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커닝 페이퍼> 달과 6펜스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민음사>

by 장소영


독서 커닝 페이퍼에 올리는 글은 독서 동아리 모임을 운영하시는 분들을 위한 자료입니다. 책을 다 읽으신 분들이나 책을 읽기 전에 맛보기로 책을 경험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제가 올린 질문 이외에도 책을 읽고 추가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질문 만들어 주시면 더욱 풍성한 독서 모임이 되실 거라 생각됩니다.


<달과 6펜스>는 20세기 세계 문단에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으로 평가받을 만큼 주인공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난다. 예술을 위해 예사로운 인정이라든가 정상적 인간성을 기꺼이 내팽개치는 찰스 스트릭랜드의 괴팍한 편력이 잘 묘사되고 있다. "내 생각에 예술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예술가의 개성이 아닐까 한다. 개성이 특이하다면 나는 천 가지 결점도 기꺼이 다 용서해 주고 싶다."는 작품 초반 내레이터의 언급과 더불어 스틀릭랜드의 악마적 예술 혼과 비범한 천재성이 강하고 굵게 작품 전편을 관통한다. 여타의 부주제들을 압도하는 이 강렬한 인물 묘사는 수십 편의 단편 습작을 통해 작가 자신이 닦아 올린 성격 연구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달과 6펜스>는 비정상적인 예술 충동에 사로잡힌 한 예외적인 인물에 관한 이야기로만은 볼 수 없다. 실제로 이 소설의 많은 부분이 세속의 삶과 인간들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몸은 런던의 문단과 사교계의 속물들, 마음은 순진하지만 고뇌하는 예술 정신이 부족하고 잘 팔리는 그림만을 그리는 화가 스트로브, 육체적 관능만을 추구하는 블란치, 가정을 떠났을 때 저주를 퍼부었던 남편이 천재로 알려지자 그의 아내였음을 자랑하는 스트릭랜드 부인 같은 인물들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 20세기 영국 문학사에서 가장 풍자적인 소설가로 분류되는 서머싯 몸은 영국인이 빠져들기 쉬운 속물근성이나 위선자적 경향을 냉철하고 비정한 필치로 파헤친다.

<발췌독 토론>

p7 솔직히 말해서 찰스 스트릭랜드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에게서 보통 사람과 다른 점을 조금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제 와서 그의 위대성을 부인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위대성이라 해서 때를 잘 만난 정치가나 성공한 군인을 수식하는, 그런 위대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위대성은 그 사람의 지위에서 나오는 어떤 것이지 사람 자체가 가지는 특질이라고는 할 수 없다. 상황이 변하면 위대성에 대한 평가도 사뭇 달라지게 마련이다. 수상도 그 직을 떠나면 고작 잘난 척하는 말 재주꾼이었던 게 아닌가 여겨질 때가 많고 장군도 부하도 잃으면 저잣거리의 보잘것없는 얘기 주인공으로 떨어지고 만다. 거기에 비하면 찰스 스트릭랜드의 위대성은 진짜였다. 그의 예술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아무튼 그의 예술이 우리의 관심을 끈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는 사람의 정신을 어지럽히고 매혹시킨다. 그를 비웃음의 대상으로 삼았던 때는 지나갔다. 이제 그를 변호한다고 해서 괴짜로 취급당하거나 그를 찬양한다고 해서 편벽한 사람으로 취급당하지 않는다..... 하기야 예술가로서의 그의 위치에 대해서는 지금도 얼마든지 논의가 가능하다. 사실 그를 찬양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헐뜯는 사람들의 혹평만큼이나 변덕이 심하다.

