꿀꺽 삼켜버리고 그저 참는 것, 별도리 없이 그저 참는 것만이 가족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일 터였다.... 그 일이 있은 후로.. 자기 방의 어둠 속에 엎드린 채 불 켜진 식탁에 둘러앉아 있는 가족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모두의 허락 하에- 들을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저녁 식사를 하고 나면 아버지는 곧 안락의자에 앉아 잠이 들었고, 어머니는 불빛 아래로 몸을 깊이 숙인 채 양장점에 넘길 고급 내의를 바느질했고, 점원으로 취직한 여동생은 장차 더 나은 일자리를 얻기 위한 것인 듯 저녁마다 속기와 불어를 공부했다.

P95 사실 온 가족이 신경과민에 시달리고 있었지만-그레고르의 방 청소에 관한 자신만의 고유한 권한을 누가 침해하기라도 할까 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았다..... 직장일로 녹초가 된 여동생이 그레고르를 돌봐주는 일에 이젠 신물을 느껴 전과 같지는 않다 하더라도, 아직은 어머니가 그녀 대신에 그의 방에 들어올 필요는 없었다.

P100 어디에 내가 팔 수도 없고 그냥 버리자니 아까운 것들이었다. 그런 물건들이 모두 그레고르의 방으로 옮겨졌다.

P111 “아버지, 엄마! 더 이상 이렇게 살 순 없어요. 두 분은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저는 깨달았어요. 저는 저런 괴물 앞에서 오빠의 이름을 입 밖에 내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오직 한 가지, 우리가 저것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거예요. 우리는 그동안 저것을 돌보고 참아내기 위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봤어요. 우리를 조금이라도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P114 “내쫓아야 해요.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어요. 저것이 오빠라는 생각을 버리셔야 해요... 도대체 저것이 어떻게 오빠일 수 있겠어요? 저것이 정말 오빠라면 우리가 자기와 같은 짐승과는 함께 살 수 없다는 것쯤은 벌써 알아차리고 제 발로 나가주었을 거예요. 그러면 우리는 계속 살아가면서, 오빠는 비록 잃어버렸을망정 오빠에 대한 기억은 소중히 간직할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그런데 저 짐승은 우리를 못살게 굴고, 하숙인들을 쫓아내고... 나중엔 틀림없이 이 집 전체를 독차지하고서 결국 우리를 길거리에서 잠을 자는 신세가 되도록 만들 거예요.”

Q1. 어느 날 갑자기 벌레로 변한 가족의 모습을 본 가족들은 놀람, 두려움, 걱정, 거부감 등 다양한 반응을 보입니다. 이후의 가족들의 행동들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Q1-2. 만약 여러분의 가족 중 한 사람이 당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면 여러분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P116 자신이 지금까지 이렇게 가는 다리로 돌아다닐 수 있었다는 것이 신기하게 여겨졌다. 게다가 기분도 비교적 괜찮은 편이었다. 온몸에 통증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차차 약해져서 마침내는 완전히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았다. 등에 박혀 썩어버린 사과와 그 주변의 염증 부위가 솜털 같은 먼지로 온통 뒤덮여 있었는데, 이미 그런 것들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가족에 대한 감동과 사랑의 마음으로 돌이켜 생각해보았다. 그가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은 아마 여동생보다 그 자신이 더욱 단호할 것이다.... 콧구멍에서 마지막 숨이 힘없이 흘러나왔다.

P118 “이리 좀 와보세요. 그것이 뻗었어요. 저기 자빠져서 완전히 뻗어버렸어요!”.... “자아, 이제 하느님께 감사를 드려야겠다.”... 잠자 씨는 곧 두 여자를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났고, 모두 마음이 홀가분해진 듯 집 안으로 돌아왔다. 그들은 오늘 하루 푹 쉬면서, 산책이나 하며 보내기로 결정했다.

Q1-3. 결국 그레고르는 고립 상태에서 죽음을 맞게 됩니다. 그레고르의 죽음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의 죽음은 자살이다.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의 죽음은 타살이다.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또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있다.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p8-9 '나는 어쩌다 이런 고달픈 직업을 택했단 말인가. 허구 헌 날 여행만 다녀야 하다니... 기차를 제대로 갈아타기 위해 늘 신경을 써야 하는 일, 불규칙하고 형편없는 식사, 상대가 늘 바뀌어 결코 오래갈 수 없는 만남과 결코 진실하게 이루어질 수 없는 인간적 교류 등등.