P9 모리스 위레가 <매르퀴스 드 프랑스>지에 글을 한 편 기고하여 스트릭랜드라는 무명 화가를 망각으로부터 구해 낸 것은 그가 죽고 사 년이 지난 뒤였다. 위레가 일단 길을 터주고 나자 다른 비평가들도 별 반대 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 프랑스에서 위레만큼 오랫동안 확고한 권위를 누린 비평가도 없었기 때문에 그의 주장을 등한시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Q1. 작가는 ‘상황이 변하면 위대성에 대한 평가도 달라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위대하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위대성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P10 인간은 신화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타고난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인간이 있다면 그들의 생애에서 놀랍고 신기한 사건들을 열심히 찾아내어 전설을 지어낸 다음, 그것을 광적으로 믿어버린다. 범상한 삶에 대한 낭만적 정신의 저항이라고나 할까. 전설적인 사건들은 주인공을 불멸의 세계로 들여보내는 가장 확실한 입장권이 되어준다.....찰스 스트릭랜드의 생애에는 기이하고 끔찍한 일들이 많았고, 그의 성격에는 어딘가 난폭한 점이 있었으며, 그의 운명에는 비통하게 여겨지는 일이 적이 않았다. 이러한 사정으로부터 현명한 역사가라도 선뜻 공격하기 힘든 하나의 전설이 탄생하였던 것이다.

P11 로버트 스트릭랜드 씨는 부친을 훌륭한 남편이자 아버지, 그리고 다정하고 근면한 도덕 군자로 그려놓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는 자식 된 도리를 한다고 했겠지만, 그게 오히려 그의 아버지를 찬양하는 사람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인간의 놀라운 신화창조 능력이 비범한 존재를 향한 갈망에 찬물을 끼얹는 이야기를 짜증 내며 무시해 버렸기 망정이지.....

P13 바이트 브레히트 로톨츠 박사가 속해 있는 역사가 유파는 인간성이 더없이 악할 뿐 아니라 아주 흉악하다고까지 믿는다. 따라서 독자는 소설의 주인공을 가장 도덕적 귀감으로 그리면서 심술궂은 즐거움을 느끼는 작가들의 글보다 이런 사람이 쓴 글을 틀림없이 더 재미있어할 것이다.

Q1-2. 로버트 스트릭랜드 씨가 쓴 ‘찰스 스트릭랜드 전기’는 그의 아버지 작품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주고 맙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의 아버지 기행을 덮고자 전기문에서 기울였던 그의 노력이 왜 오히려 찰스 스트릭랜드를 '더럽혔다'라고 말하는 것입니까?

P17~19 (책 참고)하여간 전쟁이 터지자 새로운 태도가 등장하였다. 젊은이들은 우리 구세대가 알지 못했던 신들에게 의지하기 시작했다... 나이 든 사람 가운데에는 젊은이들의 괴이한 짓을 흉내 내면서 자기네 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애써 믿으려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가버린 청춘의 꿈을 되살릴 수 있을까 하여 눈썹도 그려보고, 분도 발라보고, 화장도 덕지덕지 해보고, 흥겹게 떠들며 놀아보는 가련한 바람둥이 여자들 같다. 지혜로운 이들은 점잖게 자기들의 길을 간다.... 마지막 말이란 것은 세상에 없다.... 말하는 당사자에게는 자못 새롭게 여겨지는 용감한 말도 알고 보면 그 이전에 똑같은 어조로 백 번도 더 되풀이되었던 말이다. 추는 항상 좌우로 흔들리고 사람들은 같은 원을 늘 새롭게 돈다..... 내가 나 자신의 즐거움 아닌 어떤 것을 위해 글을 쓴다면 정말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가 아니겠는가.

Q1-3. ‘추는 항상 좌우로 흔들리고 사람들은 같은 원을 늘 새롭게 돈다.’는 말을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앞에서 말한 위대성과 신화를 염두에 두고 생각을 정리해 보세요.

P8 예술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예술가의 개성이 아닐까 한다. 개성이 특이하다면 나는 천 가지 결점도 기꺼이 다 용서해 주고 싶다...... 스트릭랜드의 그림은, 가장 대수롭지 않은 것조차 기이하고, 복잡하고, 고뇌에 가득 찬 개성을 보여준다. 바로 이점 때문에 그의 그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그 그림들에 전혀 무관심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그의 인생과 성격에 대해 강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켜 온 것도 그 개성이었다. 그의 결점은 장점을 보완하는 데 필요한 것이었음을 이제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P69 “나는 그려야 해요.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단 말이오.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고 가 문제겠소? 우선 헤엄쳐 나오는 게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빠져 죽어요.”

P159 스트릭랜드는 어느 누구보다 그런 약점에 빠질 위인이 아니었다. 사랑이란 무엇에 사로잡혀 꼼짝 못 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 그가 그런 상태를 견뎌낼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는 그런 외부의 낯선 속박을 견딜 사람이 아니었나. 그는, 자신을 끊임없이 미지의 어떤 것으로 몰아가는 그 불가해한 갈망을 방해하는 것이 혹시 자기 안에 들어와 있다면, 어떠한 괴로움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니까 결국은 만신창이가 되고 피투성이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 방해물을 가슴속에서 뿌리째 뽑아낼 수 있는 인간 같았다. 내가 스트릭랜드에게서 받은 그 복잡한 인상을 이제까지 조금이라도 성공적으로 설명했다면, 내게는 그가 사랑하기에는 너무 위대한 사람이면서 동시에 너무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졌다고 말한다 해도 터무니없는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애정에 대한 개념이란 개성에 따라 형성되기 마련이라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 한다. 스트릭랜드 같은 사람에게도 자기 나름의 사랑법이 있을 것이다.

P202 “난 사랑 같은 건 원치 않아. 그럴 시간이 없소. 그건 약점이지. 나도 남자니까 때론 여자가 필요해요. 하지만 욕구가 해소되면 곧 딴 일이 많아. 난 그 욕망을 이겨내지 못하지만 그걸 좋아하진 않아요. 그게 내 정신을 구속하니까 말야. 나는 언젠가 모든 욕망에서 벗어나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내 일에 온 마음을 쏟을 수 있을 때가 있었으면 하오...... 남자의 정신은 우주의 저 머나먼 곳에서 방황하는데 여자는 그걸 자기 가계부 안에다 가둬두려고 하는 거요. 내 아내 생각나오? 블란치도 차츰 같은 수작을 쓰려고 하더란 말야. 자기 딴엔 무한한 참을성을 발휘해서 나를 함정에 몰아넣고 올가미를 씌울 작정을 하고 있었어. 나를 자기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싶었던 거지. 나 자신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 내가 자기 것이 되어주기만 바랐지.


P212 그는 자기가 느낀 어떤 것을 전달하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었고, 오직 그것을 전달해야겠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그림을 그려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찾는 미지의 그것에 좀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망설임 없이 대상을 단순화하고 뒤틀었다. 사실이란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자기와는 관계없는 무수한 사실들 사이에서 그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것만을 찾았다. 우주의 혼을 발견하고 그것을 표현해 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P221 그는 미장이니 목수니 하는 사람들보다 더 가난하게 살았다. 일은 더 열심히 했다. 대개의 사람들이 생활을 품위 있고 아름답게 해 준다고 생각하는 그런 것들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돈에도 무관심했다. 명성도 안중에 없었다. 우리들 같으면 대체로 세상일에 적당히 타협하고 말지만 그는 그러한 유혹에 조금도 꺾이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그를 칭찬할 수는 없다.... 그는 자신이 지향하는 것에 온 마음을 쏟아부었다. 그것을 추구하기 위해 그는 자신뿐만 아니라 남들까지 희생시켰다. 그에게는 비전이 있었다. 스트릭랜드는 불쾌감을 주는 사람이긴 했지만, 나는 지금도 그가 위대한 인간이었다고 생각한다.

p299 스트릭랜드 본인도 그게 걸작인 줄 알았을 겁니다. 자기가 바랐던 것을 이룬 셈이죠. 자기 삶이 완성되는 거예요. 하나의 세계를 창조했고, 그것을 바라보니 마음에 들었어요. 그런 다음 자부심과 함께 경멸감을 느끼면서 그걸 파괴해 버린 거죠.

Q2-1. 작품 속 스트릭랜드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가족에 대한 책임을 저버리고, 자신을 병에서 구해준 동료를 배신하며, 남편을 버리기까지 하면서 자신을 사랑한 여자를 냉대하여 결국 자살하게 합니다. ‘예술의 위대성’이란 말로 스트릭랜드의 행위들을 윤리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을까요? ‘예술가에게 있어 개성은 모든 결점의 면죄부가 될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하시나요?
Q2-2. 예술가들은 일반인에 비해 정신병력, 우울증, 알코올 중독, 사건, 사고 등이 비교적 많다. 이러한 부분은 예술을 넘어선 광기로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위대한 예술을 위한 자극제일까?