..... 이렇게 너무 일찍 일어나는 건 사람을 아주 멍청하게 만든단 말이야. 사람은 잘 만큼 자야 하는데. 다른 출장 영업사원들은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은데... 내가 사장 앞에서 그런 식으로 해보라지. 그럼 당장 쫓겨나고 말걸. 그런데 쫓겨나는 편이 차라리 내게 더 잘된 일일지도 모르지.... 그동안 우리 부모를 생각해서 꾹 참아왔지만, 만일 참지 않았더라면 나는 진작 사표를 냈을 거고 사장 앞으로 다가가 그의 면전에 대고 평소에 품고 있던 내 생각을 속 시원히 내뱉어 주었을 텐데.... 우리 부모가 그에게 진 빚을 다 갚을 만큼 내가 언제고 돈을 모으게 되면... 꼭 그렇게 해주고야 말겠어. 하지만 지금 당장은 일어나야 해. 다섯 시면 기차가 떠나니까.

P35 지배인님 저는 고집불통이 아니라 일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장애가 제거된 후에는, 틀림없이 그만큼 더 열심히, 훨씬 집중해서 일하게 될 테니까요... 저는 부모님과 여동생을 보살펴야 합니다... 제 처지를 지금보다 더 어렵게 만들진 말아주세요.

p56 아버지가 설명한 이야기 중 일부는 그레고르가 방에 갇히고 난 이후 듣게 된 최초의 기쁜 소식이었다. 그는 아버지가 그 사업에서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고 생각했었다. 적어도 아버지는 그에게 그렇지 않다고 말한 적이 없었고, 그레고르 역시 그에 대해 물어본 적이 없었다. 당시 그레고르의 유일한 관심사는, 온 가족을 완전한 절망 속에 빠뜨린 그 불행을 식구들이 가능한 한 빨리 잊어버릴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다른 동료들보다 몇 배의 열성을 가지고 일을 시작하여 그야말로 하룻밤 사이에 말단 직원에서 출장 영업사원으로 승진했다.... 집에 돌아와 그 돈을 식탁 위에 올려놓으면 식구들은 모두 행복해서 입이 벌어졌다. 정말 좋은 시절이었다.... 식구들이나 그레고르나 다들 익숙해져서 이젠 당연한 일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식구들은 그레고르가 벌어다준 돈을 감사하게 받았고 그는 그 돈을 기꺼이 내놓았지만 애틋한 정 같은 것은 이제 더 이상 오가지 않았다.

p61 옆방에서 돈벌이의 필요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그레고르는 문에서 떨어져 나와 그 옆에 놓인 서늘한 가죽소파 위로 몸을 던졌다. 너무나 부끄럽고 서글픈 나머지 온몸이 후끈 달아올랐던 것이다.

p71 물려받은 가구들로 꾸며진 아늑하고 따뜻한 방을, 그는 정말 텅 빈 썰렁한 동굴로 바꾸어버리고 싶었던 걸까? 텅 빈 방 안에서 그는 물론 사방으로 자유롭게 기어 다닐 수는 있겠지만, 그럴 경우 혹 인간으로서의 과거를 완전히 잊어버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아무것도 치워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그대로 있어야 한다.

Q2. 그레고르는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무엇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며 살았습니다. 그런 어느 날 흉측한 벌레로 변신을 하게 되죠.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신’을 한 원인(작가의 의도)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Q2-2. 그레고르 입장에서 벌레로의 변신은 긍정적인 일일까요, 부정적인 일일까요?
Q2-3. 벌레로 변신한 그레고르를 인간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육체의 모습이 더 이상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지 않으므로 인간이라고 볼 수 없다.______
#정신은 아직 인간의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라고 볼 수 있다._____________

그들은 전차를 타고 교외로 나갔다. 그들이 탄 차량에는 오붓하게 그들 가족뿐이었는데, 따스한 햇살이 차 안 곳곳을 밝게 비추어주었다. 그들은 좌석에 편안히 등을 기대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이

야기를 나누었다. 잘 생각해보니 전망이 그리 어두운 것도 아니었다. 사실 지금까지는 서로 상세히 물어본 적이 없었지만 세 사람 모두 꽤 괜찮은 일자리를 얻은 데다, 특히 앞으로는 전망이 밝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두말할 것도 없이 집을 옮기는 일일 것이다. 이제 그들은 그레고르가 고른 지금의 집보다 더 작긴 해도 더 싸고 위치도 좋은, 대체적으로 보다 실용적인 집을 얻고자 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 잠자 씨 부부는 점점 생기가 도는 딸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가 최근에 두 볼이 창백해질 정도로 갖은 고생을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고 탐스러운 처녀로 피어났다는 것을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느꼈다. 부부는 점점 말수가 적어지더니 거의 무의식적으로 눈길로 대화를 나누며 이제는 슬슬 딸에게 착실한 신랑감도 구해주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 목적지에 이르자 딸이 제일 먼저 일어나 젊은 몸을 쭉 펴며 기지개를 켰을 때, 그들에게는 그 모습이 그들의 새로운 꿈과 아름다운 계획의 보증처럼 여겨졌다.

Q3. 작품의 마지막 부분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나요? 작가는 작품의 마지막에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Q3-1. 이 작품을 읽은 많은 사람들은 인간의 소외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작품 속에서 말하는 인간 소외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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