P21-23(책 참고) 장갑을 낀 채 버터 바른 토스트를 먹는 이들의 고집스러움에 나는 얼마나 반했는지 모른다. 보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되면 손가락을 의자에 쓱 문질러대곤 했는데 그 태연스러움에 나는 감탄을 금치 못하며 바라보았다.... 그들은 소설을 하나 썼다고 해서 한물 간 옷을 입어야 한다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했다. 몸매가 멋진 사람은 그걸 최대한 살리는 게 좋지 않으냐, 갸름한 발에 날씬한 구두를 신었다고 해서 편집자가 원고를 받지 않은 적이 있더냐... 그들은 동료 작가가 등을 돌리기만 하면 그를 난도질하기 시작했는데 그 신랄한 유머를 들으며 나는 적이 놀랐다.... 하지만 우리가 몸담고 있는 예술 세계의 반대편에 있던 장삿일에 관련된 시시콜콜한 내용으로 이야기가 옮아가면, 대화가 참으로 편안해졌다.

P24 로즈 워터퍼드는 냉소주의자였다. 그녀는 인생을 소설 쓰는 기회 이상으로 보지 않았고 대중을 소설의 소재로 보았다. 대중 가운데 자기의 재능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집에 초대하여 아낌없이 대접했다. 그녀는 명사들에게 약한 그들 대중을 장난스러운 경멸감을 가지고 보았지만, 그러면서도 그들 앞에서는 저명한 여류 작가답게 젊잖게 처신했다.

p76 인정받고 싶은 욕망은 문명인의 가장 뿌리 깊은 본능일 것이다..... 나는 남들의 의견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 믿지 않는다. 그것은 무지에서 오는 허세이다. 그것은 남들이 자시의 조그만 잘못들을 비난할 때 그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인데, 그들은 아무도 그 잘못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 하지만 남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정말 전혀 상관 않는 사내가 여기 있었다. 그러니 인습 따위에 붙잡혀 있을 사내가 아니었다. 이 사내는 온몸에 기름을 바른 레슬링 선수처럼 도무지 붙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자는 도덕의 한계를 넘어선 자유를 누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런 격언을 믿지 않으시는군요. <그대의 모든 행동이 보편적인 법칙에 맞을 수 있도록 행동하라>. 들어본 적도 없거니와 돼먹지 않은 헛소리요.

P110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당신의 작품을 보고 감동을 받는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미묘하면서도 격렬한 감동을 말예요. 기분이 썩 좋지 않겠어요? 누구나 힘을 행사하기를 좋아합니다. 사람의 혼을 움직여 연민이나 공포의 감정을 일으킨다면, 그보다 더 멋진 힘의 행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무인도에서 글을 쓸 수 있을까 하고요. 제가 쓴 글을 저밖에는 읽을 사람이 없는 게 확실하다면 말입니다.”

P112 “난 과거를 생각지 않소. 중요한 것은 영원한 현재뿐이지.”

Q3. 로즈 워터퍼드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도 타인의 시선, 현실의 문제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듯합니다. 즉, 보편적인 법칙에 맞게 행동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찰스 스트릭랜드는 남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혀 상관 않으며 인습 따위에 붙잡혀 있지 않는 “도덕의 한계를 넘어선 자유”를 누리고 있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예술가로서 보편적이 법칙과 도덕의 한계를 넘어선 자유를 누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P53 “아무튼 돌아오길 바라요. 돌아오면 지난 일로 그냥 묻어두겠어요.... 그이가 돌아오기만 하면 만사가 순조롭게 해결될 것이고, 그러면 아무도 이 일을 모를 거예요”..... 세상 평판은 여성의 가장 내밀한 감정에도 위선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법이다. 남편이 돌아오기 바라는 것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구설수가 무서워서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 부인의 상심 가운데에는 버림받아 괴로워하는 마음과 자존심을 상해 고통스러워하는 마음이 뒤섞여 있지 않나 해서 마음이 어지러웠다.... 성실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가식이 있는지, 고결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비열함이 있고, 불량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선량함이 있는지 몰랐다.

p82 “그이에게 여자랑 달아났다면 가망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일이 오래 가리라고 생각진 않으니까요. 석 달만 지나면 여자에게 진절머리를 내고 말 거예요. 하지만 사랑 때문에 나간 게 아니라면 다 끝났어요.... 여자에게 넋이 빠져 같이 달아났다면 용서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럴 수도 있으려니 생각할 수 있을 테니까. 그렇다면 사실 책망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꾐에 넘어가 한 눈 팔았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남자란 원래 심지가 약하고, 여자는 워낙 뻔뻔하니 말예요. 하지만 이건 달라요. 난 그이가 미워졌어요.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요.”

P87 “저기 말이죠, 그 사람이 혼자라고 하셨지만 잘못 보신 게 틀림없어요. 어디에서 들었는지 말씀드릴 수 없지만, 그이가 영국을 떠날 때는 혼자가 아니었어요. 제가 말씀드리는 건, 누가 그런 얘기를 할 때 그이가 누구랑 달아났다고 하더라도 반박은 하지 마시라는 거예요.”

Q4. 스트릭랜드 부인은 남편이 여자랑 떠난 것은 용서할 수 있지만, 그림을 그리기 위해 떠났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혼자 떠난 것이 아니라는 소문을 반박하지 말라고 부탁하기도 합니다. 스트릭랜드 부인이 그렇게 말한 저변에 깔린 심경은 무엇일까요?

P151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만큼 그 사람이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해 주기를 기대하지는 않았네. 나야 어릿광대 아닌가. 여자의 사랑을 받을 만한 위인은 못 되네. 나도 그걸 알고 있어. 그러니 스트릭랜드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해서 그 사람을 탓할 수야 없지.... 사랑에 자존심이 개입하면 그건 상대방보다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기 때문이야.”

Q5. 스트로브의 태도를 통해 진정한 배려, 봉사, 사랑, 희생정신에 대해 생각해 보세요. 과연 스트로브는 자격지심에 휩싸인 멍청이인가요, 아님 진정한 박애주의자인가요?

P256 천둥 벼락같은 것이었다고 할까. 그건 하나의 계시와도 같았네. 무엇인가 가슴을 뒤트는 것 같더니 돌연 어떤 환희의 느낌, 벅찬 자유의 느낌이 가득 차오르더라는 것이었다. 내 집처럼 편안한 기분이 들어 그 자리에서 단 한순간에, 그는 나머지 인생을 알렉산드리아에서 보내겠노라고 결심하고 말았다고 했다. 선의 직을 그만두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고, 이십사 시간 뒤에는 가진 물건을 다 챙겨 그곳에 상륙해 있었다...... “죽을 때까지 지금처럼만 살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라지 않겠어. 지금까지 아주 잘 살아왔네.”

P259 “하지만 내가 덕을 보지만 않았다면 그런 식의 인생 낭비를 아주 안타깝게 생각했을 것이네. 사람이 자기 인생을 그렇게 망쳐버린다면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닌가.”..... 자기가 바라는 일을 한다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조건에서 마음 편히 산다는 것, 그것이 인생을 망치는 일일까? 그리고 연 수입 1만 파운드에 예쁜 아내를 얻은 저명한 외과의가 되는 것이 성공인 것일까?

그것은 인생에 부여하는 의미, 사회로부터 받아들이는 요구, 그리고 개인의 권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저마다 다른 것이다.

Q6. 정말 아브라함에게는 인격이 없었던 것일까요? 아브라함이 정말 자신의 인생을 망쳐 놓고 말았을까요? 아브라함과 알렉 카마이클의 이야기를 통해 ‘인격이 있다는 것’과 ‘인생의 성공’에 대해 생각해 보세요.

p.309‘달과 6펜스’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세계 즉, 달은‘영혼과 관능의 세계’를 상징한다면, 6펜스는 ‘돈과 물질의 세계’를 상징합니다. 이 중 달빛은 “영혼을 설레게 하며 삶의 비밀에 이르는 신비로운 통로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Q6-1. 스트릭랜드처럼 6펜스보다는 달을 택한 ‘아브라함’의 경우처럼 6펜스가 아닌 달이 나타난다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여러분에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무언가에 ‘팍’ 꽂혀 살만한 것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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